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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네 인생은 너의 것이라는 것을 알려줄걸 -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 기사등록 2022-09-08 15: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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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AQ(Adversity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3 : 네 인생은 부모가 아닌 너의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줄걸(자립심)



 

남에게 의지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새는 자신의 날개로 날고 있다. 따라서 사람도 스스로 자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      -조제프 에르네스트 르낭-





사마천의 『사기』 「열전」에는 춘추전국시대 위나라의 유력한 정치가인 신릉군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의 집에 머물던 손님 중 한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세상일에는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고, 또 잊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남이 공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공께서 다른 사람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셔야 합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기대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을 내가 베풀었다고 생각하고 보답을 바라며 기대를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아이의 성공이 마치 부모의 성공인 것처럼 동일시하기 시작하면 불행의 씨앗이 싹트는 것입니다.


부모의 제일 큰 역할은 아이가 올바른 인성과 습관 그리고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인형처럼 부모가 원하는 이상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이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희생했다고 여기고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면 아이와의 관계는 점점 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 무기력한 아이로 만드는 가장 빠른 지름길, 학원


일전에 아이들을 꽤 이름난 학원에 다니게 한 적이 잠시 있었습니다. 처음엔 등록해야 할지에 대해 깊게 고민했습니다. 그렇지만 테스트를 통과했는데 그냥 포기하기엔 아깝다는 주위의 의견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선택은 정말 어리석은 판단이었습니다. 두 아이 모두 두 달이 되지 않아 거기를 다니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토요일 낮 시간을 포기해가며 학원을 다녔지만 아이들은 전혀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은 항상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나오는 고3 수험생처럼 무기력하고 침울해 보였습니다. 원하지 않는 학원을 부모의 욕심으로 더 보내다가 아이를 망칠 것 같아서 빠르게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능력이 있으면 빨리 뭐라도 시켜야 한다’, ‘지금 안 시키고 나중에 시키면 늦는다’, ‘다른 사람들은 못 시켜서 안달이라는데’ 등의 말을 우리는 주위에서 많이 하기고 많이 듣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부류의 결정들이 대부분 아이의 의사나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일방통행식 통보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간혹 아이를 좋은 학원에 보내기 위해 삐뚤어진 모정을 보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테스트를 통과한 일정 수준 아이들만 등록하는 학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엄마가 테스트를 보러 왔는데 알고 보니 아이와 대놓고 연습하고 와서 검사를 치른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그 학원에서는 웩슬러 검사로 아이의 인지능력 수준을 테스트했습니다. 문제는 웩슬러 검사는 선천적인 지능검사의 한 종류로 사전에 연습하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신뢰도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테스트를 마치고 온 8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연습한 대로 잘 풀었어?’, ‘그 문제들은 엄마랑 연습 많이 했었잖아’라고 초조한 표정으로 말하는 그 엄마의 모습에서 이 학원에 다니기만 하면 아이 인생의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믿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상당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교육은 아이가 정말로 원할 때 시켜야 효과가 좋다”라고 말이죠. 그렇지만 그런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들은 ‘그건 네가 특별한 경우라서 그런 거야’라며 귀담아듣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지금 순간의 시간은 단 한 번뿐이다 보니 마음이 조급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학원을 끊은 저희는 어땠을까요? 그 학원을 포기하고 더 값진 것을 얻었습니다. 주말에 아이들을 조금 더 재울 수 있는 시간도 얻었고 비용의 절약으로 더 유익한 곳에 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학원 프로그램이 아이에게 괜찮겠다고 보이면 미리 아이와 상의를 해서 결정합니다.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시키지 않고요.


‘엄마가 가라고 해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학원에 가는 이유를 묻자 나온 답입니다. 2016년 대구교육청이 주관해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답변이 91.6%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스스로가 좋아서라고 답한 비율은 2%도 되지 않는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다면 부모 스스로가 먼저 우리 아이가 학원이 필요한지를 냉정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이 나왔다면 아이와의 깊이 있는 대화로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왜 학원에 다녀야 하는지’, ‘학원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과연 누구를 위해서 공부를 하며 학원을 다니는지’에 대해 말입니다.      


◇ 너는 도대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니?


한국 직업능력개발원에서는 2018년에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학습 동기와 학습전략, 학업 성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 1만 5백여 명의 학습 동기를 설문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가 담겨 있었습니다. 결과는 안타까웠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칭찬을 받기 위해서(32.1%) 또는 부모나 선생님이 공부하라고 시켜서(20.3%)라고 답변한 비율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같은 질문을 초등학생에게 한다면 아마도 이 수치보다는 훨씬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왜 밥을 먹어야 할까요? 이런 아이들의 질문에는 쉽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등학교 때 좋은 성적을 거둬야 좋은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좋은 고등학교도 마찬가지죠. 결국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목적이 삶의 지상과제가 된 아이들도 많습니다. 좋은 대학 졸업장은 또 좋은 직업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막연히 믿습니다. 하지만 실제 서울대 졸업생의 취업 비율은 3,000명 이상 종합대학 중에서도 5위 정도인 70%밖에 되지 않습니다. 부모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는 언젠가부터 좋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라든지 아빠 엄마를 위해 공부를 한다고 당당히 말하게 될 것입니다.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알려주고 동기부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말합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이 공부가 필요 없다면 안 해도 된다. 그렇지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그걸 찾기 전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나중에 네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원하는 것이 될 수 있단다”


알고 보면 프로스포츠 선수도 공부해야 하고 유튜버도 공부해야 하며 프로게이머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세상에 공부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것도 틈틈이 알려줍니다.


