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우리들의 아름다운 트렌드 3: ‘나’관련 전문인, ‘나’입니다 - 자기 관리를 위한 셀프 전문가
  • 기사등록 2025-05-12 08:20:26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이창희 ]



(사진 출처: Footballwine)



"매일 아침 5시, 그는 영하의 온도로 가득 찬 얼음물에 얼굴을 담근 후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612만 팔로워를 거느린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애쉬튼 홀의 이런 일상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를 타고 명품을 두른 채 운동하는 그의 모습은 '남자들이 꿈꾸는 인생'이라는 타이틀로 소개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국내 트렌드 매거진 아이매거진, 뉴닉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의 콘텐츠가 실제로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는 화려한 외적 성공이 아닌, 자신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일상적 결단의 중요성이다.

 

자기 관리 트렌드


이 현상은 최근 몇 년간 Z세대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2022년부터 Z세대는 자기 계발, 자기 성장, 부지런한 삶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높여왔다. 불과 몇 년 전 욜로를 외치며 즉흥적 행복을 추구하던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코로나19 이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Z세대는 갓생이라는 이름 아래 삶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갓생 트렌드의 대표주자인 '미라클 모닝'은 단순히 일찍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아침 시간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접근법이다.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되기 2-3시간 전 기상해 독서, 운동, 필사와 같은 소소한 루틴으로 하루를 열면서, 생활 리듬을 정돈하고 일상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는다.

 

주목할 만한 점은 Z세대가 이제 단순한 실천을 넘어 각 영역에서 스스로 전문가가 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정신 건강 관리에서도 단순히 명상 앱을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뇌 과학 서적을 탐독하며 심리학적 전문 지식을 쌓는다. 외모 관리 역시 트렌디한 메이크업을 따라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퍼스널 컬러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전문 컨설팅에 과감히 투자하는 등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접근을 추구한다.

 


자기 결정성 이론



Z세대의 셀프 전문가 현상은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의 '자기 결정성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이론은 인간이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심리 욕구를 충족하려 한다고 본다. 이 개념은 Z세대의 자기 관리 열망을 정확히 설명한다.

 

불확실한 사회 속에서 Z세대는 자율성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삶의 통제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미라클 모닝은 하루의 시작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자율적 선택으로, 그들에게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이 된다. 또한 유능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페이지랩의 독서 속도 테스트로 자신의 독서 효율성을 높이거나, 오운완 챌린지로 신체 변화를 추적하고, 퍼스널 컬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성장을 가시적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관계성의 욕구 충족을 위해 자기 관리 활동을 SNS에 인증하고 공유함으로써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의 소속감과 연결을 경험한다.

 

과거에는 자기 계발이 주로 스펙 쌓기 같은 외재적 동기에 의해 추동되었다면, 오늘날 Z세대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성장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다. 처음에는 SNS 인증을 위해 시작한 활동이 점차 자신의 웰빙을 위한 소중한 과정으로 내면화되는 것이다. 이는 자기 결정성 이론이 설명하는 내재적 동기의 발달 과정과 일치한다.

 

이러한 현상은 불안정한 시대적 배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Z세대의 셀프 전문가 현상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불확실한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심리적 전략이다. 코로나19, 취업난, 주택난과 같은 외부 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강화된다. 스스로를 돌보고 관리하는 일은 예측 불가능한 외부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안전한 영역을 구축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함께 이루어지는 셀프 케어


(사진 출처: 중앙일보)


하지만 과도한 자기 관리는 역설적으로 '웰빙 번아웃'이라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룰루레몬의 2024년 웰빙 리포트에 따르면, 지나친 자기 관리와 웰빙 추구가 오히려 스트레스와 부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Z세대가 셀프 전문가가 되려는 열망이 강해질수록 완벽한 루틴에 대한 집착, 끊임없는 자기 발전에 대한 압박, 그리고 SNS에서 보이는 타인과의 비교는 심리적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번아웃이 오지 않게 막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 바로 함께하는 것이다. 

해당 리포트의 조사 결과, 타인과 좋은 유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웰빙 수준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6% 더 높았다. 특히 한국인 응답자 중 55%가 커뮤니티 기반 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었고, 이를 통해 개인의 웰빙 수준을 약 25% 향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Z세대의 오운완 챌린지, 미라클 모닝 그룹, 독서 모임과 같은 커뮤니티 활동은 이런 통계를 실천으로 옮기는 현명한 접근법이다. 혼자 하면 부담스러운 자기 관리도 함께할 때 즐거움으로 바뀌고, 혼자서는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목표도 공동체의 지지 속에서 지속 가능해진다. 결국 진정한 셀프 케어의 비결은 셀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가꾸는 아름다운 여정


(사진 출처: 중앙일보)


자기 관리를 위한 셀프 전문가 문화는 자신을 가꾸는 일이 단지 외적 성공이나 완벽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과 진정한 행복을 위한 여정임을 보여준다. 작은 루틴에서 시작해 전문적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은 불확실한 세상에서도 자신만의 중심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도전인 듯하다. 


우리는 Z세대의 이런 노력에서 더 나은 삶을 향한 진지한 탐색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자기 관리의 문화가 자기 착취나 경쟁이 아닌, 자기 이해와 공동체적 연대로 이어질 때, 그것은 진정 우리들의 아름다운 트렌드가 된다. 자신을 돌보는 법을 아는 이들이 모여 서로를 돌보는 세상,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꿈꾸고 만들어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여정이 아닐까!




우리들의 아름다운 트렌드 시리즈는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이 시리즈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마음은 계속되길 바란다. 세대 갈등이 심화되는 요즘, Z세대가 품고 있는 아름다운 가치와 노력을 이야기함으로써 세대 간의 간격을 조금이나마 좁혀보고자 했다.


앞으로도 그들의 다양한 트렌드를 단지 세대 차이로 여기기보다,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의미를 함께 공감하며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세대는 다르지만, 더 나은 삶을 향한 열망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김정도. (2025). ‘성공한 남자의 삶’ 피트니스 스타 애쉬튼 홀 인스타로 드러난 남다른 재력. Footballwine.
(https://www.footballwine.kr/news/articleView.html?idxno=271)

2) 서혜빈. (2024). ‘갓생’ 살려다 번아웃 한국인 55%, 이 활동으로 이겨냈다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0199)

3) 김지윤. (2024). 갓생에 진심인 MZ, 이제 욜로는 끝났다?. open.ads.

(https://openads.co.kr/content/contentDetail?contsId=13630)

4) 강지혜. (2024). Z세대는 이제 ‘갓생’에 반응하지 않는다 놓치면 안되는 요즘 셀프 케어 문화. 캐릿

(https://www.careet.net/1384)

5) 대학내일20대연구소. (2024). 10명 중 9명이 자기개발 중! Z세대 여가 시간 데이터

(https://www.20slab.org/Archives/38667)

6) 김상하. (2024). Z세대는 문해력이 부족하다? 알고 보면 자기개발에 진심. 주간동아

(https://weekly.donga.com/culture/article/all/11/4708366/1)

7) Richard M. Ryan & Edward L. Deci. (2018). Self-Determination Theory

Basic Psychological Needs in Motivation, Development, and Wellness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0102
  • 기사등록 2025-05-12 08:20:2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