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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 중독된 것들… 답은 나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대하기
  • 기사등록 2023-09-11 08: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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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서윤 ]



오히려 스마트폰 없던 시절이 좋았다고, 우리가 골목을 뛰어놀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고, 배를 곯지 않으며 원하는 물건은 구매하고 바로 받을 수 있는 시대인데 사람들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궁금해진다. 물질적으로는 채워졌지만, 마음은 공허해진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필요 이상으로 원하고 넘치게 사는 현재의 모습으로부터 문제는 시작된다.

 

잠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떠올려 본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먹는 달콤한 디저트, 매일 보는 뉴스나 한 번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사용하는 미디어의 콘텐츠와 SNS,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마약, 사고 싶은 제품을 홀린 듯 구매하는 인터넷 쇼핑, 게임 등… 생각해 보면 현대인들은 자신이 꽂힌 무언가에 중독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전에 과도한 공부로 피곤함을 느낄 때 인터넷 소설에 빠져 자주 읽었던 기억이 있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매주 일정한 시간에 올라왔던 소설들의 구성은 비슷하다. 남녀 주인공이 만나고 좋아하다가 헤어지는 과정이 나오는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이 들어가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보기에는 그리 좋지 않았던 글이다.




고통을 피하는 사람들



애나 렘키의 저서 『도파민네이션』에서는 ‘1990년과 2017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중독으로 사망한 인구는 모든 연령 집단에서 증가했고, 그렇게 사망한 인구 중 절반 이상이 50세 미만이다.’라고 밝히며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인생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다. 행복 추구와 함께해야 하는 일은 일정한 고통을 느끼고 마주하는 용감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관련된 육아 예능이나 서적, 강연에 관한 접근장벽이 낮아지면서 아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양육법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과정에서 드는 의문은 무조건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두는 게 과연 옳은가에 대한 점이다. 예전에는 ‘아이는 강하게 키워야 한다’라는 말이 있었고, 훈육을 통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단호함을 중시했다. 요즘에도 관련된 방법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아이를 약하고 부러지기 쉬운 대상으로 바라보고 대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아이부터 그렇게 자라난 어른까지, 견딜 수 있는 힘든 일을 조금씩 해보는 게 필요한데도 말이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아이보다, 세상의 변화를 마주하며 나의 한계를 깨기 위해 도전하고 경험하려는 한 아이는 삶에서 겪는 고난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 믿는다.




중독으로부터 회복하는 방법… ‘잠시 쉬고, 솔직함을 행동으로 옮기기’




중독된 대상으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 무의식적, 의식적으로 하는 일들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지난 8월에 적은 일기를 잠시 들여다보았다. 궂은 날씨가 아니라면 필자는 밖에 나가 산책을 즐기곤 한다. 그때는 간간이 풀벌레와 매미 소리가 들려오던 한여름의 밤이었다.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고, 습하고 더운 여름 날씨에도 변화하는 구름의 모양을 바라보면 부산했던 내면은 정돈되고 포근해진다. 한 논문에 의하면, 운동은 기분을 좋게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도파민, 세로토닌, 엔도르핀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앞서 제시한 책의 저자는 운동이 ‘약물에 중독될 가능성을 낮춘다’라고 말한다. 관련된 실험에서는 6주의 기간 동안 쥐들에게 쳇바퀴를 돌리도록 하고 코카인을 투여했는데, 운동하지 않은 쥐들보다 운동한 쥐들이 자제력을 통해 코카인 사용을 억제했다고 한다. 나아가 저자는 도파민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운동하지 않고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방향을 바꾸어 나만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본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상은 그런 활동 중 하나이다. 손가락 마디로 건반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눌러보면 깊이를 달리하여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고, 하나의 곡 안에서도 다른 분위기를 살리며 연주하는 재미가 있다. 여러분도 자신이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잔잔한 취미를 한 가지씩 만들어 보기를 바란다. 

 

누군가와 마주 보며 대화하는 일도 나에게는 작은 선물과 같다. 일과 중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는 것은 스스로 집중하고 돌아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자신만의 세계와 사고에 갇히는 경우도 있기에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이들뿐만 아니라 다르지만 배울 점이 있는 사람과 만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을 쏟고 움직인다. 예전의 나처럼 누군가에게는 가게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는 일,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어려울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일수록 직접 부딪혀 보아야 한다. 실제로 해보면 “별거 아니잖아.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네.”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말인데, 즉 도전하는 활동이 지나치게 고통스럽지는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대화할 때는 ‘나’라는 사람을 진솔하게 드러내기를 추천한다. 『도파민네이션』에서 소개한 스탠퍼드대학의 신경과학자들이 수행한 한 연구에서는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친밀함은 그 자체가 도파민의 원천이다. 타인과의 사랑, 엄마와 자식 간의 유대감 등과 관련이 있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뇌의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 분비 뉴런에 있는 수용기들을 옭아매고, 보상-회로관을 강화한다. 간단히 말해 옥시토신은 뇌의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바라보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은 다른 이의 공감과 따뜻함을 불러일으키고, 스스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는 데 일조할 것이다.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생각했으면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 지금까지 걸어온 삶에서 얻은 교훈 중 하나이다. 무언가에 중독되었다고 느끼는 당신께 이번 기회로 도파민을 제대로 알고 자신의 쾌락과 고통을 관리하는 여정에 함께하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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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한국의 청년들, 정신건강의 위기






참고문헌

예나 렘키. (2022). 도파민네이션. 흐름출판

B. K. Pedersen and B. Saltin. “Exercise as Medicine – Evidence for Prescribing Exercise as Therapy in 26 Different Chronic Diseases,” Dopamine_ 9781524746728_r1 .indd 252 4/16/21/ 5:31 AMNOTES 253 Scandinavian Journal of medicine and Science in Sports 25, no. S3 (2015): 1-72.

Lin W. hung. Sophie Neuner, Jai S. Polepalli, Kevin T. Beier, Mathew Wright, Jessica J, Walsh, Eastman M. Lewis, et, al., “Gating of Social Reward by Oxytocin in the Ventral Tegmental Area,” Science 357, no. 6458 (2017): 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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