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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수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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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마지막 주는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다. 연말이 다가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 년 중 최대 세일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필자도 11월 말에 이루어진 다양한 세일 행사에서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하나하나 사다 보니 어느새 ‘텅장’을 가지게 되었다. 그중에는 필요했던 물건도 있었지만, 필요는 없지만 가지고 싶었던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고민 끝에 안 샀을 물건도 쉽게 주문했다. 단순히 싸기 때문에 구매를 했다기엔 꽤나 비싼 물건도 스스럼없이 구매하기도 했다. 왜 유독 블랙프라이데이엔 씀씀이가 커지게 되는 것일까?

 

기업도 주목하는 그날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 날 금요일로, 일 년 중 가장 큰 세일 시즌이다. 높은 할인율을 붙여 많은 물건을 팔면 흑자가 된다는 점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과 같은 해외에서 주로 이뤄진 행사지만 최근에서는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기업이 한 해의 재고를 처리하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소비하는 윈윈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빅인사이트의 ‘2020 블랙프라이데이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패션 이커머스 기업의 경우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한 브랜드는 총판매 건수가 17.86% 상승하고 총판매금액은 14.56%나 증가했다. 때문에 기업에서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여 수익을 올리려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끌리는 이유


블랙프라이데이에 필요했던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소비자도 있겠지만, 필자처럼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사는 사치 소비를 하는 사람도 있다. 주목할 점은 그 사람들 모두가 평소에 사치적인 소비를 자주 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유독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행사에서만 씀씀이가 커지는 데에는 무슨 심리가 작용하는 것일까? 

 

이진석&최자영(2021)은 블랙프라이데이에 소비자가 열광하는 이유를 정보 처리 과정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정보 처리 과정은 크게 ‘인지적 정보 처리 과정’과 ‘감정적 정보 처리 과정’으로 나뉜다. 해당 연구에서 인지적 정보 처리 과정이란 개인의 인지 자원과 역량을 활용하여 논리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감정적 정보 처리 과정은 직관적 능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보 처리 과정을 의미한다. 감정적 정보 처리를 하는 경우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감정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보처리 속도가 빠르고 쉽다. 인지적 정보처리과정에서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감정적 정보 처리를 억제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판단이 이루어지고 정보 처리 속도는 느려진다. 많은 상황에서, 특히 소비의 상황에서 빠르고 쉬운 감정적 정보 처리 방식이 쉽게 일어난다. 통제력이 강한 사람의 경우 인지적 정보 처리로 이를 억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주목해야 할 점은 어떤 대상에 대해 우리가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빠르고 쉬운 감정적 정보 처리 경향이 더 쉽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실 물건을 세일하는 행사는 블랙 프라이데이 말고도 많다. 항상 세일을 하는 물건이나 가게 혹은 기업 자체에서 특정 기간에 하는 세일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하는 세일에 더 관심이 간다면 이것은 블랙프라이데이가 우리에게 할인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이진석&최자영(2021)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긍정 감정은 일반 행사의 과대 가격 할인에서는 크게 나타나지 않지만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조건에서는 나타난다. 이 긍정 감정이 소비자의 소비 행동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곧 블랙프라이데이를 맞는 거대한 행사가 시작된다고 하면 이미 소비자들은 새로운 물건을 구경하거나 살 것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다. 이러한 긍정 감정이 소비에 대해 더 관대한 마음을 갖게 만들고 소비를 하는 과정에서 감정적 정보처리가 이루어지게 한다.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 깊은 고민이 이루어지기보다는 즉흥적으로 사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는 다를까?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연간 소비의 약 30%가 집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해당 기간에 많은 물건을 소비한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는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또한 상대적으로 할인된 가격임에도 물가 상승이 가팔라 할인 정도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가계의 평균 소비 성향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사람들이 점점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축된 소비 심리 때문에 블랙 프라이데이의 효과가 이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감정적 의사결정을 하려고 해도 현실의 문제가 우리를 인지적 의사결정으로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오히려 억제되었던 소비 욕구가 세일 시즌에 발현되어 많은 소비를 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는 억제되었던 소비 욕구로 세일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져 감정적 의사 결정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 마무리되고 있다. 과연 올해는 사람들의 심리가 어느 쪽으로 기울었을까? 감정적 의사결정으로 더 많은 소비를 했을까, 인지적 의사결정으로 더 적은 소비를 했을까? 나는 어떤 선택을 했는지,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한 번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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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진석, 최자영. (2021). 왜 소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의 대폭 할인에 열광하는가?. 마케팅연구, 36(2), 83-105.

미주헤럴드경제, "40년만의 인플레 속 ‘블랙프라이데이’…지갑 닫을까 열까",「해럴드경제」, 2022.11.23.

우은정, "홀리데이 쇼핑의 시작 ‘블랙프라이데이’ 앞둔 美 소매업계 전망", 「해외시장뉴스」, 2022.11.24.

현대경제연구원, "고조되는 이자 부담 가구 중심 가계소비 위축 가능성 - 가계소비 위축 가능성 점검과 시사점", 「KDI 경제정보센터」,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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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05 12: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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