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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임은서 ]



2025년 3월 흥행했던 ‘폭싹 속았수다’에서 딸 역할인 양금명은 우리가 엄마에게 대하는 태도와 똑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양금명을 보고 왜 이렇게 짜증만 내냐며 속상해하면서도 실제로 우리들도 저렇게 하고 있다며 공감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드라마뿐만 아니라 실제 주변에서도 많은 자녀들이 엄마한테 미안하고 고마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고 매일 짜증내는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우리는 가장 가깝고 가장 소중한 사람인 엄마에게 유독 화를 잘 낸다. 시도 때도 없이 귀찮다고 하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다음에 집에 간다고 하거나 이런 걸 왜 하냐는 등의 투정과 짜증만 부린다. 다른 사람이나 친구를 대할 때는 친절을 베풀며 상냥하게 말하는데 왜 가족한테만 이렇게 짜증을 잘 내는 것일까?



엄마를 나와 동일하게 인지


우리의 뇌는 다양한 기능을 하는 부분으로 나뉘는데 내측 전전두피질이라는 곳에서는 나를 인식하고 측두엽 부위에서는 타인을 인식한다. 내측 전전두피질은 자기 자신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고 해마를 통해 기억과 자아개념을 연결하는 등 고차원적인 기능에 관여하는 중요한 일을 한다. 측두엽에서는 기억을 저장하고 편도체와 연결되어 두려움, 공감 등 감정적인 반응을 할 수 있으며 얼굴을 인식하고 타인의 시선, 표정, 의도 등을 해석하는 일을 한다. 

 

이렇게 나와 타인을 각각 다른 뇌 영역에서 구분하여 인식하는데 나와 가까운 관계일수록 나를 인식하는 영역에 가깝게 저장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나를 인식하는 곳에서 엄마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를 나라고 동일시하여 인지할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마음대로 통제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긴다. 하지만 엄마와 다르기 때문에 인정해주고 존중하는 게 당연하지만 내 마음대로 통제하지 못하니까 엄마에게 짜증내고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엄마가 자꾸 핸드폰을 다룰 줄 몰라서 알려달라고 했을 때 친구라면 화내지 않고 선뜻 알려줄만 하지만 유독 엄마에게 불같이 화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엄마와 나는 같다고 보기 때문에 못하는 것 없이 잘하면 좋겠고 자기주도적으로 하면 좋겠지만 엄마는 잘 몰라서 계속 물어보는 모습을 보면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화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2차 감정이 솔직한 1차 감정을 방해


“아니 누가 청소해 달래! 이러니까 내가 부르기 싫다고”라며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 대신 모진 말을 하는 양금명에게 엄마가 “고마우면 그냥 고맙다 해.”라고 하며 짜증을 다 받아주고 오히려 따뜻하게 딸을 감싸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눈물과 감동을 주었다.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면 되는데 왜 자꾸 어긋나게 표현하게 되는 것일까? 

 

우리의 감정은 크게 1차 감정과 2차 감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차 감정은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경험하는 감정, 특정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말한다. 기쁨, 행복, 두려움, 외로움, 공포, 슬픔, 놀람 등이 그 예시이다. 2차 감정은 1차 감정에 대한 감정이며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인지적인 해석을 통해 발생하는데 주로 부정적인 1차 감정에 대한 방어기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아끼는 물건을 잃어버려 슬픔을 느낀 것이 1차 감정이라면 이로 인해 분노,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면 2차 감정을 느낀 것이다. 

 

‘폭싹 속았수다’의 양금명이 엄마에게 모진 말을 한 것을 1차 감정과 2차 감정에 빗대어 본다면 청소된 방을 보고 내가 해야 했던 청소를 엄마가 했다는 상황에 대한 불편함과 미안함이 1차 감정, 엄마가 본인 때문에 희생했다는 것에 자신에 대한 죄책감과 분노가 생긴 것이 2차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즉각적으로 드러난 1차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2차 감정이 이 과정을 방해했기 때문에 양금명이 엄마에게 짜증내며 모진 말을 하는 것으로 표현된 것이다.



엄마에게 화내지 않기 위해서


1. 엄마는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독립적인 존재이며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엄마는 저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한다면 엄마를 통제하지 않고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2.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감정인 1차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자. 가까운 사이일수록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분노를 느낀다고 해서 단순히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이 나에게는 이렇게 느껴져서 화가 났어. 앞으로는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이런 방식으로 솔직한 감정을 전달한다면 어떨까. 솔직한 감정을 말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실망하거나 거리가 멀어지지 않고 오히려 다툼이 줄고 더 행복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한승민. (2024). 가까운 사람과 갈등 잦아진다면… "화 대신 진심을 전하세요". 헬스조선.

2) 허건. (2022). `집사부일체` 뇌과학이 설명하는 아이 태어나면 부부가 싸우는 이유. 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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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04 08: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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