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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화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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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A(21)씨는 단 음식을 유독 자주 찾는다. 특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처럼 과제와 시험이 몰린 시기엔, 하루 종일 과자나 초콜릿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친구들은 “또 단 거 먹어? 그만 좀 먹어.”라며 걱정 섞인 말을 던지곤 한다.


A씨도 자신의 습관이 썩 좋은 건 아니라는 걸 안다. "이제 그만 먹어야지" 다짐하다가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어느새 또다시 단 음식을 찾고 있다. 


주위를 보면 A씨처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단 음식에 손이 가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행동 뒤엔 어떠한 이유가 숨어 있을까?




감정적 식사 vs 진짜 배고픔


A씨의 행동은 ‘감정적 식사(emotional eating)’로 설명될 수 있다. 감정적 식사란 스트레스, 우울, 슬픔, 외로움 같은 감정을 직접 마주하기보다 음식을 통해 감정을 해소하려는 행동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A씨처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단 음식이 유독 당기거나 식욕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있다. 


감정적 식사와 일반적인 식사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감정적 식사는 갑작스럽고 강한 식욕이 특징인 반면, 일반적인 식사는 서서히 배고픔이 찾아온다. 또한 감정적 식사는 특정된 음식을 강하게 원하지만, 일반적 식사는 다양한 음식을 고르게 찾게 된다. 감정적 식사는 참기 힘든 식욕과 함께 식사 후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적인 식사는 비교적 조절 가능하고 식사 후에는 포만감이나 만족감이 뒤따른다.


문제는 감정적 식사가 신체적 필요가 아닌 심리적 허기를 채우려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극적인 음식에 손이 가기 쉽고,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칼로리와 지방, 나트륨이 많은 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비만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상태가 장기화되면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


이러한 감정적 식사에 대처하기 위해선 음식 외에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건강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가벼운 산책, 명상, 음악 감상 친구와의 대화 등은 스트레스를 완화하면서도 식욕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만약 식욕이 너무 강해 억제하기 힘들다면, 먹고 싶은 음식을 천천히, 소량 섭취하면서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울지 마, 사탕 줄게”가 만든 습관


A씨의 행동은 어린 시절의 학습된 결과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어릴 때 “울지마, 사탕 줄게”, “힘들었지? 아이스크림 먹자”처럼 감정을 달래기 위해 단 음식을 주는 보상 방식은, 시간이 지나서 성인이 된 후에도 ‘단 음식 = 위안’이라는 인지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조작적 조건형성(operant conditioning)’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조작적 조건형성이란, 행동의 결과에 따라 그 행동이 강화되거나 약화된다는 심리학 이론이다. 여기사 핵심 개념은 ‘강화’인데, 이는 어떤 행동의 빈도를 높이는 결과를 말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울거나 힘들어하는 부정적 감정 표현’이라는 행동이 ‘사탕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한 음식’ 이라는 보상으로 이어질 때, 기분이 좋아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낸 것이다. 결국 “힘든 감정을 표현하면 맛있는 것을 얻는다.”는 경험을 통해, 그 행동을 더 자주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 강화’는 성인이 되어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연스럽게 단 음식을 찾게 되는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 음식을 찾는 습관은 단순한 식욕이 아니라, 어쩌면 마음의 언어일지도 모른다. 스트레스와 같은 불편한 감정을 즉각적으로 달래고 싶을 때, 손에 가장 쉽게 잡히는 것이 바로 단 음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위안은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이러한 습관의 원인을 인식하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또한 마음이 허기질 때 음식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위안도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와 짧은 대화를 나누거나,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것 이상의 큰 위로를 얻을 수 있다.


당신의 다음 간식이 ‘당 충전’이 아닌 ‘마음 충전’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 참고 문헌

1)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035956&cid=51616&categoryId=67266

2) 송현철. (2024). 버러스 스키너의 심리학 조작적 조건형성 톺아보기. 서울:루미너리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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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17 08: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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