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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손혁 ]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착한 존재일까, 악한 존재일까? 아기가 방실방실 웃고 있으면 마냥 순수하고 착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기들의 울고불고 난리가 나면 엄마, 아빠 마음도 모르는 사악한 존재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인간의 본성은 물처럼 선하다고 이야기한 맹자와 인간은 악하고 배움으로 선해진다고 이야기한 순자의 이야기는 대표적인 철학적인 관점의 차이를 보여준다. 두 의견 중 어떤 것이 더욱 올바를까?

 

아기도 선악을 구별할 수 있다?

선악의 기준은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되는데, 공리주의나 칸트의 의무론, 상대주의 및 실존주의 등 다양한 관점에서 공통적인 이야기는 도덕 혹은 덕이라고 하는 개념이다. 도덕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를 의미하는데, ‘착해야 한다.’ 혹은 ‘법을 꼭 지켜야 한다.’ 등의 말들이 대표적인 도덕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과연 아기가 이런 말들을 알아들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생후 6~10개월 된 아기를 대상으로 한 예일대의 연구에서 한 인형이 다른 인형을 돕거나 방해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영아의 선택을 살폈다. 그 결과, 영아들은 도움을 주는 ‘착한’ 인형을 뚜렷이 선호했다. 아기가 성장해서 14개월이 된 영아를 대상으로 영남대학교에서 진행한 아동의 거짓말 유형에 이해의 연구에선 언어적 단서를 통해 행위자의 의도적 행동과 우연한 행동을 구별하며, 의도적 행동을 더 많이 모방하였다. 


Unsplash의Michael Guertin

 

아기의 성장 발달 과정상 아기에게 이야기하는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7개월이 지나면 간단한 몇 개의 단어, “안 돼.”와 같은 단어 몇 개는 이해하지만, 많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끽해야 자기 이름을 부르면 반응하는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아기가 어떻게 ‘착함’이라는 단어의 뜻을 이해하고 남을 돕는다는 것을 이해하여 그런 인형을 고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도덕적인 직관이 있다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위의 연구만을 가지고 판단하기엔 아기가 성선설인지 성악설인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Kelsey Lucca의 5.5개월에서 10.5개월 사이의 1,000명 이상의 영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놀랍게도, 영아들은 친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캐릭터에 대한 일관된 선호를 보이지 않았다. 10개월 미만의 영아들은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방해하는 사람 사이에서 선택이 균등하게 나뉘었으며, 전체적으로 49.34%의 영아만이 방해자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을 선호한 결과를 보였다. 위의 결과는 아기의 도덕적 직관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Unsplash의Helena Lopes


아기가 도덕을 배우는 시기

6~12개월이 된 아기가 언어로 된 도덕을 배우지는 못한다. 아직 도덕이란 개념이 머릿속에 있지도 않고, 메타인지 능력도 발전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도덕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12~17개월 영아들은 도움 행동을 평가할 때 행위자의 의도뿐 아니라 결과의 긍정성도 고려하는 연세대 연구가 있고, 이는 생후 12개월이 지난 영아들의 사회적 평가가 도덕적 판단의 초기 형태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저런 영아가 성장하여 3~4세의 집단에서는 물리적 결과를 바탕으로 “때리면 아프니깐 나쁘다.”와 같은 말들을 통해서 도덕성이 발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7~8세가 되면 관계적 맥락에서까지, “친구 사이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와 같은 관계를 맺으면서 생기는 도덕성에 관한 판단도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영아가 성장하면서 도덕성을 단계별로 배워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아기가 선한 행동을 좋아하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이것이 확실히 아기가 선한 것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착한지 혹은 도덕적 직관을 갖고 태어나는지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성장하면서 도덕이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기는 착해질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착함을 이해하고 착한 행위를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아기는 성장하면서 착해질 수 있다. 도덕성은 인지능력의 발달과 함께 발달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주변에 어린아이들이 있으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떨까? 어릴 때의 나쁘고 착함보다는 어른이 된 아이들이 건강하고 착하게 잘 성장한 우리들의 모습이 보기 좋지 않을까?


참고문헌

1)Hamlin, J.K., Wynn, K., & Bloom, P. (2010). Three-month-olds show a negativity bias in their social evaluations. Developmental science, 13 6, 923-9 .

2)권은영,and 이현진. "한국 아동의 거짓말 유형에 대한 이해, 도덕적 판단, 정서반응의 발달." 한국심리학회지 발달 25.1 (2012): 117-133.

3)Lucca, K., Capelier-Mourguy, A., Byers-Heinlein, K., Cirelli, L., Dal Ben, R., Frank, M. C., … Hamlin, K. (2021, June 28). Infants’ Social Evaluation of Helpers and Hinderers: A Large-Scale, Multi-Lab, Coordinated Replication Study. https://doi.org/10.31234/osf.io/qhxkm

4)이영은(Young-eun Lee),and 송현주(Hyun-joo Song). "영아의 도움 행동과 방해 행동의 의도 이해." 인지과학 25.2 (2014): 135-157.

5)박채린,and 송현주. "도움 행동에 대한 영아의 사회적 평가." 한국심리학회지 발달 32.2 (2019): 65-77.

6)최미숙, 김희선 and 이규림. (2009).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의 정의와 배려 도덕성 발달 비교 연구. 미래유아교육학회지, 16(1), 339-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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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02 08: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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