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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채수민 ]





피부 벗기기 장애



피부 벗기기 장애 혹은 피부 뜯기 장애라고 하며, 영어로는 Excoriation (Skin-Picking) Disorder라고 한다. 미국 정신의학협회에서 출판하는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5에서는 강박 장애 및 관련 장애의 하위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피부 벗기기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반복적으로 자신 혹은 타인의 피부를 뜯는다. 뜯는 부위는 매우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얼굴, 손, 손가락, 발을 뜯는다. 그 외에도 팔과 다리를 비롯한 신체 여러 부위에서 피부를 뜯는 행위가 나타날 수 있다. 피부를 뜯을 때 어느 부분을 뜯을지 신중하게 고르기도 하고 치아, 손가락, 족집게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피부를 벗겨 내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사람도 있지만, 무의식중에 피부를 뜯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외모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여 불만족의 표출로 피부를 뜯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피부를 뜯기 전에 긴장하거나 불안감을 느끼고, 그로 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피부를 벗긴다. 피부를 뜯은 후에는 만족감과 희열을 느낀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피부를 뜯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피부를 뜯기도 한다. 피부 벗기기 장애 환자는 벗겨진 피부나 피부를 뜯고 있는 행동을 다른 사람에게 들켰을 때 수치심을 느꼈던 경험이 있을 수 있고, 그래서 화장이나 옷으로 벗겨진 피부가 있는 신체 부위를 가리거나 그 부분을 보여주는 것을 회피할 수 있다. 또한, 환자는 피부를 잡아 뜯는 행동을 멈추려고 노력하였으나 실패하고 다시 피부를 뜯는 것이 반복되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이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에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다. 피부 벗기기 장애의 유병률은 약 1%~2%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병을 겪고 있다.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보통 만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신체 중심 반복 행동 장애



신체 중심 반복 행동 장애는 영어로 Body-Focused Repetitive Behavior Disorder라고 한다. DSM5에서는 강박 장애 및 관련 장애에 속해 있다. 피부를 뜯는 피부 벗기기 장애, 머리카락을 뽑는 발모광과 구분하여, 두 병과는 다른 신체적 행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때 신체 중심 반복 행동 장애로 판단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에서 출판하는 ICD(The 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 질병 및 관련 건강 문제의 국제 통계 분류)-11에서는 피부 벗기기 장애와 발모광을 신체 중심 반복 행동 장애의 하위 항목으로 분류한다. 신체 중심 반복 행동 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톱 깨물기가 있으며 그 외에도 입술 물기, 볼 안쪽 씹기 등이 있다. 피부 벗기기 장애와 유사하게, 외모에 의한 강박 때문에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긴장이나 불안을 주는 상황에서 감정을 완화하기 위해서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손톱 물어뜯기와 같은 반복적 행동을 한다. 피부 벗기기 장애를 겪은 환자들처럼, 신체 중심 반복 행동 장애 환자도 행동을 줄이거나 멈추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하는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치료하기



약물치료의 경우, 피부 벗기기 장애와 신체 중심 반복 행동 장애 모두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사용하기도 한다. 두 병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공존하는 경우가 많아서, 항우울제로도 쓰이는 이 약물을 사용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인지 치료에서는 자신이 반복적으로 피부를 벗기거나 신체를 물어뜯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런 행동이 일어난 이유를 분석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체 습관을 익히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예를 들면, 피부를 뜯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 손으로 마사지 볼을 쥐거나 뜨개질과 같이 양손을 움직여야 하는 일을 하도록 교육한다. 또한, 혐오치료로 행동을 교정하기도 한다. 손톱 위에 쓴맛 나는 약물을 발라서 입으로 물어 뜯으려는 것을 막는다.

 



치료해야 하는 이유



피부 벗기기 장애와 신체 중심 반복 행동 장애, 둘 다 처음에는 가벼운 수준의 불편감만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심해지면 흉터가 남거나 과도한 출혈이 생길 수 있고 패혈증과 같은 혈류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 심각한 손톱 변형이 일어나고 손톱 밑에 피가 나는 조갑하 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병을 앓고 있는 환자 중 다수가 강박장애, 우울증과 같은 다른 정신건강 장애를 앓고 있을 수가 있기 때문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안타까운 것은 이 병 때문에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사소한 습관으로 병원이나 상담실을 방문하는 것은 부끄러워서’ 혹은 ‘혼자서도 이 병을 극복하려고 했으나 계속 실패했기 때문에 전문가를 찾는다고 해서 뭔가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도 병원, 상담센터에 가길 바란다.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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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Christine Lochner, Annerine Roos, Dan J Stein. (2017). Excoriation (skin-picking) disorder: a systematic review of treatment options. Neuropsychiatric Disease and Treatment

Excoriation (Skin-Picking) Disorder [MSD manual professional version]. (2023) https://www.msdmanuals.com/en-kr/professional/psychiatric-disorders/obsessive-compulsive-and-related-disorders/excoriation-skin-picking-disorder?query=Excoriation%20(Skin-Picking)%20Disorder

Body-Focused Repetitive Behavior Disorder [MSD manual professional version]. (2023) https://www.msdmanuals.com/en-kr/professional/psychiatric-disorders/obsessive-compulsive-and-related-disorders/body-focused-repetitive-behavior-dis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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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9-19 15: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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