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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서윤 ]


I wouldn't mind, If you steal the show.

네가 쇼를 훔친 데도, 나는 괜찮아.


지난달, 세상에 관한 따스함과 애정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 <엘리멘탈>을 보았다. 영화의 OST는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는데, ‘너만이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도 좋아’라는 OST의 제목이자 가사가 특히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작은 부분부터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좋고, 그로 인해 네가 나아가는 모습을 보아서 좋다는 말은 다정함과 단단함을 가진 한 사람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주인공 엠버와 웨이드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지만, 사랑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게 했던 장면들을 기억하게 된다. 캐릭터에는 정이나 예의를 표할 때 절을 하는 등 한국인의 정서가 녹아있는데, 한국계 미국인인 감독의 문화적 배경을 느낄 수 있었다. 





상대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



반대가 끌린다는 심리학의 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그렇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부족함은 채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상대방과 나의 취향, 가치관,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하더라도 완전히 같을 수는 없는 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보여준 것처럼 다양함에 대한 이해,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배운다. 서로 닿지 못할 것 같았지만, 나중에 둘이 안았을 때 물과 불이 섞이며 예쁜 색을 만들어 내는 장면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다르기에, 오히려 천천히 스미어 가며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K-장녀에서 나의 반짝임을 발견하기까지



 

영화에는 엠버의 ‘K-장녀’스러운 모습도 등장한다. 유튜브 ‘양브로의 정신세계’에서는 영화에 대해 다루면서 K-장녀가 가진 특징을 이야기하고 있다. K-장녀와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남다른 책임감을 느끼고, 힘들어 하는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에 스스로를 억누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가업을 이을 것이라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작은 세상에서 하나의 길만 바라보고 살아가던 엠버는 우연한 계기로 라우브를 만나면서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던 꿈을 발견하고 갈등한다. 처음에는 부정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인식하게 된 이후로 그녀는 진정으로 내가 원하고 바라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미래를 계획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아정체감’, 즉 ‘내가 누구인가에 관한 안정되고 통합된 느낌’을 형성하는 과정에 들어간다.


나중에 엠버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아버지에게 선언한다. 삶에 대한 주체성을 가지고 이제 본격적으로 그녀는 나와 세상을 탐구하는 여정에 뛰어들었다. 어찌보면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나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도전해야한다는 교훈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다소 뻔하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모두의 공감을 자아내면서 소중한 가치를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자신의 마음을 애써 숨기며 생계를 위해 그저 하루의 일을 버텨내고 있는,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지 방황하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그런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라우브와 엠버의 부모님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 또한 인상깊게 남아있다. 사랑의 방식은 다르지만,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는, 혹은 조금 무뚝뚝하지만 나를 아껴주는 가족은 우리를 지지하고 있는 울타리의 역할을 한다.


사실 가족이라는 관계는 가깝기에 나도 모르게 함부로 대하거나 소홀히 여기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평일에는 바쁘지만,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일상을 공유하는 것, 명절이나 한 해의 행사에 모여서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 나누는 것, 한 번 생각한 뒤 조심해서 예쁘게 배려하여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가족을 대할 때 중요한 부분이자 마음가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달 말에 명절도 다가오는 만큼, 만나는 자리에서나 마음을 전하는 순간에 서로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말 한마디씩 건네보면 어떨까. 분명 그 작은 말은 관계의 온도를 높여주고, 우리의 기억에도 소중한 순간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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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양브로의 정신세계. (2023. 08. 10). 출생 순서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엘리멘탈 속 숨겨진 K-장녀의 비밀! 정신과 의사가 분석해드립니다

동아사이언스. (2023. 09. 09)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둘러보면 '소중한 존재'가 있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61551


사진 출처

월트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엘리멘탈

양브로의 정신세계 (참고 자료 출처와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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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9-26 19: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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