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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유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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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문화 심리학자 미셸 J. 겔판드 (Michele J. Gelfand) 박사는 사회적 상호작용이야말로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핵심적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인간은 유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더 깊고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갈망하며 단독적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여럿이서 활동하는 사회적 경험을 선호한다. 사회적 행동과 사회적 관계, 사회적 네트워크 구조가 인간의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건강에 직결된다는 것은 많은 사회학자들과 심리학자들에 의해 언급되어 왔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일상생활에서 단순히 즐거움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식의 피해에서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 인간의 수명 연장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은 상호 의존성의 감각을 만들어 내어 사람들 사이의 결속력을 다지게 해준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명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상호작용을 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상호작용은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섭고 위험하며 컴퓨터를 끄거나 상대를 차단하면 끝나는 가벼운 관계라는 생각에 온라인으로 친구를 만드는 것이나 인간관계를 온라인으로만 유지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한편으론, 모르는 사람과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결혼까지 간 커플의 이야기도 종종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새로운 방식의 인간관계와 상호작용이 정말로 전통적인 대면 상호작용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어떤 요소를 통해 자신의 상호작용이 진지하고 진실한 인간관계라고 느낄까?

 


의미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발전


상호작용이란 크게 ‘누가 관련되었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와 같은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Eden Litt, Siyan Zhao, Robert Kraut, Moira Burke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면대 면 대화나 편지 같은 서면 대화 같은 전통적 방식에서 화상 전화, 이메일, SNS,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교류 등 기술이 중간 매개가 된 새로운 사회적 상호작용이 생겼기 때문에 의미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의의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인류가 전통적으로 이루어 왔던 대면 상호작용이 질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말했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기술을 통한 상호작용 역시 의미 있는 상호작용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기술 매개 사회적 상호작용 실험


“What are meaningful social interactions in today’s media landscape? A cross-cultural survey” 논문에서 Eden Litt, Siyan Zhao, Robert Kraut, Moira Burke는 설문 조사를 통해 “의미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란 무엇인가?”를 알아보고자 했다. 이 연구는 2018년 YouGov의 온라인 패널을 활용하여 미국, 인도, 일본 세 국가에서 참가자를 모집했다. 각 세 국가에서 연령대와 성별, (미국의 경우) 인종 등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반영한 할당 기법을 사용하여 표본을 구성했다. 설문지는 영어와 일본어로 제공되었고 참가자들이 문항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파일럿 테스트와 인터뷰도 같이 진행했다. 총 5,200명 이상의 응답을 수집하였고 일부 부적절한 응답지를 제외해 최종적으로 4,632개의 유효한 데이터를 모았다. 설문 조사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최근 경험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자유 서술형으로 상세히 기술했다. 후에 해당 상호작용의 의미와 가치를 1부터 5까지의 리커트 척도를 이용해 평가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상호작용에 참여한 인물이나 상호작용이 사전 계획되어 있었는지, 사진이나 비디오로 기록했는지 등을 세부적으로 조사하고 해당 상호작용이 대면, 전화, 문자, 소셜 미디어 등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와 상호작용 참여자들의 동시성 여부를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 “의미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상호작용에 참여한 사람의 특성이 상호작용의 질과 의미를 결정한다는 것, 앞서 말한 상대와 함께한 활동이 단순한 만남 이상의 감정적이거나 정보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 해당 상호작용이 가져다준 정서적 연결감과 새로운 정보의 습득, 경험의 공유 등이 상호작용의 “의미”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심층 인터뷰로 진행된 것이 아니며 5,000명 이상의 사람들로부터 수집된 자기 보고 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되었고 미국과 인도, 일본 외의 다양한 문화권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 하지만 위의 실험을 통해 전통적인 대면 상호작용(오프라인 상호작용)이 기술 매개의 온라인 상호작용보다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한 유대 관계, 공유되는 활동, 사전 계획 여부, 상호작용의 동시성이 충족된다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사교 활동도 충분히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좋은 상호작용인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물리적 거리에 의해 이동성이 떨어지거나 날씨, 금전적 문제 등의 이유로 친구나 가족을 대면으로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가 스크린을 통해, 기계를 통해 이어진다고 해서 더 가벼운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 발전으로 사교 활동의 지평을 넓힌 인류는 앞으로 온라인 우정 역시 소중히 여기는 문화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참고문헌

Litt, E., Zhao, S., Kraut, R., & Burke, M. (2020). What are meaningful social interactions in today’s media landscape? A Cross-Cultural survey. Social Media + Society, 6(3). https://doi.org/10.1177/205630512094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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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7-04 08: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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