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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장. 슬기롭게 훈육하는 부모가 될걸 -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 기사등록 2022-11-03 13: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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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AQ(Adversity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4 : 슬기롭게 훈육하는 부모가 될걸(끌려다니지 않는 부모)




아이를 잘못 가르치면 아이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   - 존 F. 케네디-   



  

자라나는 아이는 매일 부모에게 혼납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혼을 내지 않은 날을 꼽아보면 아마도 부모들의 대부분은 열 손가락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이의 행동은 아직 부모가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늘 지도와 훈육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훈육은 일관성을 가지고 아이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돕고, 아이가 적절한 행동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훈육이라는 존재는 조금만 느슨해지면 방임으로 치부되기도 하고 조금만 지나치면 학대로 해석되기도 하기에 적당한 선을 찾기가 쉽지 않은 어려운 녀석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앞으로 마주할 다양한 어려움들을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부모에게서 적절한 훈육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슬기로운 훈육이라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체벌은 진정한 아이를 위한 교육이 아니에요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은 생각보다 괴로운 일입니다. 한 차례 거한 폭풍이 지나간 후에 정신을 차려보면 아이한테는 미안하고 자신한테는 실망하게 되는 데다 정작 훈육의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화를 내는 부모를 보며 아이는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자신감을 잃게 될뿐더러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에 대해 잘못 배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훈육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알려주는 역할로 필요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많은 강의나 저서에는 아이를 훈육할 때 부모는 화를 내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말처럼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화를 내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 누구나 꿈꾸는 부모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화를 내거나 혼내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초보 아빠였던 저 역시 쌍둥이 아들 녀석들을 키우다 보니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습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화내고 후회하고 사과하는 일상을 반복했습니다. 아이로 인해 생긴 화를 주체하지 못했을 때 체벌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녀석과 대화를 나누다가 5살 무렵에 정도가 좀 심한 체벌을 겪었던 아이가 그때의 일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이를 보며 저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고 미안했으며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물론 그 사건이 있었을 때 이미 그 이후로는 아이들에게 절대 체벌을 하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그때 일을 아이에게 사과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고 약속을 아이와 한 번 더 했습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부모님께 심하게 혼났던 그것도 꼽아봤을 때 몇 번 되지도 않는 기억을 아직 응어리처럼 가지고 있으면서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죠. 아이의 어린 시절 겪었던 체벌에 대한 기억 역시 뇌리에 오래 남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자신의 미숙함을 아이에게 풀었다는 미안함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의 일을 계기로 아이에 대한 체벌은 학대와 다름없다는 지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19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들은 자녀를 체벌하는 이유로 ‘자녀의 문제행동을 고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해서(35.9%)’라고 답했습니다. 생각보다 부모들의 상당수가 아이를 키울 때 체벌을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체벌을 받은 아이는 대부분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에 체벌을 받는다고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싫고 화나는 마음, 억울함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본질을 뒤덮어버리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나쁜 기억으로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자녀에 대한 체벌의 법적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민법상 자녀 징계권 조항이 삭제되었고 국회까지 통과되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자녀의 체벌이 법적으로 금지된다는 말입니다. 과연 체벌은 정말 좋지 않은 것일까요?


자녀의 입장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도 설문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어른들에게 ‘나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된 부모의 말 또는 행동은 무엇이었냐’(세이브더칠드런, 가정 내 체벌 수용 인식 및 경험 조사_2019, 전국 20~60대 성인 남녀 총 10,000명 대상)는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그 행동을 하게 된 이유를 물으며 더 나은 해결 방법 알려주기(68.5%)가 효과적이었다고 답했습니다. 신체적 체벌이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1.4%에 그쳤습니다. 다 자란 어른들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체벌이 아이의 올바른 발전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죠.

