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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 당신은 어떤 공간에 살고 있는가?
  • 기사등록 2022-03-11 11: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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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송하 ]




공간에 대한 관심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와 원격수업의 활성화 등의 이유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간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오늘의 집', '집닥', '자취남' 등의 공간과 관련된 서비스와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공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데 이러한 공간에 우리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공간의 의미와 영향


같은 구조를 가진 공간이더라도 사람마다 그 공간을 다르게 활용한다. 유현준 교수님께서 “내가 사는 공간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대변한다”라고 말한 것에도 알 수 있듯이 공간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나와 타인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 MBTI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사람의 모습을 비추는 공간에 관심이 증가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공간은 나를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행동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기억하는 원리에 의해 공간과 기억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특정 공간에 가면 그 공간에 걸려 있는 기억 때문에 이전에 그 공간에서 했던 특정 행동이 자동으로 유발되기도 한다. 집에서 안 되던 공부가 커피숍에 가니 잘 되는 현상이나 원격근무를 하게 되면서 집에서도 휴식공간과 업무공간을 분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렇듯 공간은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공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인 '건축'에 대해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건축가의 예술가적 직관과 영감에 의존해 왔다. 물론 전문가들이 쌓아온 경험을 통해 나오는 직관은 빠른 결정에 도움을 줄 수도, 창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하지만 *후견 편향, *과신, *무선 사건에서 질서를 지각하는 경향성 등 잘못된 판단으로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직관에 의존하기보다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착각에서 실제를 걸러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필요에 의해 나온 것이 바로 '신경건축학'이다.


*후견편향: 결과를 알고 난 후에,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것처럼 믿는 경향성. ("나는 줄곧 알고 있었어 현상"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과신: 실제로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

*무선 사건에서 질서를 지각: 세상을 의미 있는 것으로 이해하려는 욕구, 무선 데이터 속에서도 패턴을 찾으려 함.




신경건축학이란?


신경건축학은 신경과학과 건축학이 융합된 학문으로 심전도, 뇌파 등과 같은 신경생물학적 도구를 기반으로 건축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신경건축학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하던 조너스 소크(Jonas Edward Salk) 교수가 휴식 차 가게 된 이탈리아의 수도원에서 소아마비 백신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면서 높은 천장이 있는 공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당시 최고의 건축가였던 루이스 이저도어 칸(Louis Isadore Kahn)에게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소 설계를 부탁할 때 천장을 높게 만들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후 2007년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존 마이어스(Joan Meyers) 경영학 교수는 천장이 높을수록 창의력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건축계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Salk 연구소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하버드대나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있을 때보다 Salk 연구실에서 연구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떠오른다”라고 이야기했으며, 아직까지도 Salk 연구소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고 한다.

 



당신은 어떤 공간에 살고 있는가?


신경건축학 연구의 발전으로 기술을 통해 인간에게 행복이라는 가치를 만들어주기를 바라면서, 개인도 옷으로 나를 표현하고 수영장에서는 수영복, 우주에서는 우주복 등 상황과 장소에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공간도 공간으로 나를 표현하고 공간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공간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다음 시간에는 신경건축학을 적용해 만들어진 공간을 소개하고, 우리는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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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David G. Myers.  (2016). 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 시그마프레스

Joan Meyers-Levy, Rui Juliet Zhu. (2007). The Influence of ceiling Height: The Effect of Priming on the Type of Processing That People Use.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4(2), 174-186p.

이보라 외. (2012).양측성 안구운동이 재인기억과제의 수행에 미치는 영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제51권 제5호, 335-341p.

정재승. (2014). 신경건축학 : 뇌에게 행복의 공간에 대해 묻다. 환경논총, 53권, 58-62p.

이영수, 정운화. (2000). 근대건축의 사고와 표현체계에서 직관의 역할에 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논문집 – 계획계, 16(2), 33-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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