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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는 각자만의 비밀이 존재한다 - -영화 <완벽한 타인>을 바탕으로 풀어본 비밀과 페르소나에 대한 이야기
  • 기사등록 2024-04-30 0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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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혜인 ]



당신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나요?



비밀의 의미


비밀의 본래 사전적 정의는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거 진짜 비밀이야.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의 방식으로 자신 혹은 타인의 비밀을 수면 위로 떠올립니다. 그 순간부터 비밀은 비밀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비밀 중 진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비밀뿐입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포스터


완벽한 타인이란


한국에서 2018년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은 연기파 배우들로 이루어진 라인업과 독특한 소재를 다룬 영화로 작은 규모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7명의 남녀가 모여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지면서 시작이 됩니다. 그들 중 남자 쪽은 모두가 서로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 사이이며,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아내와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그들은 그 저녁 시간 동안 서로에게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오는 모든 연락의 내용을 밝히기로 합니다. 모두가 자신은 숨기는 비밀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각자 사정과 숨겨야 할 사실 들이 있었죠. 바람을 피고 있었거나, 성 지향성을 숨기고 있는 인물도 있었고요. 결국 영화의 막바지쯤에는 다들 서로에 대한 악감정만 쌓이게 되고, 좋은 목적으로 시작한 저녁 식사는 사람들을 밑바닥까지 끌어내립니다.


서로 모든 것을 안다고 자신하는 사이도, 사실은 비밀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사람과 사람이 아무리 가까워도 ‘타인’이라는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저는 영화 제목 ‘완벽한 타인’이 그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온전한 나를 상대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그 관계는 완벽한 타인으로 정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밀에서 나오는 아이러니


영화의 후반 쯤에는 만약 이 핸드폰을 공개하는 게임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하며 가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부부들은 평소 일상처럼 집으로 돌아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을 것입니다. 부부 간에 서로 모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이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부부 관계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워 집니다. 비밀이 없어야 하는 사이에 존재했던 비밀이 드러나게 되면 그 관계는 깨지게 되는 아이러니함에 대해 생 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은 우리에게 또 다른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이 자막을 보는 순간 우리는 ‘아, 마냥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사람들은 모두 비밀을 감추고 다른 나의 모습만 드러내며 사는구나.’를 느끼게 되죠.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


가면을 쓰게 돼


사람들이 진정한 자신을 숨기고 사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우선 그 진짜 나의 모습 중 일부분이 윤리적으로나 사회 에서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라면 그 모습을 숨기려 할 것입니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각하고 경험하는 의식을 가지고 사람들은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자아이며, 날 것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들은 각 상황에 맞는 가면, 즉 페르소나 를 쓴 자아를 만들어낸다.’ 또한 칼 융은 이 가면을 벗으면 등장하는 진정한 ‘나’를 개인 무의식이라고 부릅니다. 그리 고 이 개인 무의식 속에는 그림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가 정의하는 그림자란 자아의 억압된 성향과 충동과 동일시됩니다. 한마디로 숨겨진 나의 진짜 본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모습은 괴물이 될 수도 천사나 악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개인 무의식에서의 그림자가 영화에서 인물들이 감춘 모습들과 같다고 보았습니다. 남들에게는 드러나서 는 안될 확률이 높은 진정한 자아의 모습이죠.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알려져서는 안될 비밀을 숨기고 여러 가지 페르소나를 쓰며 살아갑니다.

당신에게는 몇 개의 페르소나가 존재하나요? 그리고 당신에게 비밀은 무엇인가요? 절대 밝혀져서는 안되는, 일상 의 평온함을 깨뜨리는 방해하는 존재인가요?




참고자료

칼 구스타프 융, 캘빈S. 홀-도서<칼 구스타프 융>

이재규-영화 <완벽한 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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