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지
[The Psychology Times=송원지 ]
‘좋은 직장의 기준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2018년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에서 직장인 1,686명을 대상으로 ‘좋은 직장’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77%의 직장인이 일과 삶의 균형이 유지되는 직장이 좋은 직장이라고 답하였다. ‘워라밸’이라고도 불리는 이 일과 삶의 균형은 현대인들에게 있어 중요한 삶의 가치이다. 그러나 한국 직장인들의 근로시간은 2017년 OECD 근로시간 통계 기준 2,024시간으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OECD 근로시간 평균이 1,770시간인 것을 보았을 때 한국 직장인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로 인해 개인적 차원의 삶의 만족도, 행복, 건강 나아가 기업 조직적 차원에서의 직무 태도, 만족도 등 다양한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출처: Statista charts
특히 무기력증, 의욕 상실 등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이라 불리는 이 증후군은 심리, 신체적인 극도의 피로감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무기력, 자기혐오, 불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평소와 다르게 일에 집중하기 힘들고 무기력한 느낌을 받는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번아웃 증후군의 구체적인 진단기준은?
(번아웃 증후군 자가진단법)
1. 쉽게 피로를 느낀다.
2. 하루가 끝나면 녹초가 된다.
3. 아파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4. 일이 재미없다.
5. 점점 냉소적으로 변하고 있다.
6. 이유 없이 슬프다.
7.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8. 짜증이 늘었다.
9. 화를 참을 수 없다.
10. 주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느낀다.
11.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12. 여가 생활을 즐기지 못한다.
13. 만성 피로, 두통, 소화 불량이 늘었다.
14. 자주 한계를 느낀다.
15. 대체로 모든 일에 의욕이 없다.
16. 유머 감각이 사라졌다.
17,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 힘들게 느껴진다.
0~2개 정상/3~10개 주의/11~17개 위험
출처: 안전관리공단
다른 정신장애와 다르게 번아웃 증후군의 경우, 사전 증후 없이 시작되고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미리 감지하기가 어렵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이 나타나면 점진적, 지속적으로 증상이 촉진되기 때문에 회복 역시 어려운 편이라고 한다. (박수정, 2017)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사람은 허무함, 자기혐오와 같은 감정을 느끼며 증상으로 인해 우울증, 수면장애 등과 같은 다른 정신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극심한 증상을 겪는 사람의 경우 자살 위험성 역시 증가한다고 하니 그 위험성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개인은 일상생활의 의욕이 저하되는 것뿐만 아니라 나아가 대인관계, 사회생활까지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
번아웃 증후군은 DSM-5 내에서 정신장애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WHO에서 2019년 발표한 제11차 국제 질병 표준분류기준(ICD-11)에서는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번아웃 증후군을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가 아닌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직원을 위해 재정적 보상이나 재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번아웃 증후군을 단순히 개인의 병리 문제가 아닌 공중건강과 위험관리 차원에서 다루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박수정, 2017; Ahola, et al., 2010) 반면 한국의 경우 번아웃 증후군을 개인의 심리적 병리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번아웃 예방, 치료 프로그램 지원 및 제도, 사회적 서비스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번아웃 증후군 어떻게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 피로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후군이기에 적절한 휴식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안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과 건강 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체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활동이나 성취에 대한 지향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
번아웃 증후군은 현대인의 고질적인 증후군 중 하나이다. 성취에 대한 과도한 지향과 빠른 속도를 추구하는 세상 속 지친 당신, 무엇을 해도 무력하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면 잠시 멈춰야 한다고 몸이 보내는 빨간 신호일 수 있다. 그러니 다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잠시 충전하는 것이 어떨까?
출처
번아웃 증후군의 조작적 정의에 관한 체계적 문헌고찰(2017)-박수정, 김민규, 이훈재, 김도윤, 박봉섭, 정지현, 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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