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그는 떠났지만, 그 정신은 우리 안에 살아 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한국 천주교 공동체의 애도와 심리적 여정
  • 기사등록 2025-04-22 10:14:21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신용욱 ]


출처 : 연합뉴스

■ 프란치스코 교황, 시대의 양심이 떠나다

2025년 4월 21일, 바티칸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가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그는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권위주의를 거부하고 평범한 이들의 삶을 어루만진 ‘가난한 자의 벗’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개혁, 기후 위기 대응,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포용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오며, 종교 지도자 이상의 상징성을 지녔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방한해 유가족을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장면은 한국인들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가 생전에 내렸던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최 결정은 한국 천주교의 역사에서 잊히지 않을 기념비적 사건이다.


■ 서울 명동성당의 조문 행렬, 전국으로 번진 추모 물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대교구는 서울 명동성당 지하에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22일 오전 11시 정식 추모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조문객들은 삼삼오오 촛불을 들고 미사에 참석하며, ‘자비와 연민의 교황’을 기억했다.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우리 시대에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따뜻하게 전달하신 분”이라며, “그분의 가르침은 지금도 살아 있다”고 애도했다.


이뿐 아니라 수원·대전·광주·청주·부산 등 전국 교구들이 분향소를 마련하고 위령 미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각 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교리와 정신을 기리는 기도문과 평화의 예식을 통해 공동체적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 ‘공동체적 상실’로서의 선종, 신자들의 심리적 충격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은 단순히 종교 지도자의 죽음을 넘어, 신자들에게 정신적·정체성적 기반의 붕괴로 인식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공동체적 상실(Collective Loss)’이라 정의한다. 이는 국가적 재난, 전쟁, 상징 인물의 죽음처럼 개인의 정체성과 소속감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상실 경험이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많은 이들에게 '상징적 아버지상' 혹은 '영적 지도자'로 기능해왔다. 그의 부재는 신자들에게 혼란과 정체성 혼동, 일시적 신앙적 회의, 방향 상실 등의 심리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 애도 반응의 심리학: 감정의 흐름과 회복의 가능성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Elisabeth Kübler-Ross)의 ‘애도 5단계 이론(5 Stages of Grief)’은 이번 교황 선종과 같은 사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한다.


부정 – “그럴 리 없어, 아직 건강하셨잖아.”

분노 – “왜 하필 지금? 하느님은 왜 이런 선택을 하셨을까?”

타협 – “우리가 더 기도했더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우울 – “마음이 너무 공허해. 미사가 끝나도 눈물이 난다.”

수용 – “그분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야겠다.”


이러한 감정의 흐름은 각 신자의 개인사와 신앙심, 교황과의 정서적 연결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공동체적 미사, 분향, 기도모임, SNS 애도 글 등은 감정 표현과 정서 순화의 창구가 되며, ‘의례적 회복(ritual healing)’을 촉진한다.


■ 칼 융과 집단 무의식: 새로운 상징을 찾아가는 여정

심리학자 칼 융(Carl Jung)은 인간의 정신을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으로 나눴다. 종교 지도자, 왕, 영웅과 같은 인물은 집단 무의식 속 ‘자기(Self)’를 상징하며, 이들의 상실은 상징 구조의 붕괴를 의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죽음은 가톨릭 공동체가 의지하던 상징의 공백을 만들어냈으며, 이는 곧 새로운 정신적 지주를 찾고, 신앙의 본질을 성찰하는 내적 여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여정은 단지 상실의 슬픔을 넘어, 더 깊은 신앙과 공동체 연대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그는 떠났지만, 그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순히 종교적 지도자가 아닌, 시대의 양심으로서 우리 곁에 존재했다. 그의 선종은 전 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그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애도는 단지 눈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다. 애도는 기억하고, 실천하고, 계승하는 행동이다. 한국 천주교는 지금 그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자비와 사랑, 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는 여전히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고 있다.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0094
  • 기사등록 2025-04-22 10:14:2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