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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건우 ]



지난 2019년 배우 손석구 씨는 연극 관람 태도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김주헌 씨를 응원하기 위해 연극 ‘프라이드’를 관람하던 차였다. 현장 관객들의 주장에 따르면 손석구 씨는 웃을 장면이 아닌 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떠들었으며, 기지개를 켜거나 몸을 지속적으로 앞으로 숙여 주변 관객들의 시야를 방해했다고 했다.

 

이에 손석구 씨는 위의 내용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손석구 씨 입장문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습니다파란 하늘을 보고 다들 즐거워할 때 누군가는 기억에 따라 눈물이 날 수도 있겠죠흐린 날 내리는 비를 보고 들뜨는 사람도 물론 있을 거고요다만 다수에 피해 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은 조용히 웃고 조용히 울었습니다.'

몇몇 관객분들의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 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까지 만드는 과정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습니다자잘하고 소모적이 될수밖에 없는 논쟁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느껴서입니다듣고 싶은 말이 아니어서 실망하고 안타까워하실 팬분들께는 잘잘못을 떠나 너무 죄송한 마음입니다
.'

 

연극을 관람하며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감정과 관객이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언급하며현재의 공연 관람 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밝혔다손석구 씨의 입장문은 진지하고 경직된 폐쇄적 관람 문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갈리고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시체처럼 가만히, ‘시체 관극이란 대체 무엇일까?


 

시체 관극이란 시체처럼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앉아서 숨죽여 무대를 관람하는 행위를 말한다작은 행동 하나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으며 모든 행동을 규제하는 행위와 현재의 관람 문화를 비꼬려는 뜻으로 처음 사용된 표현이다관극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장르에 사용되는 표현이다.


움직이지 마세요. 웃지도 마시고요/사진=서울과기대신문

 

연극이나 뮤지컬은 회차마다 조금씩의 차이가 있다크게는 캐스팅의 변화부터 작게는 연기자들의 호흡이나 발성몸짓 등이 완벽하게 똑같지가 않다영화와는 달리 한 번 현장을 놓치게 된다면 다시는 그 현장을 볼 수 없다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지나간 극과 캐스팅은 지나간 버스처럼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격언까지 있을 정도이다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일부 관객들은 진지하고 경직된 분위기의 시체 관극을 다른 관객들에게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가볍게 연극이나 뮤지컬을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이러한 요구가 일부 예민한 관객들이 부리는 텃세라고 느끼고 연극과 뮤지컬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다음번의 관람을 꺼리게 만든다악순환이 반복되며 결국에는 새로운 관객의 유입이 없어지고연극과 뮤지컬계의 소비 위축을 가져온다당연하게도 시체 관극이라고 불리는 관람 문화도 변화할 일이 없게 된다.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 역의 캐스팅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사진=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이러한 폐쇄적이고 경직된 관람 문화를 탈피하고자 연극, 뮤지컬계는 다양한 노력을 들이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를 정식으로 무대에 올리기 전, 오페라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관객 친화형 콘서트 프로그램으로 ‘Prima della Prima(프리마 델라 프리마)’를 도입하여 전문가를 통한 작품 해설과 연출자와의 대화로 관객들이 오페라를 심도 있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또한 서울예술대학교는 site-specific(장소 특정성) 공연이라는 독창적인 형식을 활용하여 기존의 공연장에서 연극을 하는 것이 아닌 미술관에서 하는 연극을 선보였다. 공연장이 된 미술관은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없으며 관객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


연극 <누가 카라바조를 죽였을까> 중, 관객은 자유롭게 이동하고 의논하며 배우와 소통하기까지 한다/사진=이건우 기자



성숙한 관람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물론 자유로운 관람을 위해서는 다른 관객들을 존중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불필요한 큰소리 내지 않기, 핸드폰 알람 무음으로 바꿔두기 등이다. 기본적으로 관객으로서 무대에 오르는 연기자들에 대한 존중과 자신과 같이 무대를 보러 온 다른 관객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관람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피아노 거장 정명훈 씨는 2021년 열린 피아노 공연 중에서 자칫 당황스러울 수 있는 경험을 했다. 피아노를 연주하기 직전 객석에서 알람 소리가 울려 퍼지게 되었는데 알람 멜로디를 그대로 건반에 옮긴 후 마지막 음을 첫 음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공연을 이어갔다. 관객의 실수를 그냥 눈감아 주는 것이 아닌 피아노를 이용해 재치 있게 상황을 꼬집으며 음악으로 소통하는 거장의 면모를 느낄 수 있던 순간이었다.


 

같은 무대를 보고 있는 모든 관객은 무대를 온전히 즐길 권리를 가지고 있다. 무대를 즐기고 아낀다면 기본적인 관람 예절을 지켜야 하고, 잘 모르는 관객이 있다면 친절히 알려주어 함께 무대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성숙한 관람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주고 노력해야 한다.



참고문헌

1) 김호연. (2024, 1). DANCE VISION 관객의 관람문화에 대하여 : ‘시체관극’ 그리고 ‘필기진동’. 댄스포럼,, 106-106.

2) the columnist [https://www.thecolumnist.kr/]. (2024). 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2939

3) Youtube [https://www.youtube.com/]. (2021). https://www.youtube.com/watch?v=ZfOXuOVWq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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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26 08: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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