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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강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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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향수를 느끼곤 한다. 기숙사 침대에 홀로 누워 엄마의 따뜻한 집밥을 떠올리거나,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며 어린 시절 단짝친구와 소꿉놀이를 하던 기억을 회상하기도 한다. 



향수병의 유래


향수병은 17세기 후반 의학도인 요하네스 호퍼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스위스 용병들 사이에 퍼진 이상한 질병을 발견하게 되는데, 질병의 증상은 주로 피로감, 불면증, 불규칙한 심장박동 등이었다. 호퍼는 이 질병의 원인이 신체적인 문제가 아닌, 고향을 그리워하는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깨닫고 이것을 ‘향수병’이라고 명명했다. ‘향수’는 그리스어로 고향을 의미하는 단어인 ‘노스토스(nostos)’와 고통 또는 열망을 나타내는 ‘algos’를 합쳐 만들어졌다. 당시 의사들은 이 질병이 스위스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겼지만, 향후 전 세계에서 이주가 일어나면서 해당 증상이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도 발견됨에 따라 이것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고향을 오랫동안 떠나 있으면 누구나 이 질병에 걸릴 수 있었던 것이다.



향수병에 대한 시각의 변화


20세기 초반, 전문가들은 향수를 더 이상 신경 질환으로 보지 않고 우울증과 유사한 정신 질환으로 간주했다. 당시 심리학자들은 향수를 어린 시절을 놓아주기 어렵거나 심지어 태아 상태로 돌아가고 싶은 갈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이후 수십 년 동안 향수의 의미는 향수병을 나타내는 것에서 과거에 대한 일반적인 그리움으로 확장되었다. ‘기억’이라는 단어와 결합하면서 어떤 대상으로 인해 과거로 되돌아가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향수병은 심리학적 측면에서 일종의 애착이나 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고향이나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종종 집이 그립다고 말하는 이유와도 같다. 한 연구에서는 향수병을 외로움, 불안,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과 연관 짓기도 했다. 


향수병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은 보통 이에 관해 이야기할 때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 대해 죄책감, 우울함, 후회,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인 감정이 될 수도 있다.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병은 아니야


향수병은 상실감과 슬픔, 우울함 등을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 상태 일지라도 반드시 사람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 대신, 개개인의 소중한 경험과 주위 친구 및 가족과 공유한 가치 있는 경험을 떠올리게 해 심리적인 안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향수병을 유발하면 자신감과 소속감을 올려줄 뿐만 아니라 심리적 성장을 도와 더욱 자비롭게 행동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다시 말해, 향수병은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아닌 고통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치유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 자연스럽게 향수병이 생겨 고통이 줄어들고 심리적으로 안정된다고 한다. 미디어에서는 향수를 과거에 얽매이는 것처럼 표현하지만 사실 향수는 우리의 삶이 가치 있고 의미 있음을 잊지 않게 하며 자신감과 영감을 주는 감정이다. 미래에 마주칠 역경을 견뎌내고 우리를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게끔 만드는 것이다.



참고문헌

Clay Routledge. (2016). Why do we feel nostalgia. [TED Conferences] 

Retrieved from https://www.ted.com/talks/clay_routledge_why_do_we_feel_nostalgia?

휴먼리서치. (2018). 과거를 그리워하는 향수병이란?. [네이버 포스트]

Retrieved from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590855&memberNo=42999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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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29 16: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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