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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전성은 ]


      coldplay, SNS


지난 4월,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내한 공연을 개최했다. 사흘간 2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메우며, 음악을 매개로 깊은 감정을 공유했다. 이는 단순한 음악 감상을 넘어선 하나의 심리,사회적 현상이었다. 수만 명이 함께 노래하고, 감정을 나누던 그 순간, 우리는 어떤 집단적 심리를 경험하고 있었던 걸까?


이번 기사에서는 심리학자 앙리 타지펠의 '사회 정체성' 이론을 중심으로, 콜드플레이 공연이 관객들에게 어떤 정서적 울림과 공동체적 경험을 안겨주었는지 살펴본다. 음악이라는 예술 매체가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 유대를 어떻게 형성하고, 집단 일체감을 촉진하는지도 함께 다룬다.  



감정의 교류와 심리적 연결


심리학자 앙리 타지펠은 1979년, 사회정체성 이론을 통해 인간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자존감을 얻고 그것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자신을 특정 집단의 일원으로 인식하며, 그 집단에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집단 일체감'으로 이어지며, 소속 집단에 대한 몰입과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심리적 기반이 된다.


콜드플레이 공연장에서 수많은 관객이 동시에 환호하고, 휴대폰 불빛을 높이 들어 올리는 장면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이는 음악이라는 감각 자극이 감정의 동조를 유도하고, '우리는 하나'라는 집단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과정이다. 그 순간, 관객들은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정서적 안정감을 얻게 된다.



팬덤이라는 사회적 공동체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인 집단으로 기능한다. 팬덤은 현대 사회에서 강력한 심리적 공동체로,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깊은 소속감을 형성하고, 때로는 그것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같은 티셔츠를 입고, 동일한 노래를 따라 부르며, 표정과 몸짓을 공유하는 행위는 자신이 '우리'라는 집단의 일원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개인에게 소속감을 제공하고, 심리적 안정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음악의 치유적 힘


콜드플레이의 음악은 희망, 위로, 연대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청중의 정서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공연 중 수많은 관객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손을 흔드는 행위는 뇌 과학적으로 '거울 신경세포'의 활성화로 설명된다. 이 세포는 타인의 감정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느끼게 하며, 공감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음악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긍정적인 정서를 유도한다. 팬덤과 같이 정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집단에서는 이른바 '정서적 동기화'가 더욱 쉽게 일어나며, 이로 인해 공연은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심리적 회복의 자원이 된다.



말 없는 감정의 흐름


공연의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은 말없이 전염된다. ‘Fix You’나 ‘Yellow’와 같은 곡이 울려 퍼질 때, 관객 곳곳에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울먹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는 혼자라면 경험하기 어려운 감정의 공유이며, 심리학적으로는 '감정 전염' 개념으로 설명된다.


사람은 타인의 표정, 몸짓, 목소리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며 감정을 받아들인다. 이 과정은 집단 전체에 감정의 흐름을 형성하고, 집단 일체감을 더욱 공고히 만든다. 무형의 감정이 공간을 채우고 퍼질 때, 개인은 '나 혼자가 아니다' 라는 위안을 얻고, 자신이 공동체의 일부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가치의 공유와 공동 실천


콜드플레이는 이번 투어에서 '지속 가능한 공연' 을 목표로 환경 보호 활동을 실천에 옮겼다. 자전거 발전기와 점프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 금지 등은 기술적 시도를 넘어 관객이 함께하는 실천의 장이 되었다. 공연 수익 일부는 환경 단체에 기부되었으며, 투어로 발생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나무 심기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실천은 단순한 윤리적 책임을 넘어, 아티스트와 팬이 공유하는 신념과 가치가 행동으로 이어진 사례다. 이처럼 음악은 감정 뿐 아니라 사회적 행동까지 유도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예술, 심리학, 그리고 우리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은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수많은 감정과 가치가 집단적으로 공유된 심리적 경험의 장이었다. 감정의 교류, 소속감, 공감, 공동 실천으로 이어지는 이 흐름은 우리가 왜 음악을 통해 위로 받고 연결되며, 변화하는지 잘 보여준다.


심리학은 이러한 집단 경험을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강력한 도구가 된다. 앞으로도 대중문화와 심리학이 만나, 더 많은 이들에게 깊이 잇는 통찰과 치유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1 ) Decety, J., & Jackson, P. L. (2004). The functional architecture of human empathy. Behavioral and Cognitive Neuroscience Reviews, 3(2), 71–100. 

2) 마이클 본드. 팬덤의 시대 (개인과 사회를 움직이는 소속감의 심리학). 어크로스, 2023. 

3) Tajfel, H. (1979). Individuals and Groups in Social Psychology. In H. Tajfel (Ed.), Differentiation between Social Groups:       Studies in the Social Psychology of Intergroup Relations (pp. 1–23). Academic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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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12 08: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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