 

체벌로 분위기를 무섭게 만들어 아이를 변화시키는 것은 당장은 효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힘없는 아이의 공포심을 이용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이런 방법은 시간이 갈수록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약효가 떨어집니다. 아이가 몸이 자라고 사춘기가 올 때쯤에는 이런 방식의 교육은 생각지도 못한 수준의 강한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체벌을 받으며 성장한 아이들은 폭력적인 성향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참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현명하게 아이를 훈육하는 법

오은영 박사도 현실적으로 부모가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렇지만 화를 내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제 머릿속의 분노로 가득 찬 화산을 폭발시키려는 아이의 시도가 보이면 1차 위기 때 심호흡을 몇 번 합니다. 이런 시도는 성공률이 절반 정도는 됩니다. 1차 위기를 잘 넘기고 다시 2차 위기가 찾아오면 그때는 잠시 자리를 피합니다. 잠깐 순간적인 대폭발을 막아내면 아이를 불러서 좀 더 차분하고 냉정한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소리를 빽! 하고 지르지 않고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입니다. 일단 제가 폭발하지 않았다면 조용히 아이와 마주 앉은 뒤 너의 잘못된 행동으로 제가 화가 났다는 부분을 아이에게 알려주면서 상황을 정리해나갔습니다.

 

물론 이 방법이 매번 성공률이 높지는 않았습니다. 심호흡을 하려고 하기 전에 폭발한 적도 많았고 2차 위기를 넘기고도 폭발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런 시도를 아예 하기 전보다는 굉장히 나아졌으며 효과가 나타남을 느끼고 있습니다.


유념해야 할 점이 또 있습니다. 일단 죄책감과 수치심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죄책감은 내 행위로 인한 잘못으로 생기는 감정이지만 수치심은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잘못을 느끼게 하며 가장 극단적이고 자아를 마비시키는 감정입니다. 아이를 훈육한다는 명분으로 수치심을 자주 느끼도록 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남에게 비판받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또 한 가지는 아이를 훈육할 때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문제지만 어제는 혼이 나고 오늘은 혼나지 않는다면 아이는 혼란에 빠집니다. 아이가 그 행동을 잘못이라고 받아들여야 생각과 행동이 개선되는 것인데 잘못으로 인식할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밖에도 현명하게 꾸짖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훈육은 부모의 화난 감정 배제하고 잘못된 행동만 다루어야 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화풀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두 번째, 부모도 아이를 왜 혼내는지, 아이도 부모에게 왜 혼나는지를 꼭 알아야 합니다. 아이를 혼내다 보면 부모도 사람인지라 말이 조리 있게 마무리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부모도 어쨌든 간에 흥분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마지막에는 아이가 자신이 왜 혼났는지를 모르고 이야기가 끝나는 황당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마무리는 아이의 잘못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져주세요.


세 번째, 혼나는 것도 내성이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제가 제일 고쳐야 할 부분입니다. 말을 조리 있게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하려다 보니 길고 장황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생각해서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훈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시간이 지나치게 늘어지면 좋은 것은 없으니까요.


네 번째, 아이가 잘못했다면 육체적인 벌이 아닌 강력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 낫습니다. 잘못에 대해서 아이에게 책임을 지운다는 것은 체벌보다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도 이런 방식을 권장하며 권리나 보상을 박탈하는 방식이 적당하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 아이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적당히 갖게 해 줍니다. 생각하는 의자가 효과가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합니다만 아이가 스스로 5분 정도 조용한 상황에서 차분히 시간을 갖고 자신의 감정도 가라앉히고 자신이 한 행동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시도해볼 만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훈육이 끝나고 난 뒤에는 아이를 차분히 달래주고 아이의 말도 들어주며 안아줍니다. 혼날 짓을 하긴 했지만 아이 역시 억울하거나 항변할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에 대해서 혼만 나고 속상했던 부분을 보듬어줄 시간을 부모가 가져주지 않는다면 자칫 아이는 반항심을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혼내고 난 뒤 마지막으로 지금 상황은 행동에 대해서 혼난 것이며 아빠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로 달래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 경기를 망쳤다면 그건 감독에게 제일 큰 책임

지난 2020년 10월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충격적인 경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었던 리버풀(선수 연봉 총액 약 1,800억 원)이 17위였던 아스톤 빌라(선수 연봉 총액 약 400억 원)라는 팀에게 2-7의 대패를 당한 것이죠. 팀 역사 5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수많은 매체에서 대서특필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제가 놀랐던 것은 참담하고 치욕적인 결과에도 감정이 격앙되지 않고 차분하게 임했던 감독의 인터뷰였습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오늘 결과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가 분노할 필요가 있을까요? 오늘 경기에서 다른 선수를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모두 자기 자신을 탓할 것입니다.”


