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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박지나 ]




인본주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나누어서 정의했다.


1단계 : 생리적 욕구

인간의 가장 기본욕구라고 말할 수 있는 의/식/주 등 5단계 중 최하위 단계의 욕구로 인간의 본능이자 필수적인 욕구


2단계 : 안전(안정)에 대한 욕구

신체, 정신적 위험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건강과 안전(안정)을 지키고자 하는 욕구


3단계 :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

친구를 사귀고, 조직과 단체에 소속되기도 하고, 가정을 이루는 등 소속감을 느끼며 애정을 주고받고자 하는 욕구


4단계 : 자기존중 또는 존경의 욕구

소속된 한 구성원으로서 타인으로부터 자신감, 명예, 권력 등 영향력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


5단계 : 자아실현의 욕구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휘하며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성취하려는 욕구. 사회, 타인과 상관없이 스스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



매슬로우는 1~5단계를 정의하면서 하위(1단계)에 있는 욕구가 더욱 강하고 우선적이라고 했다. 각 욕구는 전 생애 발달과정에서 하위 욕구를 달성하고 나서 다음 욕구를 달성하게 되고, 상위 욕구는 전 생애 발달과정에서 점차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상위의 욕구는 전 단계의 달성 수준에 따라 지연될 수 있다. 하위 욕구는 생존에 필요한 결핍 욕구이고, 상위 욕구는 자신의 잠재 능력을 발휘하려는 성장 욕구이다. 각 욕구는 학습에 의해서 달성이 되고 달성하는 속도, 학습의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인간 욕구 단계


전쟁 후 시대를 살아온 4,50년대의 사람들은 무엇보다 생리적 욕구가 중요했다. 당장 먹고, 자는 종족 보존이 중요했던 사람들은 소속감, 자기존중, 자아실현은 머나먼 이야기였을 것이다.


“밥은 먹었니?” 


지금은 형식적인 인사가 된 말이지만 그 당시의 사람들은 진심에서 우러나는 걱정과 염려, 그리고 애정이었을 것이다. 당신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욕구가 충족되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


먹고사는 것이 더 이상 생사의 문제와 직결되지 않는 7,80년대 한국 사회는 안전(안정)에 대한 욕구로 자신들의 신체, 정신적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과 활동을 시작한다.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의무를 다 하기 위해 움츠리고 있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며 용기를 내어 자신들을 지키고자 한다.


“배가 불렀네”


자신의 안전과 안정을 위해서 용기 내어 애쓰는 사람들을 향해 사람들은 “배가 불렀다”, “먹고 살 만하니 저런다”라고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로 봤을 때는 ‘그렇다’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었기 때문에 다음 단계인 안전(안정)의 욕구를 달성하기 위해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고, 안전을 지키고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더 이상 먹고 자는 것이 전체적인 사회의 문제가 아니게 되고 불안과 공포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된 사람들은 가정을 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TV에서는 가정적인 아내와 남편이 나오는 드라마와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인기가 있고, 학교 캠퍼스가 주 무대가 되는 드라마, 직장 생활의 조직 문화를 보여주는 시트콤과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했다.


“팬클럽”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가 중요했던 ‘내’가 이제는 가족, 타인, 사회와 문화로 넓혀지기 시작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조직과 단체에 소속되어 애정을 주고받고자 하는 욕구를 달성하게 된다. 좋아하는 배우, 가수의 팬클럽이 되어 마음껏 소속된 조직에서 애정을 주고받고, 새로운 패션과 그 시대를 대표하는 유행 등 신세대, X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기며 그 시대, 그 세대에 소속되어 그 욕구를 마음껏 충족하고 3단계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종족 번식과 종족보존으로 여겨졌던 가족이 점차 사랑이라는 애정 안에서 살아가게 되고, 가사를 맡아서 하던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하며 가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새로운 사회의 조직에 소속되어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대가족은 소가족으로 점차 변화된다. 


소속과 애정에 대한 욕구를 충분히 충족하고 달성하고 나면 조직 안에서 자신감, 명성, 영향력을 느끼고자 하는 자기존중 및 존경의 욕구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가정과 직장, 조직에 소속되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다 보면 점차 그 속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조직 안에서 내 노력과 수고에 대한 인정을 받고 명예를 통한 자신감 상승, 조직 안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욕구.

자신의 존중과 존경의 욕구가 채워지고, 가정과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난 뒤 어느 날 문득 거울의 자신을 바라보면 많은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난 누구? 여긴 어디?”


그토록 열심히 살아왔던 내 삶이 누굴 위한 삶이었는지, 과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난다.


이러한 욕구의 단계는 개인차가 있어서 나이도, 모습도 다르게 나타난다. 타인의 식사를 유독 걱정하고 무엇보다 식사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각 단계 중 생리적 욕구의 시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안전과 소속, 존중과 인정을 바라는 사람들은 그 단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사람들일 수 있다.


자신과 타인이 왜 그렇게 생리적인 욕구가 중요한지?, 안정감과 소속감이 중요한지?, 인정과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로 본다면 각자의 기본 욕구를 충족하고 달성하기 위해 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매슬로우는 5단계의 자아실현 욕구가 1단계 생리적 욕구 단계에서부터 달성하여 성취되는 것이라고 했지만, 죽기 전 자신의 인간 욕구의 5단계를 지적하며 인간의 가장 기본이며 근원적인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라고 말했다.


생리적, 안전, 소속, 존중의 욕구가 달성되고 충족되었을 때 자아실현의 욕구의 단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나 자신을 찾고자 하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가장 기본으로 원하면서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생리, 안전, 소속, 존중의 욕구를 달성하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매슬로우가 자신의 욕구 단계 이론을 지적할 수 있었던 것은 각 단계의 욕구를 충분히 달성하고 그 욕구를 충족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와 개인의 단계에서도 충분하게 욕구가 충족되면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오랜 시간 각 단계의 욕구를 충족하며 살아오고 있는 우리는 머지않아 매슬로우처럼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 여러분은 각자의 욕구단계에서 어떤 고군분투를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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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25 22:03:16
  • 수정 2023-03-27 20: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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