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우
[한국심리학신문=이건우 ]
사진/=Producten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죽는 순간까지 우리의 모습을 완전히 볼 수 없다. 눈에 보이는 손가락과 팔, 발등, 무릎 등 신체의 일부분만 볼 수 있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을 상상할 뿐이다. 그렇기에 외출하기 전 거울을 보며 면도를 하고, 화장을 하고, 옷매무새를 확인한다. 다른 사람이 볼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스스로를 의식하는 것이다.
자신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자의식이라고 한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자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며 이러한 자의식은 우리 스스로를 검열하고 행동을 통제하기도 한다. 건강한 자의식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하고 정서가 성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러한 자의식이 과도하다면 어떨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고 자신을 통제하는 행위를 자의식 과잉이라고 부른다. 심리학계에서는 자의식에 관련된 감정 상태를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당혹감, 수치심, 죄책감, 자긍심이다.
예를 들자면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코가 가려워서 재채기를 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자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갈 상황이다. 하지만 자의식이 과도한 사람은 ‘재채기 소리가 너무 컸었던 것 같아. 사람들이 날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하겠지?’,‘맞은편에 앉아 있던 사람이 표정을 찡그린 것 같아. 기분이 나빴으면 어쩌지’ 같은 상상을 하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상상하며 수치심을 경험한다.
또 다른 예시로 길을 걷다 구걸하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된다면 일반적인 자의식을 가진 사람은 연민의 감정을 느낄 것이다. 혹은 별생각 없이 지나칠 수도 있다. 이후에 구걸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평범한 일상을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자의식이 과도한 사람의 경우에는 연민을 넘어선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내가 도움을 주지 못해 어쩌지’,‘내가 이 사람에게 연민을 느낄 자격이 있을까?’ 같이 구걸하고 있는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자신에게 죄책감을 가지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상황까지 상상하며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고 그 상상에 사로잡혀 하루를 보내게 된다.
수치심과 죄책감이 과도한 경우에는 가벼운 상황에서도 극도의 불안을 경험하고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악에는 불안과 우울로 인해 사회와의 접촉을 거부하고 고립되는 상황까지 만들어지게 된다.
자의식 과잉의 대표적인 사례들
사진/=tvN 유퀴즈
1. 타인의 시선에 대해 지나친 불안감을 가지며 걱정한다.
2. 실수나 비난에 대해 과도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3. 과도한 자기 비난으로 자존감을 낮춘다.
4. 지나친 불안감, 과도한 두려움, 낮아진 자존감으로 인해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려 사회생활이 어려워진다.
실제 많은 연예인이 자의식 과잉으로 인한 공황장애를 앓아 활동을 중단하기도 한다.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고 행동 하나하나가 기사화된다.
건강한 자의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의식 과잉/사진=나무위키
자극이 사라지면 사람은 예민해진다. 자극 수용체가 예민해져 작은 자극에도 과민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되도록 많은 자극을 받아들여서 작은 자극에 집중하지 않는 방법이 최우선이다.
다음은 다른 사람에게 보일 나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는 것이다. 모두가 나에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하철에서 한 재채기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갑자기 큰 소리가 나서 잠깐 쳐다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뿐이다. 어쩌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소리를 듣지 못해 내가 재채기한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다.
나의 가치는 다른 어떠한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돈이 많고 잘 생겼다고 해서 가치가 높아지지 않고, 돈이 없고 못생겼다고 해서 가치가 낮아지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나이다.
모두가 건강한 자의식을 갖고 사회 속에서 나답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1) 선주연, 신희천. (2013). 자의식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관계에서 자기-자비의 매개효과. 상담학연구, 14(5), 3183-3200.
2) 박소정. (2016). 자의식과 비합리적 신념이 커뮤니케이션 불안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서울.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dlrjsdnrht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