감독은 팀에서 선수들을 이끄는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경기에서 본인의 계획대로 척척 움직여주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면 화를 냅니다. 경기 결과가 나쁘면 선수 탓을 하고 심한 경우엔 대놓고 욕설을 하기도 합니다. 최악의 감독들은 선수들을 때리기까지도 하죠.

 

우리는 아이라는 선수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어떤 감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나요?

프로스포츠는 스타 선수 한두 명으로 인해 경기가 좌우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감독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는 것을 비롯해 상대방에 맞춘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는 것이 감독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략들을 활용해 경기에 이기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자 목표지만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 하더라도 선수 대신 경기를 뛸 수는 없습니다.


부모 역시 감독처럼 인생이라는 경기에서 아이를 지도하고 끌어주는 사람입니다. 감독과 마찬가지로 아이 대신 부모가 인생을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부모는 자신의 철학과 노하우를 아이에게 전수함으로써 최상의 결과를 끌어내려고 합니다.



문제는 모든 일이 내 마음 같지 않기에 부모가 원하는 결과를 아이가 항상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열심히 지도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고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 탓을 할 수는 없으며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마음과 달리 입에서는 이런 말들이 빛의 속도로 발사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분명히 그만하라고 그랬지?, 진짜 한번 혼나 볼래?, 도대체 몇 번 말해야 알아들어?”라고 말이죠. 이런 모습은 선수를 제대로 지도하지는 않고 선수 탓만 하는 감독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아이가 보이는 문제행동의 원인은 대부분 부모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여느 부모들처럼 잘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화를 자주 냅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화낸 것을 자책하며 돌이켜보면 아이가 한 잘못은 부모인 제가 평소 차분한 상태에서 좀 더 알려주고 신경 써주지 못한 잘못이 더 크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결국 우리는 아이 앞에서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고 혼낼 용기가 없기에 자신의 분신과도 다름없는 아이를 혼내는 잘못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 애착에 너무 집중하다 규칙을 가르칠 기회를 날릴지도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며 애착을 형성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정도가 지나쳐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하고 희생하는 것은 분명히 아이의 올바른 인격 형성에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이겨낼 기회를 배울 수도 없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생각보다 이런 부분을 간과하다가 아이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영유아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그런 경우입니다.

 

무슨 일이든 첫 단추가 중요합니다.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걸까요? 아이와의 주도권 다툼은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되돌리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부모의 명확한 기준과 일관성 있는 훈육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수연의 아기 발달 클리닉』의 저자인 김수연 박사 역시 올바른 훈육은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며, 훈육이 잘된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말했습니다.

 

아이와의 갈등에서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바로 규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규칙은 밖에서 지켜야 할 공중도덕이 될 수도 있고 집에서 지켜야 할 생활습관인 경우도 있습니다. 대개 아이를 너무 속박하면 창의력이 없어지고 틀에 박힌 사고를 하게 될 거라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아이를 좀 더 자유롭게 키워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아이가 사람들이 많은 식당에서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지 않고 뛰어다니지 않아야 하는 것은 최소한으로 지켜야 하는 기본예절입니다. 그와 더불어 집에서도 정해진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잠을 잔다든지 밥 먹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등의 생활방식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규칙들은 아이들을 옭아매기보다는 오히려 바른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합니다.      



