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서
[한국심리학신문=이윤서 ]
우울증 환자 매년 증가… 치료 방해하는 ‘낙인’ 극복 시급
최근 들어 우울증 환자가 매년 평균 7.6%씩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울증은 단순한 우울감을 넘어 무기력감, 낮은 자존감, 자기비하, 수면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며, 일상에서 즐거움이나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정신질환이다.
우울증은 뇌 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유전적 요인, 부정적 사고 경향 등 생물학적·심리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그러나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인간의 정신건강 문제 전반을 대변하지는 않으며, 사회 전반의 스트레스 증가와 정서적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낙인이론에 따르면,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질병 그 자체보다 더 큰 장애가 되어 환자들의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
김준호 대전 휴소아정신과의원 원장은 “우울증 환자의 대부분은 자기비난과 죄책감이 강해 타인을 공격하기보다는 스스로를 해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을 위험한 존재로 일반화하거나 낙인 찍는 것은 매우 위험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왜곡된 사회적 인식은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을 어렵게 만들며, 결국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인식 제고와 편견 해소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우울증 환자들이 차별 없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그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건강한 사회 통합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통해 편견을 넘어서는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편견을 넘어 함께 치유하는 사회 만들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구조와 치열한 경쟁, 불안정한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는 우리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장애의 1년 유병률은 남성 1.1%, 여성 2.4%, 전체적으로는 1.7%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가정신건강현황 보고서 2023’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사람들 중 전문의 상담을 받은 비율은 12.1%에 불과했으며, 이는 캐나다(46.5%)나 일본(20%)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이나 편견으로 인해 치료받는 것을 꺼리고 있음을 보여주며, 그 결과 정신건강 문제가 방치되고 악화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 대중 인식 개선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전우영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질환”이라며 “일부 증상이 있는 사람을 사회로부터 격리한다고 해서 공동체의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실질적인 지원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성을 높이는 일과 직결된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그 자체로 큰 사회적 부담이다. 치료를 미루거나 기피하게 되는 상황은 환자 개인의 삶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복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정신질환이 범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이 여러 통계로 입증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회는 환자들을 ‘위험한 존재’로 보는 시선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신질환은 결코 비정상이나 범죄가 아니다. 이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병이며, 조기 개입과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사회는 올바른 정보 제공, 인식 개선 교육, 차별 없는 치료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더불어 모든 시민이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회복할 수 있는 포용적이고 연대적인 공동체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정인선. (2025, 2월 13). ‘우울증’ 낙인 찍지 말아야… 정신질환 편견 심화 우려. 대전일보. https://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3177
황경진. (2025, 3월 25). 갑작스런 발작에 따가운 시선…‘정신병자’라는 낙인 지워야 [건강+]. 세계일보. https://segye.com/newsView/20250325506437
정광성. (2025, 3월 25). 숨기고 참는 당신의 우울증, 이제는 얘기하자. 의학신문.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5515
경은선. (2023). 언론보도 분석을 통한 우울증 진료 증가에 대한 언론의 영향 확인: 과연 정신병 낙인만이 문제일까?. 한국방송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자료집, 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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