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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면, 다른 눈물: 감정 표현은 왜 다를까?



(출처=프리픽)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MBTI 대문자 F 같은 사람인 A는 작은 일에도 눈물을 글썽이며 감동을 표현한다. 반면 B는 같은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미소를 지을 뿐 A와 같은 감정 표현은 하지 않는다. 같은 장면, 다른 반응. 이런 상황 속 사람들은 A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B가 감사할 줄 모른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다른 예시도 있다. 로맨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주인공들이 서로의 사랑을 드디어 확인하는 장면이다. A는 코끝이 붉어질 만큼 울지만, B는 무표정하게 스크린을 바라본다. 이렇게 감정이 북받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침착한 사람도 있다.


정말 우리는 모두 같은 감정을 느끼는 걸까? 감정이 풍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감정의 중용'이란



먼저, 감정을 어느 정도로, 어떻게 느끼는 게 적절한지 답해주는 철학자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책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감정의 중용(Mesotes)에 대해 설명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 (Eudaimonia)이고, 이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탁월성 또는 덕(아레테, Arete)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 덕은 삶에서의 극단 사이에 중간상태인 중용에 의해서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감정은 억제되거나 과잉되면 안 되고, 한마디로 ‘적절한 때에, 적절한 대상에 대해, 적절한 이유로, 적절한 방식으로’ 느끼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너무 많은 용기로 인해 무모해지거나 너무 적은 용기로 인해 비겁해져서는 안 되며, 적절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 또 너무 관대하여 낭비를 실천해서는 안 되고, 너무 아껴 인색해서는 안 되며, 적당한 관대함으로 사람을 대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감정의 중용 상태이다.




감정 조절, 뇌 구조와 신경전달물질이 답하다



(출처=프리픽)

하지만, 현대의 신경과학 발전에 따라 사람들의 뇌를 분석한 결과, 감정을 느끼는 정도와 조절 능력은 개인의 뇌 구조 및 신경전달물질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등장했다.


첫 번째로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에 의하면, MAOA 유전자의 다형성에 따라 분노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 이 MAOA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분노하는 상황에서 편도채가 과활성화되는 상태를 보이고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로 인해 감정적 충동, 특히 분노 조절에 대한 개개인의 신경계 민감성 자체가 유전적으로 다를 수 있다고 밝혀진 것이다.


두 번째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와 독일의 라인란트팔츠 기술대학교 카이저슬라우테른-란다우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감정 조절 능력은 뇌의 집중 분석 결과에 따라 감정 조절에 대한 성향과 그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편도체를 집중 분석했을 때는 감정 조절 (ER, Emotional Regulation) 성향과 편도체의 반응에 관련이 있다. 그리고 뇌 전체를 분석한 결과로는 편도체의 활성화 정도가 실제로 감정을 얼마나 잘 조절했는지와도 관련되었다. 하지만, 각각 실험에 참여한 사람 모두 다른 정도의 편도체 활성화 정도를 보였다.




편도체와 전전두엽: 감정을 다스리는 뇌의 메커니즘



두 번째 실험에 이어,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에서 진행된 편도체와 전전두엽 간의 연결성이 어떻게 감정 조절 능력의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두 가지 뇌의 영역의 연결이 더 강하다는 것을 밝혔다.

위 그림은 신경끼리 소통하는 신경 말단의 시냅스(synapse)를 보여주고 있다. 신경전달물징(neurotransmitter)는 한 뉴런에서 다음 뉴런에게 전달된다. (출처=프리픽)

뇌의 구조적 차이도 있지만, 신경전달물질 중 감정에 영향을 주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s)를 처방하여 뉴런이 흡수할 수 있는 세로토닌양을 늘려 세로토닌의 역할인 기분 안정과 감정 조절이 더 잘되도록 한다.




'적당한 감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렇듯 우리의 뇌가 판단하는 감정의 “올바른 정도”가 개인마다 다르다. 그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적당한 감정’은 도대체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출처=프리픽)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감정의 중용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닐 수도 있다. 인간의 생물학적 차이를 고려하면 중용의 상태는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달라야 한다. 그러하여 진정한 덕은 개인의 신경적 특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맞는 중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하여 눈물 많은 A와 무표정의 B, 둘 다 자신의 중용에 맞는 감정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Cherry, K. (2023, October 19). How SSRIs compare to MAOIs. Verywell Mind. https://www.verywellmind.com/how-do-ssris-compare-to-maois-1066856


Lee, H., Heller, A. S., van Reekum, C. M., Nelson, B., & Davidson, R. J. (2012). Amygdala-prefrontal coupling underlies individual differences in emotion regulation. NeuroImage, 62(3), 1575–1581. https://doi.org/10.1016/j.neuroimage.2012.05.044


Morawetz, C., & Basten, U. (2024). Neural underpinnings of individual differences in emotion regulation: A systematic review. 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162, 105727. https://doi.org/10.1016/j.neubiorev.2024.105727


Thomas F. Denson, Carol Dobson-Stone, Richard Ronay, William von Hippel, Mark M. Schira; A Functional Polymorphism of the MAOA Gene Is Associated with Neural Responses to Induced Anger Control. J Cogn Neurosci 2014; 26 (7): 1418–1427. doi:https://doi.org/10.1162/jocn_a_00592


아리스토텔레스. (2013). 니코마코스 윤리학 (천병희 역). 숲. (원서 출판: 기원전 4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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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28 08: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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