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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신지아 ]



이런 날 나도 모르겠어



가끔 알 수 없는 우울함이 덮쳐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평소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에 괜히 신경질이 나고, 내 분에 내가 못 이긴다. 이걸 핑계로 술을 잔뜩 먹거나 홧김에 평소 눈여겨 본 옷을 충동구매하기도 한다. 이 같은 경우는 현실을 나의 감정에 있는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닌 다양한 상황을 토대로 한다. 감정적으로 변했을 땐, 아무리 우리의 판단이라도 신뢰하기 어렵다. 이 순간은 이성도 감성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새벽에 갑자기 외로워질 때 중요한 결정을 하지 말라고 익히들 말하는 것이다. 분명 지금의 감정이 없어진다면, 그리고 바뀐다면 했던 행동들을 후회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기분이 좋았었는데, 지금은 안 좋아



감정 기복이 있더라도 본인과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준이 아니라면 정상적인 범위 안이라고 볼 수 있다. 감정은 하루에도 수차례 변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사건이 없더라도 신체 리듬의 변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침에 피곤하면 당연히 기분이 안 좋고, 오후에 여러 활동을 하며 잠이 깬다면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변화가 아닌, 정신적 질환 자체가 이유일 수도 있다. 이는 스트레스와 불안장애가 대표적이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또 스트레스에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다. 이런 상태라면 감정 제어에 당연히 약할 수밖에 없다.


감정 기복의 대표적 정신 질환으로 '양극성 장애'가 있다.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양극성 장애는 조증과 우울증이라는 두 양극을 동시에 보이는 병이다. 비교적 오랜 기간 우울하거나 들뜨는 기분이 지속될 때를 말한다.  기분이 저조해 우울한 상태는 '우울증', 들뜨고 아주 좋은 상태는 '조증'이다. 증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 우울증이 먼저 나타나기도 하고 조증이 먼저인 사람도 있다. 병이라고 진단하는 기준은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과 심각도이다. 보통 기쁜 일이나 슬픈 일에서 겪은 감정은 1주일 정도면 사라진다. 그러나 이것이 2주 이상 반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의심해보아야 한다.





나도 양극성 장애일까?



양극성 장애는 단순히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이 아니다. 증상이 일정 기간 나타나고 호전되기를 반복하는 '삽화' 개념이다. 양극성 장애의 삽화에 '조증‧경조증 삽화'와 '우울 삽화'가 있다. 한동안 조증이나 경조증 상태였다가 어떤 시기는 우울하고, 또 괜찮은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조증 삽화일 때 평소와 달리 기분이 매우 들뜨고 과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우울 삽화는 조증 삽화보다 더 길고 괴로운 경우가 많다. 국내 양극성 장애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2018년 약 9만 명에서 2019년에는 10만 명으로 1년 동안 무려 1만 명이나 늘어났다. 이어 2022년 양극성 장애 진료원인은 12만 명을 넘어섰다.


양극성 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전적‧생물학적‧환경적‧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생물학적 원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성 장애로 의심될 땐 전문가와의 면담을 통해 진단해야 하며, 심리검사를 참고할 수 있다. 또 발병 시 MRI, 뇌파, 피검사 등을 통해 다른 원인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 질환은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꾸준히 복용한다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나 괜찮아졌다고 생각해 임의로 끊는다면 재발의 위험성이 있다. '계속해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자신의 상태를 끊임없이 살펴보아야 한다.




양극성 장애, 그냥 지켜만 볼 수는 없으니까



그렇다면 양극성 장애를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가장 먼저 나의 수면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내가 언제 일어나고 몇 시에 자는 것이 나의 생체 리듬에 맞는지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면은 정신질환을 결정하는 주요인이다. 따라서 일정한 수면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또 기상 후 매일 할 수 있는 작은 습관을 만드는 것도 좋다.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신다거나, 5분 정도 간단한 요가를 하는 것, 아니면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듣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별거 아닌 행동처럼 보일지 몰라도 하루의 기분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불규칙적이거나, 반복적인 일상이 불가피하다면 그 안에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일하더라도 하루에 꼭 한 번 30분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 같이 자신만의 힐링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을 내가 들어주는 것이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가짜 감정이란 없다. 내가 느낀다면 그 감정은 모두 진실한 것이고 나중에 사라진다 하더라도 자신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갑자기 올라오는 마음으로 나를 제일 괴롭히는 것은 본인이겠지만, 그럼에도 나를 가장 잘 알고 돌봐줄 수 있는 것도 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 지금의 감정을 잘 보듬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




출처

1) 문세영 기자,  '그네 타듯 왔다 갔다 감정 기복 정상일까?', 2018.07.13, 코메디닷컴, https://kormedi.com/1228230/

2) 조수완 건강의학기자, '나는 왜 그렇게 감정적일까?...8가지 원인', 2021.04.13, 하이닥 뉴스,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595841

3) 신은진 기자, '조울병은 뇌의 문제 감정기복, 우을증과 전혀 달라', 2023.01.16, 헬스조선,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1/13/2023011301802.html

4) 송병기 기자, '드라마로 주목받는 양극성 장애,,,호전 악화 반복', 2024.02.11, 이투데이, https://www.etoday.co.kr/news/view/2329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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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02 08: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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