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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김태형 지음) - 그저 자기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만으로 자존감이 높아질까?
  • 기사등록 2021-03-31 11:15:12
  • 기사수정 2021-03-31 11: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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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유진 ]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알면 과연 잃어버린 자존감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그저 자기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만으로 자존감이 높아질까? 

 

자존감과 관련된 자기 계발 도서들을 포함한 많은 베스트셀러 도서들은 ‘내가 낮은 자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 정작 내가 ‘왜’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되었는지,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건강한지’에 대한 질문은 던져주지 않는다. 개인이 활동하고 있는 사회가 개인의 자존감과 주관적인 기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생각해 보지도 못한 채, 많은 사람들은 낮은 자존감의 원인을 본인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강박감 아닌 강박감에 매여 있다. 나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법을 배우며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고자 하는 이 과정을 사람들은 ‘힐링’이라고 칭하며 하나의 트렌드로 삼아가기까지 한다.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의 저자 심리학자 김태형은 한국의 ‘자존감 열풍’은 병든 한국 사회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평가하는 사회는 불가피하게 ‘가짜 자존감’을 갖는 사람들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다른 말로, 사회적 측면에서 자존감 문제를 이해하지 않고 그저 개인의 힐링 측면에서 자존감을 단순히 하나의 ‘자기 개발’ 분야로 생각한다면 근본적인 한국인의 ‘낮은 자존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가짜 자존감’은 정확히 무엇일까? 심리학자 김태형은 가짜 자존감 (pseudo self-esteem)을 ‘실제로는 자신의 사회적 가치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높게 평가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쾌감’이라고 정의한다. 사람의 가치를 사회적 쓸모가 아니라 돈이나 직업 등의 잘못된 기준으로 평가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진짜 자존감이 아니라 ‘가짜 자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존감 손상이 불가피한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한국의 환경을 이해하지 않은 채로 자존감을 개인의 책임 혹은 개인이 다스려야하는 분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에서 저자는 자존감이 ‘타인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나의 내면에서 조작되는 주관적 심리가 아니라는 것’을 반복하여 강조한다. 이는 손상된 한국인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킬 방법과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다. 기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자존감’이라는 개념은 ‘나’와 더 연관된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부터 챙겨주고, 내가 나 자신을 위로해 줘야 비로소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이미 많은 한국인들에게 박혀있다. 물론 이 모든 말들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병들었는지 아닌지조차 모르고 사회 변혁을 외면한 채 살아가면서 ‘나를 사랑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진짜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명확하게 아는 것이 ‘가짜 자존감’을 벗어난 ‘진짜 자존감’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람의 가치를 무엇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해답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건강한 세계관, 인생관, 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깊은 사색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올바른 신념과 가치관을 치열하게 탐구한 후에 무엇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스스로 구분할 수 있게 되면 건강한 인생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계속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사회적 가치를 돈과 물질로 평가하는 병든 사회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비로소 ‘가짜 자존감’을 버리고 ‘진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자존감이 한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또 반대로, 건강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가 어떻게 사람들이 ‘진짜 자존감’을 갖게 할 수 있는지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관계를 통해 함께 변화하고자 노력하지 않는 한 한국인들은 만성적인 마음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없다.”

 

“자존감 확립에는 반드시 타인들이 필요하다. 단지, 무차별적인 다수의 타인이 아니라 소수일지라도 건강한 타인들이 필요할 뿐이다.”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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