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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건우 ]



사진/=shutterstock


최근 한 종합 인터넷 언론사 기자는 지인 추천으로 챗GPT를 활용하여 기사 작성을 해보았다. 처음에는 꽤 그럴듯한 기사를 작성했다. 정보도 빠르게 나열되고, 문장도 매끄러웠다. 하지만 이내 그는 이 방법이 ‘기자답지 않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AI는 그저 여러 문서를 짜깁기해 줄 뿐, 진짜 취재를 통한 기사 작성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후배 기자에게 “취재 없이 ‘업계 관계자는 ~라고 말했다’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며 기사를 고쳐 쓰게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챗GPT가 취재도 하지 않고 아무런 확인 절차도 없이 “업계 관계자는~라고 말했다”는 문장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기자는 ‘확인하는 사람’이다.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닌, 사실 여부를 취재원을 통해 검증하고, 맥락과 의미를 더해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챗GPT는 방대한 문서를 분석하고 문장을 생성할 수 있지만, 전화 한 통, 현장 방문, 사람의 눈빛에서 얻는 정보는 결코 사람을 대신하지 못한다.


AI의 뉴스 생산이 점차 일상화되면서 ‘기자’라는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기자 정신’을 대신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는 AI와 인간 기자가 함께 뉴스를 만들어가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단순 뉴스는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다



국내 언론계는 AI 기사 작성이 실험 수준을 넘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안 쓰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연합뉴스는 2018년부터 ‘로봇 저널리즘’ 시스템을 도입해 프로야구·축구 경기 결과, 주식·환율 동향 등 정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기사를 자동으로 생산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역시 자체 알고리즘을 활용해 경제지표 중심의 데이터 뉴스를 자동 작성 중이며, 그 영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서울신문, 전자신문 등도 속보를 위한 AI 툴을 시험 도입해 일부 온라인 기사에 활용하고 있다.


한 편집 기자는 “단순 수치를 빠르게 전달하거나 형식이 정해진 반복성 높은 뉴스는 AI가 오히려 더 효율적”이라며 “일부 초안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뉴스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AI가 만든 뉴스와 기자가 만든 뉴스는 무엇이 다를까? AI가 만든 뉴스는 얼핏 보면 문장이 매끄럽고 오류도 없다. 하지만 읽고 나면 묘하게 텅 빈 느낌이 남는다. 정제된 문장 속에 이야기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한 취재 기자는 “현장에 나가보면, 숫자나 팩트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며 “현장의 공기, 사람들의 눈빛, 말투 같은 것들이 피부로 느껴진다. 그런 경험이 결국 기사의 감정을 만들고 방향을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AI는 통계를 분석하고, 정보를 배열하는 데 탁월하다. 하지만 그 정보가 지금 왜 중요한지, 그 정보가 사회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판단하는 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인간은 같은 수치를 보더라도 그 안에서 불균형을 짚어내고, 질문을 던지고, 누락된 맥락을 찾아낸다.


기자는 단순히 정보를 옮기는 사람이 아니다. 무엇이 뉴스가 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어떤 질문을 던져야 진실에 가까워지는지 고민하는 사람이다. ‘무엇을 보도할 것인가’라는 결정 자체도 이미 하나의 통찰이다.



인간 기자가 필요한 이유



AI는 과거를 모방할 수는 있어도, 미래를 직관적으로 꿰뚫거나 상상하는 능력은 없다. 반면 인간 기자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선을 제시할 수 있다. 이것이 기자가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사회의 해석자로 불리는 이유이다.


기자와 AI의 차이는 결국 ‘통찰력’으로 결정된다. 같은 사실을 보고도 누군가는 그 안에서 의문을 가지며 질문하고, 누군가는 그냥 지나친다. 이 작은 차이가 기사의 깊이를 결정짓는다. 뉴스는 정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해석이고 메시지다. 그래서 뉴스에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자는 끊임없이 묻는다. “왜 지금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이 질문 앞에 서 있는 존재, 그 사람이 바로 기자이다.



참고문헌

1) 뉴스투데이 [https://www.news2day.co.kr/]. (https://www.news2day.co.kr/article/20250612500195).

2) 연합뉴스 [https://www.yna.co.kr/]. (https://www.yna.co.kr/view/MYH20200428014300038).

3)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111021041).

4) 권영전. (2021-05-29). AI 기사가 언론의 업무 프로세스에 준 영향 연구. 한국언론정보학회 학술대회, 전남.

5) 김태균. (2023). 언론계 “생성 AI, 기사 무단 학습 중단하라”. 관훈저널, 65(4), 7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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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8-05 0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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