◇ 아이와의 기싸움에 이기는 법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를 이기려고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이의 몸이 커지는 만큼 자아도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끔 못 이기는 척 져주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지만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대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단호해야 할 때는 마음이 약해져서 아이에게 부탁이나 협상을 하지 말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딱 부러지게 말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호한 말투로 말하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엄격히 구분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역효과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항상 아이 본인에게만 선택권이 있는 것이 아니며 상황에 양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럴 필요가 있을 때는 부모가 시작부터 마음을 다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아이가 욕구나 불만을 강하게 표현할 때 아이의 이야기를 차분히 그리고 충분히 들어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트 같은 곳에서 갖고 싶은 물건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상황에 마주치는 경우는 아마 다들 있으실 겁니다. 아이가 흥분한다고 해서 부모가 덩달아 함께 흥분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집니다. 마음은 알아주되 솔직하게 사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거나 기분에 따라 대처하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도록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아이와의 유대관계를 평소에도 잘 쌓아두어야 합니다. 아이와 어딘가를 가기로 약속을 했는데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 일정이 바뀌어버리는 상황이 생겼다고 생각해보죠. 놀이공원이든, 영화관이든, 장난감 가게든 아이는 자신이 기대해왔던 상황이 취소되어버리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평소 아이와 정서적인 소통을 열심히 해왔다면 조금 더 수월히 난감한 처지에서 벗어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는 지나치게 겁을 주거나 거래를 한다든지 사정하는 식으로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들은 아이를 짧은 시간 내에 통제하기 위해 대부분 이렇게 하고는 합니다. 이런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이가 곧바로 수긍한다면 좋겠지만 되려 부모에 대한 반항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아이의 욕구는 인정해주되 끌려다니지는 마세요

아이들이 조금씩 머리와 생각이 자라기 시작하면 부모는 기대합니다. ‘이제 이성적인 대화가 되겠는걸?’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웬걸요? 꼬박꼬박 말대답은 기본이요, 상처를 주는 말은 너무나도 쉽게 하며, 말로 부모를 이기려고 듭니다. 서로 존중해주며 아름답게 키워나가는 애착관계를 기대했거늘 울컥하게 만드는 말과 행동이 늘어만 갑니다. 막무가내로 드러눕고 떼쓰는 것은 줄지만 말대답과 반항이 늘어나면서 부모와의 본격적인 기싸움이 시작됩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부모와 자녀가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유대인들의 교육방식은 굉장히 바람직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일상생활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습니다. 다음 날의 일정이 있는데 밤늦은 시간까지 마냥 놀게 할 수도 없고 어른들이 먹는 음식이나 술을 먹게 할 수도 없습니다. 통제하는 것들이 많아지면 아이에게는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단순하게 “너는 아직 어려서 안 돼!”라는 간단명료하기 그지없는 강압적인 답변으로는 아이를 설득하기 쉽지 않습니다. 갈등은 이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못 하게 하고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게 하는 상황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의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입니다. 간혹 아이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을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정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수긍하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어른과 아이의 세계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가 가지고 있는 욕구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아이를 위해서 결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녀의 요구를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아이는 좌절감을 느껴 부모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것조차 않는 무기력한 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아이의 요구사항을 절충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아이는 새로운 경험을 시작하거나 환경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며 무조건 저항하기도 합니다. 아이 친구 집에 초대받아서 가려고 했는데 아이가 갑자기 가기 싫다고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날씨가 추워졌는데 옷을 계속 따뜻하게 입지 않겠다고 우길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의 대부분은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할 것입니다. 아이를 존중해주자니 어떤 결과를 낳을지 뻔히 보이기 때문이죠. 시간이 부족하고 마음이 급하더라도 아이에게 차분하게 그 행동으로 인해 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아이가 바로 우리의 뜻을 알아들으면 물론 좋겠지만 한 번 만에 아이가 완벽하게 알아듣고 달라지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 아이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주고 부모의 의견도 전달하며 대화를 나눠보세요. 그렇게 한다면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억지로 시키는 것보다는 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떼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하는 일종의 표현 방법입니다. 기본적으로 아이가 느끼는 불만의 감정을 부모가 먼저 알고 공감해준 뒤 그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감정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다면 조금 더 아이의 표현 방법이 성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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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03 13: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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