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허정윤 ]

얼굴 표정은 강력한 사회적 신호 중 하나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보고 상대방의 기분 상태를 알 수 있기도 하고 그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우리가 누군가의 얼굴 표정을 보고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과연 우리는 선택에 있어서 그 표정에 영향을 받을까? 의식적이지 않더라도 우리가 모르는 새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Piotr Winkielman과 Jennifer L.Trujillo는 감정이 드러나는 얼굴 표정이 도박과 같은 위험한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이전의 많은 연구들에서는 감정적인 표현이 판단 선호, 기본적인 회피 행동, 그리고 보상 학습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알려졌고, Winkielman과 Trujillo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부정적인 표현보다 긍정적인 표현 이후에 사람들이 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는 가설을 세우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4번의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얼굴 표정이 사람들의 위험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설계했다.

첫 번째 실험

감정적인 자극이 위험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각각 다른 얼굴 표정 사진을 제시하고 이후에 ‘통과 혹은 투자’라는 과제를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얼굴 표정에 노출된 이후 주어진 과제에서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지나갈 것인지를 판단하는 과제였다. 참가자들은 실험이 끝날 때까지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신중히 투자를 진행하였다.

두 번째 실험

첫 번째 실험이 진행된 이후 참가자들이 사전에 제시된 얼굴 표정 사진이 미래의 투자가 좋은지 안 좋은지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두 번째 실험에서는 사진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제시된다. 즉, 참가자들의 감정적 요소에 대한 인식을 배제하도록 의도하여 다음 결정에 영향을 덜 미치도록 유도한 것이다. 

두 번째 실험에서도 첫 번째 실험에서와 같이 사람들이 행복 등의 긍정적 정서 표정이 제시된 뒤에 위험한 결정을 선뜻 내리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실험

세 번째 실험은 위험한 선택이 수익을 극대화하지 않더라도 긍정적 표정과 부정적 표정이 위험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수행되었다. 

또한 얼굴 표정이 위험하거나 안전한, 구분이 명확한 선택에서만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위험도는 다르지만 불확실한 다른 선택 상황에서도 영향을 미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졌다. 

네 번째 실험

네 번째 실험에서는 부정적인 얼굴 표정들 중 분노와 공포 이외에 슬픔이나 혐오와 같은 표정도 행복과 같은 긍정적인 표정과 대비되어 안정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수행되었다. 결과적으로 슬픔, 혐오도 이후 과제에서 안정적인 선택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처럼 네 번의 실험에 걸쳐서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자극을 접한 이후에는 더욱 위험한 선택을, 부정적인 자극을 접한 이후에는 더욱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외부 자극이 들어올 때 부정적인 자극보다는 긍정적인 자극에 대해 더 호의적으로 인식한다고 하는데, 긍정적 자극 이후에 위험한 선택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극에 대해 좋은 의미로 해석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흥미롭게도 실험 과정에서 부정적인 자극 간의 차이는 크게 관찰되지 않았다.

즉, 분노, 공포, 혐오, 슬픔 등이 드러나는 얼굴 표정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더욱 안정적인 선택을 했고 부정적인 표정마다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의 네 번의 실험이 진행된 추이를 보면서 우리는 하나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고려할 수많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존재하고, 놓친 부분들을 채워 넣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연구를 설계하고 이전에 놓쳤던 요소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며 결국 가설을 증명해 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얻어낸 결과로 우리는 실생활에서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그 이유와 결과를 예측하고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게임, 담배, 술, 성형 등 과도하게 하면 위험할 수 있는 분야들에 긍정적인 표정보다는 부정적인 표정과 함께 부작용을 명시하면 사람들의 선택이 줄어들 수 있고, 마케팅 분야에서도 사람들이 제품을 잘 선택할 수 있도록 긍정적 정서가 드러나는 표정을 함께 제시할 수 있다.

* Winkielman P, Trujillo JL, Bornemann B, Knutson B, Paulus MP. Taking gambles at face value: Effects of emotional expressions on risky decisions. Front Psychol. 2022 Oct 13;13:958918. doi: 10.3389/fpsyg.2022.958918. PMID: 36312095; PMCID: PMC96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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