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개구리처럼 보인다고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개구리처럼 보인다고요? - 좋아하는 상대가 호감을 보이는 순간 마음이 식는 "개구리화 현상"

김채현

기사등록 2023-06-26 16:45:52

[The Psychology Times=김채현 ]

사진: Unsplash의 David Clode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막상 나에게 호감을 보이면 싫어지는 현상 때문에 고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 오랜 기간 동안 SNS에서 꾸준히 논쟁거리가 되어 왔으며, 실제로 이를 포털에 검색하였을 때 관련 검색어로 “나한테 호감을 보이니깐 갑자기 싫어지는 병”이 뜬다. 그런데 이는 단지 우리나라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개구리화 현상”으로 불리는 심리학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개구리화 현상”이란 “짝사랑하던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마음이 식어버리고, 상대가 개구리처럼 보여서 혐오감을 느끼는 현상”이다.

이런 “개구리화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먼저, 이에 대해 일본의 정신과 의사 가스가 유이치로는 “개구리화 현상은 자존감의 저하 때문에 나타난다.”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 그 원인”이며,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부정할 수 있고 결국 (상대방이) 우리를 싫어하는 것을 걱정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자존감이란 “자기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인정하고, 자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인지 아는 것”이다. 따라서 자존감이 저하되면 스스로를 초라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그러한 생각들 때문에 상대와 가까운 사이가 되었을 때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상대가 알게 되면 실망하고, 결국 멀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여 마음의 벽을 닫고 가까운 사이가 되기를 원치 않게 된다.

그리고 “정신과의사 뇌부자들”에서는 이를 “자신의 내적 세계를 외적 대상에게 쏟아 놓고 그 대상을 재내면화하는 판타지 과정”인 “투사적 동일시”를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자존감이 낮을 경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 그런데 나 자신을 미워하여 가해자의 위치에 서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피해자의 위치에 서는 것이 상대적으로 심리적인 고통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을 바깥으로 튕겨내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타인에게 이 감정을 전가한다. 즉, “타인이 나를 싫어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는 ‘투사’의 과정이다. 그런데 ‘투사적 동일시’는 투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과정으로, 내가 던진 부정적인 감정과 감정을 받아들인 대상을 결합하려고 시도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하도록 만드는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 상대는 나를 싫어하게 되어 관계가 끝난다.

그렇다면 “개구리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스가 유이치로와 정신과의사 뇌부자들에서 말한 “개구리화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의 본질은 모두 ‘낮은 자존감’과 관련이 깊다. 따라서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1. 현재에 집중하여 주어진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2. 새로운 경험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3. 조건 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4. “자신의 행위나 그 결과에 대해 수용적, 긍정적, 자발적으로 대처하는 태도”인 자기 책임을 갖고 행동하고, 5. 실현이 가능한 목표를 세워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히 성취하며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우고 자존감을 높인다면 “개구리화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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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범수 & 황영빈. (2021). 텍스트 마이닝을 이용한 자존감 저하의 심각성 분석. 한국정보통신학회 종합학술대회 논문집, 25(1), 4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