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나A
[한국심리학신문=이유나A ]
현대 사회에서 가족, 연인, 친구, 혹은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일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한 공간에서 서로 다른 생활습관을 맞추며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수면패턴의 차이는 동거 생활 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갈등 요인 중 하나이다. 수면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이자,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실제로 수면방해는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우울감,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동거인의 수면패턴이 맞지 않을 때 겪는 어려움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일상과 건강, 인간관계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너는 아침형, 나는 저녁형: 충돌의 시작
수면패턴의 차이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 사람마다 유전, 연령, 환경 등에 따라 생체리듬(서카디언 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으로 나뉘기도 한다. 직업 특성상 교대근무를 하거나 학업·업무 등으로 인해 수면시간이 불규칙해지는 경우도 많아 이러한 환경적 요인 역시 동거인의 수면패턴 불일치에 영향을 미친다.
수면패턴이 다르면 생활 리듬이 자연스럽게 충돌한다. 예를 들어, 한 명이 밤 10시에 자고 다른 한 명이 새벽 2시까지 활동한다면, 늦게 자는 사람의 소음, 조명, 움직임이 일찍 자는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게 된 다. 반복적인 방해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만성적인 피로와 집중력 저하, 짜증, 우울감 등 다양한 부정 적 심리 반응을 유발한다.
동거인의 수면시간이 다르면, 한쪽이 잠든 시간에 다른 쪽이 활동을 하게 되어 TV, 컴퓨터, 휴대폰 사용 등으로 인해 상대방의 휴식권이 침해된다. 반복되는 사생활 침해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동거인 간의 신뢰와 존중에도 금이 갈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생활패턴이 다른 배우자나 룸메이트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자주 공유된다.
자는 게 죄는 아닌데… 왜 자꾸 미움받지?
수면부족은 단순히 피로감을 넘어 면역력 저하, 우울증, 불안장애, 비만,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 하루 6시간 이하의 수면을 지속하면 암 발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지고, 조기 사망률도 12% 증가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장애는 우울증, 불안, 기억력 저하, 대인관계 악화 등 다양한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억지로 생활리듬을 맞추려다 오히려 생체리듬이 더 흐트러져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반복적인 트러블은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고, 대화가 줄거나 서로를 피하게 되며, 결국 동거 관계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실제로 생활방식 차이(수면시간, 청결, 소비습관 등)는 동거 이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사랑하니까 각방 씁니다.
최근에는 수면패턴 차이로 인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수면 이혼’ 또는 각방살이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수면의학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숙면을 위해 파트너와 다른 방에서 잠을 자는 ‘수면 이혼’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분리 수면은 수면의 질을 보장해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오히려 관계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긍정적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서로의 생활패턴을 존중하고, 대화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각자 중요한 수면시간을 공유하고, 최소한의 방해만 주는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각자 방을 사용 하거나, 칸막이, 커튼 등을 활용해 공간을 분리하고, 이어폰·수면안대·무드등 등 수면보조용품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서로 조금씩 양보해 겹치는 시간을 늘리거나,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만 상대방의 패턴을 고려하는 등 현실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규칙적인 수면 스케줄 유지, 낮잠 자제, 카페인·알코올 섭취 줄이기, 전자기기 사용 자제, 취침 전 루틴 만들기 등 수면 위생 습관을 실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결론
수면패턴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면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자 건강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그 패턴이 맞지 않을 때 동거인은 신체적, 심리적, 관계적 측면에서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반복되는 수면방해는 건강 악화, 감정적 소진, 관계 파탄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한다면 이러한 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분리 수면 등 다양한 형태의 수면문화가 확산되며, 동거인의 수면패턴 차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건강한 동거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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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snuh.org/board/B003/view.do?bbs_no=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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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cmh.go.kr/ncmh/board/boardView.do?no=6587&fno=39&bn=newsView&menu_cd =02_06_01
3. BBC News 코리아. (2023.03.19). 수면의 계절성: 겨울에는 더 오래 자야 할까? BBC News 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features-64998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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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60114/964528
5. HiDoc. (2019.10.10). 잠이 부족하면 이기적으로 변한다? HiDoc 건강뉴스.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163
6. Blind. (2022.05.09). 남편 혹은 아내랑 생활 패턴이 다른 사람 있어? Blind 커뮤니티.
https://www.teamblind.com/kr/post/%EB%82%A8%ED%8E%B8-%ED%98%B9%EC%9D%80-%EC %95%84%EB%82%B4%EB%9E%91-%EC%83%9D%ED%99%9C-%ED%8C%A8%ED%84%B4%EC%9D %B4-%EB%8B%A4%EB%A5%B8-%EC%82%AC%EB%9E%8C-%EC%9E%88%EC%96%B4-LeqHFy24
7. 한겨레. (2023.12.08). ‘6시간 미만 수면’ 암 위험 높이지만… 한겨레 건강라이프.
https://www.hani.co.kr/arti/hanihealth/healthlife/1168422.html
8. 공유웨딩위키. (2024.01.23). 결혼 전 동거, 해야 할까? 공유웨딩위키.
https://gongysd.com/wedding-wiki/?bmode=view&idx=163706028
9. 경향신문. (2024.02.24). 부부는 한 이불을 덮어야 한다? ‘나 혼자 자는’ 커플이 말합니다.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402240600001
10. 닥터나우. (2023.06.14). 수면 패턴 변화로 인한 잠 부족, 어떻게 해결할까요? 닥터나우 건강상담.
https://doctornow.co.kr/content/qna/57cbd0bfd57945f3ad3f9f96024d9e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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