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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연수 ]



난화란 영어의 ‘scribble‘을 번역한 ’긁적거리기‘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로 미분화 내지 유아의 단계에서 볼 수 있는 착화의 상태를 일컫는 것이다.


대부분 만 2세에서 5세까지 인간 발달 단계에서 난화기로 보는데, 이 시기에는 유아의 운동 신경 조절에 대한 욕구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초기의 난화 형식은 아무런 목적의식이 없는 놀이가 되는 동시에 곧 그들의 정서나 희열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난화는 유아의 미분화 단계에서 볼 수 있는 착화상태를 말하며, 그리기 도구로 종이 위에 마음대로 휘갈겨 그리는 것이다. 그래서 방어기제가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는 비교적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유아에게 난화는 어깨와 팔 전체를 움직여 그리는 것으로 의도성이 없는 결과물이고, 성인의 경우에는 인지적인 결과물로서가 아니라 무의식적 자료나 잠재된 의미를 발견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왼손을 사용하게 하거나 눈을 감고 그리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말하자면, 난화는 그림을 그린 사람의 무의식 속에 잠자고 있는 상상을 표출시키고 저항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담자의 무의식을 탐색하고자 할 때 사용하거나 미술치료 작업의 초기 단계에서 매체에 대한 탐색이나 이완을 위하여 사용한다. 준비물은 A4 용지, 크레파스, 연필이나 볼펜 등이고, 실시 시간은 제한이 없다.



미술치료에서 미술 활동으로서의 접근 방법에는 두 가지 다른 방법이 있다. 특별한 주제나 지시가 주어지는 과제를 제시하는 방법과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특별한 주제나 방법을 주지 않는 비지시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을 그리세요.”라고 요구한다면 이것은 지시적인 접근이다. 어떠한 특정 이미지를 표현하도록 요구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아무거나 그리세요.”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비지시적인 접근이다.


이러한 방법은 때로는 무의식적인 그림 또는 자유 미술 표현이라 불리며 어떠한 특별한 주제를 주지 않음을 의미한다. 무의식적인 미술은 어떤 것을 그리겠다는 것을 미리 고민하지 않고 제작한 회화와 드로잉 또는 그 밖의 모든 미술 형태를 뜻한다.


자유 연상은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본질적으로는 무의식적 표현의 형태이다. 프로이트는 이 기법을 발전시켜 이미지, 특히 꿈에서 나타나는 이미지가 환자들의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데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이 기법을 사용하였다.


인간은 삶의 초기에 무슨 모양이든지 그려보려는 행동을 거치게 되며,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는 누구든지 낙서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타인이 한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초조감을 느끼게 된 경우이거나 혼자만의 자유로운 세계를 가지게 되었거나 남들이 자신을 관찰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에서 표출되는 내적인 욕구나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다.



미술치료를 전공하고 있는 나는 전공 시간에 난화를 그리는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고, 낙서와 같은 그림 속에서 재밌는 사물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자유 연상을 통해 무의식중에 자리 잡은 생각을 꺼내 볼 수 있었다. 또한 집단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을 공유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상담이나 그림 그리기가 어려운 저 연령대 아이나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도 쉽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동에게 난화 그리기 활동을 진행한다면 스토리의 타당성보다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어떠한 감정이 들었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중요할 거 같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열고,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라포 형성의 첫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마음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은 늘 부족할 것이다. 난화로 나의 무의식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간단한 미술 재료와 나를 더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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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 어은경. "난화기법이 초등1학년아동의 시지각에 미치는 효과." 국내석사학위논문 영남대학교 환경보건대학원, 2011. 경상북도

- 김민경. "기법별 미술치료에 따른 저소득층 청소년의 자기표현 변화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대구대학교 대학원, 2010. 경상북도 

- 정진우. "난화 상호이야기법을 활용한 미술치료가 지적장애아동의 언어이해와 언어표현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단국대학교, 2018. 경기도 

- 난화 그리기 [scribbling, 亂畵-] (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 난화 상호 이야기 [mutual scribble story making, 亂畵相互-] (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 꿈의 해석 [Die Traumdeutung] (고전해설ZIP, 2009. 5. 10., 지식을 만드는 지식)

- 무의식의 깊이에 대한 오해 - 꿈의 예지력과 궁극적 의식 (의식의 탐구, 최준식)

- 무의식 [unconsciousness]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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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03 18: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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