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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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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행복’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도 강해진 사회입니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더 많은 것들이 갖춰져 있고, 사회적으로도 안정된 지금, 자신에 대한 탐구에 이어 자연적으로 ‘행복’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심리학계에서는 ‘긍정심리학’이 하나의 분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긍정심리학에서 행복을 측정할 때 자주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는 ‘안녕감’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방어기제’와 ‘긍정적 착각’은 이 안녕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방어기제란?



우리는 흔히 방어기제라고 하면, 왠지 줄여야 할 것만 같고, 현실에서 도피하게 만드는 나쁜 것처럼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방어기제는 우리가 나쁘다고 인식해야 할 존재는 아닙니다. 방어기제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는데, ‘나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적응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부적응적이고, 역기능적인, 미성숙한 방어기제도 존재하지만, 어떤 점에서 방어기제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



방어기제유형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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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방어기제의 유형에 대해 간단하게만 언급하겠습니다. 한국판 방어기제유형 척도(Korean Version of Defense Style Questionnaire, K-DSQ)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방어기제는 성숙성의 정도에 따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적응적 방어기제유형’은 내적 충동과 욕구를 건설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유머, 승화, 전능, 부정의 4가지 방어기제가 이 유형에 속합니다. ‘미성숙한 방어기제유형’은 충동과 욕구를 미성숙하게 해결하는 방어기제로, 행동화, 투사, 분리, 공상, 수동-공격, 소비의 6가지를 포함합니다. ‘자기 억제적 방어기제유형’은 갈등과 충동을 자주 참거나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억제, 철수, 취소, 반동형성의 4가지 방어기제가 이 유형에 속합니다. 마지막으로, ‘갈등 회피적 방어기제유형’에는 체념과 격리의 2가지가 해당하고, 부정적 감정을 회피하는 유형입니다. ‘적응적 방어기제’는 성숙한 유형으로, 다른 세 가지 방어기제는 부적응적인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어떤 방어기제를 사용하는지는 아주 중요합니다. 청소년기에 어떤 수준의 방어기제유형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스트레스, 불안, 자의식, 적응 수준이 영향을 받고, 이는 장기적으로 심리사회적 성숙도와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낙관성과 안녕감은 ‘적응적 방어기제’와 정적인 상관을 가지며, 적응적 방어기제를 사용하면 청소년기의 안녕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긍정적 착각, 말 그대로 '긍정적인'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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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이란 말도 ‘방어기제’처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착각에는 또 다른 얼굴이 있습니다. ‘긍정적 착각(positive illusion)’이란 사람들이 자신에게 위협적 상황이나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할 때 긍정적으로 왜곡된 신념을 가지는 현상입니다. 자기고양 편향, 과장된 통제감, 그리고 비현실적 낙관주의가 긍정적 착각의 구성요소입니다. 즉,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믿고, 자신에게 주변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기도 하며, 타인의 미래보다 자신의 미래를 더욱 낙관적으로 예견하는 경향성을 가지는 것이 긍정적 착각입니다. 구체적인 근거 없이 ‘이번 시험은 잘 볼 거야’와 같은 믿음도 긍정적 착각에 해당할 수 있겠죠.


어떤 부분에서는 흔히 아는 방어기제 중 하나인 ‘합리화’와 연관된 것처럼 보이는 이 ‘긍정적 착각’은, 직설적으로 말하면 진실을 왜곡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뇌는 착각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구별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착각이 아니게 되지요. 그렇기에 착각은 더 강력한 힘을 갖는 것입니다. 다양한 연구들은 이런 ‘긍정적 착각’이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이야기하고, 더불어 자기존중감, 과업 수준, 긍정정서 등 정신건강에 있어 전반적으로 유익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중요한 건, ‘자신에 대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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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적 방어기제, 즉, 자신에 대한 전능감과 승화, 유머 등을 잘 활용한다면, 어려움이 닥친 순간에도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려는 노력을 지속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융통성 있는 대처 행동도 가능하게 됩니다. 한편, 긍정적 착각 또한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긍정적 착각을 통해서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와 소망적인 사고가 가능하게 됩니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적응적 방어기제와 긍정적 착각의 공통점은 ‘믿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믿음을 기반으로 한 방어기제이기 때문에, 혹은 이 방어기제를 사용하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촉발되기 때문에 적응적인 것입니다. 또, 나에 대한 믿음에 기반한 착각이기 때문에 긍정적 착각인 것입니다. 중요한 건, 자신에 대한 믿음 아닐까요?



착각은 금물?



물론 긍정적 착각은 착각이니만큼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과하게 된다면 미성숙한 방어기제나 자기 억제형 방어기제와의 연관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긍정적 착각의 촉진과 더불어 부정적 욕구를 현실에 용인되는 방식으로 승화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등을 통해 긍정적 착각을 건설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 단단한 자아가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적응적 방어기제와 긍정적 착각을 건설적으로 활용해, 더 높은 안녕감을 경험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방어기제도, 착각도, 금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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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최혜림(Hye-lim Choi);김진영(Jin-young Kim). (2018). 청소년의 낙관성과 안녕감의 관계에서 방어기제유형의 조절효과. 한국심리치료학회지, 10(1), 27-48.

송미경, 이소진. (2013). 대학생의 긍정적 착각, 방어기제 및 스트레스 대처방식의 관계. 한국심리학회지:일반, 32(1), 177-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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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24 20:27:35
  • 수정 2022-12-24 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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