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김화연 ]


pexels얼마 전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애순이가 딸 금명이에게 “아가, 밥은?”하고 묻는 장면을 보았다. 문득 생각해 보니, 우리 부모님도 전화하거나 오랜만에 집에 갈 때마다 가장 먼저 내가 밥을 먹었는지 확인하곤 했다. 물론 밥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왜 엄마들은 늘 가장 먼저 ‘밥은 잘 먹고 있니?’라고 묻는 걸까?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


‘밥은 잘 먹고 다니냐’는 질문은 단순한 관심이 아니라,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욕구에 대한 확인일지도 모른다.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그 첫 단계가 바로 ‘생리적 욕구’이다. 


매슬로우는 인본주의 주요 학자로,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욕구에 기반으로 ‘욕구 단계 이론’을 만들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낮은 단계에 있는 욕구가 충족되어야 비로소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인식하거나 그에 따라 동기가 부여된다고 한다. 이 욕구는 일반적으로 피라미드 구조로 표현되며, 다음과 같은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1. 생리적 욕구: 가장 기본적이며 강한 욕구로, 음식, 산소, 물, 배설, 수면 등이 포함된다. 이는 생존에 직결되기 때문에 가장 우선순위를 가진다.

2. 안전 욕구: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사람은 안전을 추구하게 된다. 전쟁, 자연재해, 사회적 불안정 같은 상황에서 이 욕구는 특히 강하게 나타난다. 

3. 소속과 사랑의 욕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다. 친구, 가족, 연인과의 애착, 교류,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 

4. 존중 욕구: 자신을 확신하며, 유능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고,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자기 존중(자신감, 성취감)과 타인으로부터의 존경(명예, 인정)이 있다.

5. 자아실현의 욕구: 성취하기 가장 어려운 욕구이다. 진리, 정의 같은 가치를 추가하는 것이 포함된다. 매슬로우에 따르면, 이 단계에 도달하는 사람의 인구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본능적인 욕구의 힘이 가장 약하고, 스스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자신에게 위협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 이론에서 볼 수 있듯, 생리적 욕구인 ‘밥’이 해결되지 않으면. 그 이후 단계의 욕구들은 의식되기조차 어렵다. 배가 고프면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도 집중하기 어렵고, 인간관계나 자아실현 같은 문제는 잠시 뒤로 밀리게 된다. 그래서 부모님은 자녀의 상태를 묻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질문으로 ‘밥을 잘 먹고 있느냐’를 묻는 것이다. 그 안에는 “너 지금 괜찮니?”, “잘 살아가고 있니?”라는 더 깊은 메시지가 함께 담겨 있다.




식사는 마음을 다스리는 첫걸음


식사는 단순히 에너지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다. 규칙적인 식사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대로 음식 섭취가 부족하면,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도하게 분비하게 되며, 이는 수면 장애, 면역력 저하, 감정 기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탄수화물 섭취가 지나치게 부족할 경우, 뇌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 공급이 줄어들어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 우울감과 불안은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서 정서 안정과 일상생활의 질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부모님께서 “밥은 먹었니?”라고 묻는 것은 단지 배고픔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마음 상태까지 살피는 따뜻한 돌봄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부모님의 “밥은 먹었니?”라는 질문은 생각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한 생리적 확인이 아니라, 내가 오늘 하루를 무사히 견뎌냈는지, 마음이 너무 허전하지는 않았는지를 묻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때때로 마음이 허기질 때가 있다. 그럴 땐 누군가의 “밥은 먹었어?”라는 말이 가장 따뜻한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오늘은 그 익숙한 말을, 부모님께 먼저 건네보는 건 어떨까. “밥은 드셨어요?” 하고 말이다. 어쩌면 당신의 작은 안부가 부모님에게 큰 온기를 전할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1) 위키헬스 기자. (2025. 5. 18). 소스 그릇으로 식사한다는 고지용, 극단적인 소식이 위험한 이유. https://www.wikitree.co.kr/articles/1050767

2) 최옥채, 박미은, 서미경, 전석균. (2023).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제7판). 서울: 양서원.

3) Wonderful Mind. (n.d.).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이론(Maslow’s theory of human needs). https://wonderfulmind.co.kr/maslows-theory-of-human-needs/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10459
  • 기사등록 2025-07-02 08:34:1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