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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라고?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 완벽주의적 자기제시와 자기수용
  • 기사등록 2023-07-24 08: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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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은수 ]


'완벽주의에 대해 세상은 완벽한 것이 없다', '내면의 자신에게 집중하라' 말하지만, 모호해서 잘 안 와닿을 때가 있다. 위로는 잠시뿐이고 완벽주의는 다른 일에서 다시 마음을 괴롭힐 때도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나에게 집중하라’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자기수용을 통해 좀 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괴롭히는 완벽주의의 다른 이름, 완벽주의적 자기제시



완벽주의란 말 그대로 완벽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과도하게 높은 기준을 자신 혹은 타인에게 요구하는 개인 성격 특성을 의미한다. 본인의 성공을 위한 완벽주의도 존재하나 본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완벽주의는 개인의 능력에 대한 완벽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대인관계적인 특성이 포함된 ‘완벽주의적 자기제시’라는 개념으로 서술해 보고자 한다. 본래 완벽주의가 완벽해지고자 하는 목적이 짙었다면 완벽주의적 자기제시는 주변에 자신이 완벽하게 보이길 원하는 마음에서 기인 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즉, 타인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표현적 욕구와 관련되어 있다. 그렇기에 완벽하게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보여지길 원하지 않는 부분은 숨기고 긍정적인 부분만 선택적으로 나타내게 된다.

 

완벽주의적 자기제시는 본인의 기준보다 타인의 기준에 부합하고자 하기에 다른 사람들의 높은 기대에 맞춰야 한다는 부담을 겪는다. 그리고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려고 과한 기준을 세우고 완벽하게 수행하려 노력하기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요구에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과 성과가 없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주변의 인정과 평가에 예민해져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때 외부의 기준에 맞출 가능성이 높다.

 

완벽주의를 겪으며 주로 호소하는 문제도 같은 맥락으로 부담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실패한 결과에 대해 불안해하며, 성과를 떠나 대인 간 관계를 맺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주변 사람에게 칭찬, 인정, 보살핌, 소속감을 얻고 싶어 하면서 관계적 결함으로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상대방이 자신을 싫어할까 두려워 지나치게 통제적으로 행동해 버리게 되면서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반복을 겪는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 자기수용



완벽주의로 문제를 호소하다 보면 주된 답으로 돌아오는 것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다. 주변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보다 자신을 아껴주고 자존감을 키우라는 조언이 완벽주의 해소의 실마리이다. 하지만,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란 어렵다. 완벽주의가 강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부터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사랑하라’라는 위로를 건네기보다 자기수용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 싶다.

 

자기수용이란 말 그대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장점, 약점, 신체적 조건을 포함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거나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때, 자기 자신 또는 타인의 평가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과 현실에서 겪은 경험을 모두 포함해 주변의 모습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수용이란 옳고 그름을 떠나 그저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완벽주의자에게 스스로 인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부족하게만 보이는 자기 모습부터 자신의 장점조차도 인정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장점을 인정한다면 실수했을 때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고 단점은 또 같은 반복으로 숨기기에만 급급해진다.

 

그렇기에 먼저, 누구나 실수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지금의 부정적인 감정은 영원하지 않으며 실수도 단점도 마찬가지다.

 



미운 자신에게 쓰는 편지



개인적으로 완벽주의자들은 누구보다 성장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이들은 단지 과하게 엄격한 기준을 부과하여 그 부담감이 괴로운 것이지 누구보다 성장과 결과를 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성장 욕구가 과한 자기검열로 가로막혀 빛을 못 보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완벽주의의 족쇄에서 여러 조언을 찾아보고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에 좌절을 느낀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사랑하는 것은 인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조금 더 구체화하여 인정하는 방법은 세 가지로 나눠서 인정하는 것이다.

첫째는 상황 혹은 자신에 대한 인정이다. 목표로 했던 결과에 충족했다면 그것으로 만족감을 느껴야 한다.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두지 말고 스스로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 좋다. 혹여나 좌절된다고 하더라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찾아 개선해서 가면 된다. 조금은 자기 눈에 차는 자신을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단지 그 기준을 과하게 설정하기보다 조금은 낮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감정에 대한 인정이다.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질투면 질투, 슬프면 슬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다양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든 그 감정을 이유로 자신 혹은 타인을 상처입히지만 않는다면 감정에 죄는 없다.


마지막으로 칭찬에 대한 인정이다. 주변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인의 칭찬을 곡해할 필요는 없다.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자, 자신도 발견하지 못한 장점을 다른 사람이 먼저 찾을 수 있다.

 

자신에게 긍정적인 모습이 없어서, 사랑할 구석이 없어서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렇구나’하며 넘기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더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그저 그렇구나. 이게 나구나. 주변에서 들리는 칭찬도 마찬가지다. 괜히 두 번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면 자신을 몰랐던 새로운 장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그저 받아들이는 것임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더 큰 사랑 한 가운데 있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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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선남. (1999). 자기성장 집단상담 모형에 관한 일연구. 경성대학교 학생생활 연구소보, 25, 1-36.

이도윤. (2022). 청소년의 완벽주의적 자기제시가 사회불안에 미치는 영향 : 무조건적 자기수용의 매개효과, 청소년상담연구,30(1), 229-247

하정희. (2011). 한국판 완벽주의적 자기제시 척도(PSPS-K)의 개발과 타당화. 상담학연구, 12(4), 1121-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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