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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채수민 ]






투명하고 반짝거리는 것은 예쁘다?



필자는 소위 말하는 ‘예쁜 쓰레기’ 수집가이다. 이제까지 모은 ‘예쁜 쓰레기’ 중에는 펄이 들어가서 빛을 비추면 반짝거리는 유리 잉크병, 투명해서 내부까지 다 보이는 레진 장식품, 유리로 만든 오르골 등이 있다. 게다가 요즘에는 유튜브로 스테인드글라스 공예나 투명한 레진아트 영상을 챙겨본다. 왜 이런 것들에 끌리는지는 알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이 “그런 게 왜 좋아?”라고 물으면 “그냥 예쁘잖아.”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들도 예쁘다는 말에는 동의했지만, 돈을 주고 사서 모을 만큼은 아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까지 매혹하는,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사람이 갈망했던 것이 있다. 바로 보석이다. 진주나 옥처럼 불투명한 보석도 그것들만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처럼 투명한 보석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그 보석들에 빛을 비추면 다듬어진 보석의 면에 따라 빛이 굴절되면서 반짝거리는데, 그 모습은 사람들을 홀린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보석은 돌멩이일 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왜 고대 시대부터 지금까지 투명한 보석들이 사랑받고 있을까?




인간이 투명하고 반짝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인간이 투명하고 반짝이는 물체를 좋아하는 이유는 진화심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깨끗한 물은 인간에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물의 두 성질, 투명함과 그것이 태양 빛에 반사될 때의 반짝임을 본능적으로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카트리엔 미르트 박사와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를 둘로 나누어 한쪽에는 짠 크래커를 주었고 다른 한쪽에는 짠 크래커와 물을 함께 주었다. 그런 다음 광택지에 인쇄된 사진과 무광택지에 인쇄된 사진을 보여주며 선호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짠 크래커와 물을 함께 받은 참가자 군은 선호도가 각기 달랐지만 짠 크래커만 받은 참가자 군은 대체로 광택지에 인쇄된 사진이 더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광택은 수분을 연상시키고 물을 떠올리게 한다. 짠 크래커를 먹었기 때문에 갈증이 있는 상태에서, 광택지의 사진을 선택하는 것은 물이 필요한 상태가 광택을 선호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Do people have a thing for bling? Examining aesthetic preferences for shiny objects 실험 사진 

모든 조건이 같고 표면의 광택 정도만 다른 구리 막대 세 개가 있을 때 사람들은 거울 광택 처리된 구리 막대를 가장 선호한다. 변색된 구리 막대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여 예쁘지 않다고 평가했을 수 있다. 그러나 부드러운 질감으로 처리된 구리 막대와 거울 광택 처리된 구리 막대 중에서는 더 반짝거리는 구리 막대를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흥미롭다. 부드러움에 대한 선호보다도 광택, 즉 물에 대한 선호는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 높은 가치로 생각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학습에 의한 결과?



인간이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사회적인 학습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투명하게 빛나는 보석은 비싸고 희소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위 실험에서 거울 광택 나는 구리 막대는 그 광택을 내기 위해서 투입된 노동력과 시간이 다른 구리 막대에 비해서 더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선호한다고 여길 수도 있다. 투명한 유리 공예나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경험적으로 투명함과 반짝임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명하고 빛나는 물체를 보면 그렇게 만드는데 기울인 노력의 양을 생각하며 감탄하는 것일까?


투명함과 반짝임에 대한 인간의 선호는 사회화 이전 시기부터 나타난다. 4세~5세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산타클로스 사진을 광택지와 무광택지에 나누어 인쇄하고 선호도를 평가했을 때도, 많은 아이가 광택지에 인쇄된 산타클로스 사진을 좋아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성인과의 차이는 있었다. 산타클로스 대신 춤 전단지로 바꾸어 실험했을 때도 광택이 나는 춤 전단지가 더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4세~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했을 때 보다 더 많은 수가 광택에 대한 선호도를 보였다. 





필자는 이제 투명하고 반짝거리는 예쁜 쓰레기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누군가가 “그런 것을 왜 좋아해?”라고 물으면 “그냥 예뻐서.”가 아니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을 선호하는 본능에 의한 것이다.”라고 답할 수 있게 되었다. 여러분도 이 기사를 통해 다이아몬드와 같은 투명한 보석을 갖고 싶어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Meert, K., Pandelaere, M., & Patrick, V. M. (2014). Taking a shine to it: How the preference for glossy stems from an innate need for water.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Silvia, P. J., Christensen, A. P., Cotter, K. N., Jackson, T. A., Galyean, C. B., McCroskey, T. J., & Rasheed, A. Z. (2018). Do people have a thing for bling? Examining aesthetic preferences for shiny objects. Empirical Studies of the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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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9 14: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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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dy2032024-03-22 22:45:08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진화심리학과 사회적 학습의 관점에서 설명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카트리엔 미르트 박사의 연구를 제시한 점이 좋았습니다. 기사 내용만으로는 완벽하게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을 실제 실험과 함께 설명해주어 짧은 글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반짝임을 선호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왔다는 것을 알게되어 관련 연구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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