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우
[한국심리학신문=이건우 ]
"나는 죽음과 동거한다" - 절규(에드바르트 뭉크)/사진=나무위키
예술은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그중에서도 ‘죽음’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두려움인 동시에 영감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이 될 것을 예감한 순간, 예술가들은 선으로 그리고 음표로 새기며 죽음의 절망과 경외를 표현한다. 많은 작품 중에서도 죽음의 애절함을 잘 표현한 곡이 있다.
모차르트가 죽기 전 남긴 레퀴엠 ‘라크리모사(눈물의 날)’이다.
모차르트 레퀴엠
‘레퀴엠’은 라틴어로 ‘안식’을 의미하며, 정식 명칭은 ‘위령 미사곡’이다. 로마 가톨릭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기리기 위한 미사곡이다.
모차르트 레퀴엠은 당시 오스트리아 귀족인 발제크 백작이 요절한 아내를 기리기 위해 모차르트에게 의뢰한 작품이었다. 작곡을 의뢰받은 모차르트는 오페라 <티토 황제의 자비>와 <마술피리>의 작곡과 초연을 연이어 준비하는 살인적인 일정에 의해 몸과 마음이 지치고 병을 얻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의뢰를 수락한 것은 도박과 사치로 인해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태였고, 발제크 백작이 대학교수 연봉의 5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작곡료와 그의 절반을 선수금으로 지급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악화된 건강으로 인해 몸져 눕는 상태에까지 이르렀지만, 진혼곡 작곡에 매달렸다. 나중에는 펜을 들 힘조차 없어지자, 제자인 쥐스마이어에게 작곡 방향을 말하며 작곡을 이어갔다.
작곡 방향을 지시하는 모차르트(영화 '아마데우스' 중)/사진=DailyTomorrow
“이 곡이 나를 위한 진혼곡이 되겠구나”
1791년 12월 5일, 발제크 백작의 아내를 위한 진혼곡은 모차르트의 유작이 되었다. 죽기 직전까지 작곡에 몰두하던 모차르트는 결국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삶의 마지막 순간 모차르트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완성되지 않은 라크리모사의 첫 여덟 마디만을 남겨둔 채로 말이다. 완성되지 못한 진혼곡은 작곡 방향에 대해 지시 받은 쥐스마이어가 완성하여 발제크 백작에게 전달하게 된다.
죽음과 예술의 경계에서 : 라크리모사
‘라크리모사’는 ‘눈물의 날’이라는 뜻을 지닌 곡이다. 눈물을 뚝뚝 흘리는 듯한 선율의 바이올린 연주와 서서히 고조되는 합창은 죽음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듯 자신의 마지막을 예견한 모차르트의 심경을 잘 나타낸다.
특유의 스산한 분위기와 웅장한 음향은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공포에 대해 상상하고 몰입하게 만든다. 이러한 이유로 미스터리 하거나 공포스러운 상황을 주제로 하는 릴스나 쇼츠에서 일종의 밈 역할을 하며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사건을 아는 사람들 밈/사진=Pinterest‘라크리모사’는 마지막 순간 죽음을 마주한 감정, 인간 존재의 무력함, 끝까지 창조하고자 했던 예술가의 정신을 담고 있다.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공통적인 운명이다. 예술은 죽음을 마주하는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단순한 음악을 넘어, 한 인간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음악적 기록으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곳에서 연주되고 있다.
참고문헌
1) 김태정. (2007). "W. A. Mozart의 Requiem(K.626)에 관한 분석 및 연주기법 비교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중앙대학교 대학원, 서울
2) arte [https://www.arte.co.kr/]. (2023). https://www.arte.co.kr/music/theme/1621
3) Youtube [https://www.youtube.com/]. (2025). https://www.youtube.com/watch?v=jjD4L8uHc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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