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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하영]


‘통상적으로 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거나, 상대방의 의견은 항상 틀리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상대가 원하지 않는 조언을 강요하는, 나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 말’


당신은 이 문장을 보면서 떠오른 단어가 있는가? 떠오르지 않았다면, 하나의 사례를 더 제시하겠다.


@pixabay

첫 직장에 입사한 26살 A씨는 건강을 위해 식단관리를 하고 있다. 그렇기에 회사 점심시간에는 혼자 휴게실에 가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먹게 되었다. 반면 A씨가 소속된 팀의 팀장인 B씨. B씨는 점심시간에 팀원들이 함께 식사하는 것이 조직의 단합을 높이는 중요한 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는 새롭게 들어온 A씨의 행동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회사 내 점심시간에 생긴 이 사례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와 기성세대 간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B씨를, 젊은이들의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부를 수도 있다.


이제, 글의 첫 화두에 제시한 단어가 떠오르는가? 


바로 ‘꼰대’이다.



세대 간 갈등의 프레임을 만드는 말


‘기성세대’들이 다음 세대를 위한 조언의 말을 건네지만, 요즘 시대에 MZ세대들은 그 말들은 더 이상 조언이 아닌 ‘꼰대 같은 말’이라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러한 말과 태도를 지닌 이들은 ‘꼰대’라고 칭해진다. 전문가들은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나 때는 말이야’가 때로는 자연스러운 심리적 현상에서 출발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꼰대'에 담긴 '회고 절정'


꼰대를 설명할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은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에 있다. ‘회고 절정’이란, 노인들에게 전 생애에 대한 자서전적 기억을 회고하게 하였을 때, 청소년기에서 초기 성인기의 기억이 가장 많이 회고되는 현상으로, 인간의 핵심적 기억과 생애의 중심이 초기 성인기에 무게가 쏠려있다는 뜻이다.


한 논문에서는 어쩌면 대다수의 사람은 올챙이 시절 생각 못 하는 개구리 신세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며 ‘꼰대’를 표현했다. 이 표현에서 올챙이 시절은 자신의 삶을 회고할 때 핵심적 부분을 뜻하는 것이며, 개구리는 회고하는 현재의 자아를 뜻하는 것이다. 즉 개구리인 기성세대가 현재의 올챙이인 MZ세대를 보며 자신의 올챙이 시절과 비교하며 시작되는 현상이 꼰대이다.


회고 절정 효과는 심리적 현상으로서, 인간이라면 자연스레 인생을 돌아보게 되며 자아를 본격적으로 형성해나간 초기 성인기의 올챙이 시절을 중심적으로 떠올리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마음속 소용돌이를 근거로 본인보다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게, 자신의 어렸을 적 경험에 비추어 끊임없이 조언하게 된다는 것. 자신이 어렸을 적에, 사회 초년생이던 시절에, 막 성인이 되었던 시절의 기억들은 이미 두뇌 속에 단단히 자리 잡은 핵심 기억이기 때문이다. 그 핵심 기억의 뿌리는 깊고 단단하여, 감히 뽑을 수도 잘라낼 수도 없다.


pixabay


개구리와 올챙이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할 때


그렇다면, 회고 절정이 작동하는 인간의 마음의 시스템을 어떻게 조절해 세대 간의 갈등을 줄여야 할까.


필자는 두 세대 모두에게 새롭게 필요한 자세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기성세대의 경우, 자신의 올챙이 시절에 대한 추억과 함께 끊임없는 성찰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개리 마커스는 자신의 저서 ‘클루지’에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말했다. 자신의 올챙이 시절이 늘 빛났던 시절의 기억일 수도 있지만, 그 속에는 많은 빈틈과 실수 역시 존재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세대의 올챙이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자신의 시절을 돌아볼 줄 알고 한 발짝 물러설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한다.


반대로 MZ세대 역시 기성세대의 말과 태도가 ‘회고 절정’이라는 심리적 태도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언젠가 MZ세대 역시 그 나이 때에 도달할 것이며,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태도를 먼 훗날에 자신도 지닐 수 있다는 역지사지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자신의 마음의 작동을 마음대로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고 절정’에 대한 이해와 서로 간의 이해가 만나, 더 이상 ‘꼰대’가 세대 갈등의 프레임으로 사용되지 않는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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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성윤. (2016). 꼰대의 이유. 오늘의 문예비평, (), 231-246.

곽호완. (2008). 실험심리학용어사전. 시그마프레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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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31 17:54:41
  • 수정 2023-04-10 21: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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