그와 더불어 아이들에게 작은 것부터 배움을 통한 즐거움이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문제 하나 푼 것에도 격한 반응을 보여주는 부모를 보며 기분 좋아하지 않을 아이는 없습니다. 조금만 노력해도 공부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부모가 아닌 자신을 위해 아이는 도전할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런 지도는 학원의 교육방식으로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배움의 기쁨을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은 오직 부모만이 할 수 있습니다.      



◇ 나 자신이 행복해야 자식도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


GOD의 데뷔곡인 ‘어머님께’에서는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아이는 왜 어머니가 자장면을 안 드시는지 깨닫지 못하다가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어서야 깨닫습니다. 부모의 삶은 자신을 위해 써도 부족할 시간과 돈을 많이 아이에게 상당 부분 할애합니다. 어른이 아닌 부모가 위대하다고 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아이를 위해 부모의 삶을 희생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아이를 위해 부모, 특히 엄마가 자신의 경력이나 성공의 기회를 포기하는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물론 아름답고 존경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아이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의 성공이 내 인생의 성공이며 아이의 실패는 내 인생의 실패가 되게 되고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죠. 이렇게 아이를 위해 지나치게 자신을 희생하면서 엄마로서의 삶만 산다면 우울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고 아이의 정서에도 상당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아이에게 투자하는 만큼 자신을 위한 행복한 삶에도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어린이집 친구였던 영찬이네 부모님들은 그런 점에서 상당히 현명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한 달에 한 번씩 서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줍니다. 두 아이를 온전히 아빠나 엄마가 혼자서 보며 배우자에게 충분한 자유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그런 활동들로 인해 부모는 아이를 돌보면서 누적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네덜란드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아빠가 아이를 혼자 돌보는 ‘아빠의 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와의 갈등은 아이의 문제라기보다는 부모에게서부터 비롯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아이도 사랑하기 힘듭니다. 아이의 미래도 중요하지만 부모 자신의 삶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공부든 운동이든 취미활동이든 그동안 아이 때문에 미뤄둔 것이 있으면 도전해보고 또 그 모습을 보여주세요. 저 역시 아이를 키우며 사이버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위해서 삶을 산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아이에게도 훌륭한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아이의 성공은 정서적 안정성에서부터 온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안정성은 부모의 정서적 안정에서부터 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부모의 인생도 중요하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반드시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도 부모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 조언은 해주되 지나치게 아이의 삶에 개입하지는 마세요


부모는 아이보다 더 오래 살았기에 자기 생각이 합리적이고 옳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시행착오를 아이가 되풀이하게 하고 싶지도 않을 것입니다. 아이가 펼치는 주장이 성에 차지 않고 못마땅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많은 개입은 결국 아이를 부모의 인형으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해주고 적절한 조언과 함께 응원해주세요. 부모 역시 아이한테 너무 매몰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자녀에게 본보기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아이는 스스로 날개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펼쳐 자신이 진짜 원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쉽게 판단해버리지 말고 기다려주며 아이를 아이 인생의 주인공으로 인정해주면 됩니다. 사춘기 때 부모들이 제일 듣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말이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합니다. 내가 고생하고 내가 돈 벌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포기하며 힘들게 키우는 자식이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는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선배 부모들은 자식은 뜻대로 되지 않음을 빨리 깨달을수록 좋다고 말합니다.


인디언 중에서 체로키라는 부족이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독특한 성인식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의 눈을 가린 채 숲 속에 혼자 두고 하룻밤을 보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규칙은 단 하나, 아침 해가 밝을 때까지 눈가리개를 벗지 못합니다. 아이는 혼자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엄청난 두려움과 외로움을 스스로 이겨내야 합니다.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을 하룻밤을 온전히 이겨내면 비로소 눈가리개를 벗습니다. 그때 아이의 눈앞에 처음 보이는 것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과 하나의 실루엣이라고 합니다. 그 실루엣은 다름 아닌 먼발치에서 자신을 밤새 묵묵히 지켜봐 주던 아버지입니다. 이렇게 부모는 힘들고 긴 여정에 도전하는 아이가 혹시 넘어졌을 때나 길을 잃었을 때 방법을 알려주는 조력자의 역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속상하고 조금만 도와준다는 명목 하에 아이가 스스로 해내고 극복해야 할 일을 부모가 대신해주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빼앗고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 걸으며 다리 근육을 키워나갈 기회를 뺏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부모는 체로키 부족의 아버지같이 아이를 믿고 지켜봐 주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탈무드에는 ‘자녀에게 고기를 잡아주면 한 끼밖에 못 먹지만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평생 먹고살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는 고기를 잡는 방법만 안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고기 잡는 방법은 아이가 고기를 잡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살아남을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부모도 깨달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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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9-08 15: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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