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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라져야 하지만 현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고 아직 우리 생활에 남아있는 문제를 말하는 기사입니다. 젠더 갈등(남성과 여성의 갈등)을 일으키고자 작성하는 글이 아닙니다.

[The Psychology Times=이소연 ]


微妙하다.


미묘하다. 작을 미(微)에 묘할 묘(妙)라는 한자 단어를 사용해서 만들어진 단어로 ‘뚜렷하지 않고 야릇하고 묘하다.’라는 단어입니다. 뚜렷하지 않지만 은은하게, 이 단어는 우리의 생활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무급 가사노동에 제한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에는 여성이 대학 진학률 및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노동 시장에서 여성 근로자의 규모와 역할이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역할과 비중이 증가했지만, 한국 여성은 여전히 전통적 성 역할에 따른 성별화된 직군이나 남성 중심적 조직 문화로 좌절, 차별, 갈등 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같은 일을 해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시간당 임금의 격차가 커지고, 여성을 상대적으로 중요도나 책임이 덜한 직무에 배치되고, 경력 개발 및 승진이 가능한 직종 혹은 직위 배치에 제한받고 있습니다. 또 가정과 직장에서의 다중 역할에 대한 압박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성차별이라고 합니다. 성차별이란 생물학적 성과 사회학적 성에 기초하여 이뤄지는 모든 형태의 배제, 제한을 의미합니다. 성차별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일과 관련된 것인데, 일의 심리학 이론(PWT)에서는 일이란 생존, 사회적 연결, 자기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개인의 심리적 안녕감에 중요하게 기여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일하는 여성들이 겪은 미묘한 성차별이 일과의 관계에 대해서 궁금해하였고, 현재에도 둘의 관계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묘한 것과 괜찮은 것의 관계


많은 사람이 일하는 여성들이 겪은 미묘한 성차별이 괜찮은 일에 상관관계를 일의 심리학 이론을 적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괜찮은 일이란 인간의 기본욕구인 생계유지, 소속감, 자기실현 욕구를 어느 정도는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일자리로, 그야말로 ‘일 다운 일자리’를 의미합니다. 연구하기 위해서 설문 조사를 사용하여 성차별 경험과 괜찮은 일간 관계가 다른 요인들과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미묘한 성차별과 괜찮은 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우리가 예상한 결과도 있지만 예상 밖의 결과도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직장 내에서 미묘한 성차별 경험을 더 많이 경험한 직장 여성일수록 스스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심리적 자원인 일 자유의지가 낮아지며 이에 따라 자기 일이 괜찮은 일이라는 지각도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두 번째, 직장 내 성차별 경험과 괜찮은 일의 관계에서 평등주의의 조절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평등주의가 높은 집단, 중간인 집단, 낮은 집단 모두 직장 내 성차별 경험이 높을수록 괜찮은 일에 대한 지각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여대생의 경우 사회 불평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의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와 상반됩니다. 

 

세 번째, 직장 내 성차별로 인해 자기 일을 괜찮게 여기지 못하는 것은 이직을 고려하게 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자신의 일자리를 괜찮은 일자리로 간주할 수 있는가가 일터 내 심리적 안녕감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의견을 지지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뚜렷하지도 않게 완전히 없애기


성별에 기인한 차별적 대우가 근로자의 직무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노동시장 이탈 혹은 이탈 후에도 재취업 의사를 저하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의 문제점 개선이 되는 2가지의 방안에 대해 제안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두 번째 연구 결과와 관련된 방안인데 평등주의의 수준을 확인 후, 이상적인 믿음과 현재 상황의 불일치에 대한 괴리를 줄일 수 있는 개입이 필요합니다. 즉, 불공정한 사회 구조에 도전하고 사회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되게는 사회정의에 기초한 진로 및 직업상담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세 번째 연구 결과와 관련된 방안인데 직장 내 미묘한 차별적 대우로 인해서 어떤 괜찮은 일과 관련된 정서적 욕구들이 충족되지 않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추구하고 싶은 더 괜찮은 일이란 어떤 일자리인지 구체화함으로써, 제약 가운데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괜찮은 일을 주체적으로 획득해 가도록 조력해야 합니다. 두 가지 방안의 공통점은 사회의 개입 또는 사회의 조력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여성의 미묘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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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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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26 22: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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