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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노신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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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 시각, 미각, 청각, 후각 등을 사용해서 세상과 연결된다. 그중에서도 정서와 관련된 감각이 있다. 정서는 심리학에서 핵심적인 개념으로 다뤄진다. 바로 이러한 정서와 깊은 연관이 있는 감각은 후각이다. 후각과 정서는 어떠한 관련이 있을까? 후각이 정서를 유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후각이 특별한 이유


Pixabay다른 감각들도 정서를 유발한다. 감각은 정서를 일깨우고 행동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러나 후각은 다른 감각과 달리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사물을 보기 싫으면 쳐다보지 않으면 된다. 무언가를 만지기 싫을 때 접촉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냄새는 우리가 관여할 수 없다. 호흡할 때마다 냄새가 코로 함께 들어온다. 심지어 입으로도 냄새가 들어오기 때문에 코를 막는 행위는 소용이 없다. 우리가 냄새를 맡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후각은 코를 통한 전비강성과 입을 통한 후비강성 두 가지로 나뉘며 후각 수용체는 코 내부에 존재한다. 코를 통해 숨 쉬는 경우엔 앞쪽에서 공기가 들어와 수용체를 자극한다. 입으로 숨을 쉬면 뒤쪽에서 공기가 들어와 수용체에 닿는다. 이러한 냄새는 우리의 감정을 촉발시킨다. 




정보를 걸러주는 장치


Pixabay후각은 중요한 정보들을 다루는 역할을 한다. 이때 시상이 관여한다. 시상이란 간뇌에 존재한 조직체로 전두엽과 긴밀한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다. 시상과 전두엽이 우리 지각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많은 정보들 중에서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걸러낸다. 중요하지 않는 정보들은 감각 기억으로 분류되며 단시간에 사라져 버린다. 만약 우리가 세상에 있는 모든 정보들 구분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되면 어떻게 될까?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기억한다면 우리는 과잉 자극으로 미쳐버릴 것이다. 과잉 자극으로부터 보호하는 일 외에도 후각은 우리가 받아들인 자극을 중요도에 따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느 정도 알아서 조절할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살인 장면을 보게 되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드라마, 영화를 자주 접한 사람들은 허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과몰입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냄새는 우리가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감정을 즉시 불러일으킨다. 중요한 정보들을 분류하는데 청각과 시각은 6초만 머무른다. 이에 비해 후각은 최소 5배가 넘는 시간 동안 단기 기억에 남아 있는다. 냄새는 단기 기억 자체가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의식 속으로 들어올 만큼 중요한 냄새라면 이를 잊기 쉽지 않다. 노르웨이 후각 연구자 트뤼그 엔옌의 연구에 따르면 냄새를 다시 기억할 확률은 3초 뒤나 30초 뒤나 1년 뒤나 모두 같다고 한다.




“후각도 학습합니다”


Pixabay후각에는 뇌처럼 학습 능력이 있다. 뇌의 학습 능력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영어 단어 외우기와 같은 것이 비정서적인 인지 학습의 예다. 또한 우리는 정서적으로 학습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서적 학습은 냄새를 맡을 때만 일어난다. 정서적 학습의 예로는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중요했던 경험, 슬픔을 겪었던 상황 등 이러한 순간들이 있다. 이는 우리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저장된다. 단 한 번의 경험이라도 우리는 이를 학습할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존 가르시아는 맛과 향이 역겨움을 유발하는 물질과 한 번만 섞여도 그 물질이 나중에 제거되도 계속 역겨움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살펴볼 수 있다.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면 그 이후에도 음식의 냄새만 맡아도 속이 안 좋아진다. 이러한 경험은 후각이 정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정서적 학습은 행동에 따른 결과와 연결되기도 한다. 우리가 맡은 일을 잘 해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에 따라 우리는 그 일을 즐기고 더 잘 해내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정서적 학습을 ‘조작적 조건 형성’이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정서적 학습 과정에서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변화를 한다는 것이다. 즉 행복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으로 생성된 신경 세포 연결이 강화된다. 


후각은 단순히 냄새를 맡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후각은 학습을 통해 우리의 정서와 연결되기도 한다. 후각이 우리의 정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기분이 좋지 않거나 슬플 때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뿌리거나 의미있는 향을 맡아 정서에 변화를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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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베티나 파우제. (2021). 냄새의 심리학. 북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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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26 16: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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