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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전세희 ]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부여받은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 나를 잘 모르며 살아간다. 몇 년 전부터 크게 유행하던 MBTI를 보면 성격을 간단하게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눈 것일 뿐인데도 열광하며 자기 자신을 결정하려 하고 더 나아가 MBTI로 자기 자신을 소개하며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경지까지 이르게 되었다. 


왜 이토록 우리는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내가 어떤 유형인지 궁금해하는 것일까. 

궁금증의 대상인 ‘나’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



자기(Self)


심리학에서 ‘나’는 ‘자기(self)’로 해석된다. 한 개인의 전체를 의미하며 의식적, 무의식적, 정신적, 신체적, 개인적, 관계적, 집단적 차원에서 그 개인이 다른 사람과 공통적으로 갖고 있거나 혼자만 독특하게 갖고 있는 특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자기에 대한 인식은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역동적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크게 세 가지의 경험으로 나뉜다. 


1) 의식적인 생각: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이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등을 의식적으로 반추하는 것이다.

2) 행위 주체로서의 행동: 내가 행동을 선택하고 실천했다는 경험을 통해서 “내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된다.

3) 다른 사람과의 관계: 타인의 반응, 평가, 피드백은 자기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사람들은 위의 세 가지의 경험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갈 수 있게 된다. 특히 의식적인 생각은 내성법(introspection)을 사용해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과정, 판단, 지각이나 상태에 직접 접근하여 자기에 대한 지식을 획득한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과는 동떨어진 자기개념을 발달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나뿐만 아니라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자기’를 형성한다.


이에 대한 이론이 바로 상징적 상호작용 이론(symbolic interaction theory)이다. 자기에 대한 지식을 사회적 근원으로부터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타인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함으로써, 이것에 기초해 스스로 ‘자기’를 평가하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가 나에게 “너는 조금 예민한 것 같아”라고 한다면 스스로 예민한 편인지 평가하며 되돌아보게 되고 “너는 참 친절한 것 같아”라고 한다면 자기상에 ‘친절함’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이처럼 나에게 중요한 타인들은 다시 나를 알아볼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학자 쿨리는 '거울 자아(the looking-glass self)'의 개념을 제안하였다. 거울 자아는 개인이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며, 사회 속에서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타인의 반응을 상상하고 그 상상된 평가를 바탕으로 자아상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반복적으로 "넌 참 똑똑해"라는 평가를 듣는다면 실제로 그렇게 믿게 되고 그에 걸맞은 자기를 만들어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자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 즉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고 재구성된다는 점은 꾸준히 강조되는 지점이다.


따라서 "나를 알고 싶으면 주변을 돌아보라"라는 말은 심리학적으로 타당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는 단순히 혼자 생각하고 반성하는 과정만으로는 자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자기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인 공간이 필요하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한 개인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을 비추는 거울은 어쩌면 멀리 있지 않다.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 당신이 미처 몰랐던 진짜 '자기'의 모습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1)  사회심리학 정태연 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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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7-25 08: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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