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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위트 홈,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 소설 <홈스위트홈>으로 보는 집의 의미
  • 기사등록 2023-04-08 20: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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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조수아 ]



우리는 흔히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혹은 신체적으로 지치고 휴식을 필요로 할 때,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때 떠오르는 각자의 집은 어디일까? 누군가는 가족이 반겨주는 따뜻하고 안온한 공간, 누군가는 나만의 취향이 묻어 있는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을 떠올릴 것이다. 또 누군가는 하나의 정착된 공간으로서의 집이 아닌, 단순히 내가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곳, 혹은 그러한 의미를 갖는 또 다른 공간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삶에 있어서 집의 의미는 무엇이며,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



소설 '홈 스위트 홈'에서 구현된 집의 의미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최진영 작가의 소설 <홈 스위트 홈>은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위로와 그 특별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 속 화자는 암 투병 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지속된 항암치료와 재발의 반복으로, 그녀는 병원에 있기보다는 전부터 기억 속에 있던 ‘집’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자신만의 집을 가꾸기로 한다.

 

병원에서 계속 항암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딸의 결단에 그녀의 엄마는 딸과 함께 폐가를 보러 다니면서도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한다. 이에 병원보다 집에서 죽고 싶다는 주인공의 말에,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는데 왜 죽을 생각부터 하느냐며 그녀를 다그친다. 그러자 주인공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살 수 있다는 생각만 하다가 죽고 싶진 않단 말이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는 거야. (중략) 나는 나을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더 행복해질 수는 있어.” 

 

이 같은 주인공의 말은 ‘집’이라는 공간이 그녀에게 있어서 통증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병원보다도 더 큰 위로와 안식을 주는 특별한 의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확실한 행복’에 그녀는 큰 가치를 둔다.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집을 만들기 위해 폐가를 구하고, 그곳을 자기만의 손길로 정성껏 가꾼다. 그녀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천국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나의 천국은 다음과 같은 것. 여름날 땀 흘린 뒤 시원한 찬물 샤워. 겨울날 따뜻한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바라보는 밤하늘. 잠에서 깨었을 때 당신과 맞잡은 손. ·····.”

 

이러한 것들은 그녀만의 천국은 아닐 것이다. ‘집에 가면 따뜻한 밥을 먹어야지.’, ‘집에 가면 찬물로 샤워를 하고 시원한 과일을 먹자.’ 우리는 하루에도 끊임없이 집으로 돌아가 무엇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버텨내곤 한다. 어쩌면 이러한 일들은 ‘집’이라는 공간이 우리에게 주는 천국일지도 모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집을 짓는 행위를 ‘인간에게 쉼과 행복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집은 인간 삶의 근본을 이루는 것일 수 있다. 다수 현대인의 하루를 보면, 아침이면 나와서 하루를 보내고, 밤이면 다시 돌아가는 순환의 삶을 살아간다. 이는 곧 하루를 마무리 짓고 ‘돌아갈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은 하루하루를 치열하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인간에게 그 존재 자체만으로 위로를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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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최진영, (2023), 홈 스위트 홈(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2023년), 문학사상.

고성호.(2020).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시 생각해보는 집의 의미 -.한국주거학회지,15(2),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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