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연
[한국심리학신문=김화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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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친구 간의 우정, 가족 간의 애정, 연인 간의 설렘 등 사랑은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또한 “사랑하라”는 말은 마치 삶의 진리처럼 자주 들려온다. 하지만 정작 “사랑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 어렵다. 어떤 이는 헌신이라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사랑은 단순하지 않다.
이처럼 추상적인 사랑을 심리학적으로 설명하려 한 이가 있다. 바로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이다. 그는 사랑을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삼각형 이론(Triangular Theory of Love)’으로 제시하였다.
사랑의 삼각형 이론
사랑의 삼각형 이론의 요소로는 ‘친밀감’, ‘열정’, ‘헌신’이 있다. 친밀감은 감정적 유대와 신뢰, 서로 가까이 있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의지하며, 감정을 나누는 정서적 연결이 여기에 해당한다. 열정은 상대에게 끌리는 강렬한 감정으로, 설렘, 성적 매력, 감정의 각성을 포함한다. 헌신은 사랑을 유지하려는 결심과 책임감으로, 장기적인 관계 유지를 위한 의지를 의미한다. 로버트 스턴버그는 이들이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사랑의 유형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8가지 사랑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1. 친밀감만 있는 사랑 : 우정 혹은 호감
이 유형은 단순한 호감 그 이상,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뜻함이 바탕이 되는 관계다. 신뢰와 공감, 정서적 유대가 중심이며, 우리가 흔히 '진정한 친구'라 부를 수 있는 관계에 해당한다. 열정이나 헌신은 없지만, 상대와의 감정적 연결은 확고하다.
2. 열정만 있는 경우 : 도취적 사랑
흔히 ‘첫눈에 반한 사랑’으로 표현되는 형태다. 강렬한 감정적 끌림과 설렘이 전부이며, 정서적 친밀감이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은 결여되어 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이상화하며 빠져드는 경향이 강하다. 짧고 뜨겁지만, 불안정하고 오래가지 않는 사랑이다.
3. 헌신만 하는 경우 : 공허한 사랑
감정적인 연결도 없고, 설레는 감정도 사라진 관계. 남아 있는 것은 의무감이나 책임감에 기반한 헌신뿐이다. 오랜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종종 나타나며, 애정은 사라졌지만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남아 있는 상태다. 형식만 유지된 채 내면은 텅 빈 사랑이라고 볼 수 있다.
4. 친밀감 + 열정 : 낭만적 사랑
이 유형은 정서적으로도 가깝고, 강렬한 끌림도 함께하는 사랑이다. 친구처럼 편안하면서도 연인처럼 뜨거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헌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관계가 쉽게 깨질 수 있고, 미래를 함께 그리기는 어렵다.
5. 열정 + 헌신: 충동적 사랑(또는 어리석은 사랑)
친밀감 없이 빠르게 가까워진 관계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이나 동거를 결정하는 식의 급진적인 사랑. 열정에 이끌려 헌신까지는 이어졌지만, 정서적 유대가 약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속전속결 로맨스’가 여기에 속한다.
6. 친밀감 + 헌신: 동반자적 사랑
열정은 사라졌지만, 정서적 유대와 책임감이 유지되는 안정적인 사랑이다. 친구처럼 편안하고 가족처럼 따뜻한 관계로, 오랜 부부 사이에서 자주 나타난다.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성숙해진 사랑이라 볼 수 있다.
7. 3가지 요소가 모두 있는 사랑 : 완전한 사랑
친밀감, 열정, 헌신이 모두 균형 있게 존재하는, 이상적이고 성숙한 사랑이다. 감정적으로도 가까우며, 육체적인 끌림도 있고, 미래를 함께할 결심까지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고, 오히려 순간의 정점일 수도 있다. 지속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8. 3가지 요소가 모두 없는 상태 : 사랑이 아님
친밀감·열정·헌신이 모두 존재하지 않는 상태이다. 따라서 사랑이라고 볼 수 없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여러 감정이 얽히고설킨 복합적인 관계의 구조다. 스턴버그의 삼각형 이론은 우리가 느끼는 사랑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지금 나의 위치를 돌아보게 만든다. 사랑은 수학처럼 명확히 나눌 수는 없지만, 때로는 이런 틀을 통해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하다.
완벽한 사랑을 좇기보다는 곁에 있는 사랑을 이해하려는 노력, 어쩌면 그것이 진짜 사랑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 참고 문헌
1) 네이버 지식백과. (n.d). 사랑의 삼각형 이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18639&cid=41991&categoryId=41991
2) 류혜인. (2021). 심리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줄이야. 서울:스몰빅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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