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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어깨 위로 쏟아지는 햇살조차 무겁게 느껴질 만큼, 

교실은 침묵에 잠겨 있었다.

하림은 그를 바라보며 한 발 다가섰다.

하지만 그 눈빛엔 여전히 분노와 실망이 섞여 있었다.


“네가 무슨 마음이었든, 그건 핑계야.”


하림의 말은 차가웠다.


“우리 모두가 아팠어. 

근데 너만 피해자인 척하지 마.”


윤태는 작게 떨며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이서가 그 사이로 조용히 다가왔다.

그녀는 윤태의 옆에 앉아 그의 손을 잡았다.


“윤태야. 

그래도 이제 시작이야. 

네가 지금 멈추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설화도 뒤에서 조용히 걸어 나왔다.

손에 들고 있던 스케치북을 조심스레 책상 위에 올려두며 말했다.


“이 안에… 네가 잊고 있던 진실이 있어.”


그녀가 펼친 첫 장에는 낡은 교실, 익숙한 인물들, 

그리고 그 속에서 점점 흐려져간 ‘누군가’가 있었다.


“우리가 기억해줘야 해.” 


설화가 말했다.


“네가 아니라면, 누가 이걸 바로잡을 수 있을까?”


윤태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조심스레 스케치북에 손을 뻗었다.

떨리는 손끝이 닿자, 오래된 기억들이 물밀듯 밀려들었다.

복도 끝에 홀로 남겨졌던 누군가의 뒷모습.

조롱과 외면, 무관심으로 가득했던 그 날의 교실.

그리고… 자신이 외면해버린 진실.


“이제라도 말할게.”


윤태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모든 걸…”


그 순간, 바깥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창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혔다.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돌렸고, 교실 문이 삐걱이며 열렸다.

그리고 그 문 너머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그 아이’가 서 있었다.




작가의 말 :

드디어 윤태가 자신의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려 합니다.

무언가를 말한다는 것, 진실을 꺼낸다는 건 그만큼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47화는 윤태의 내면에서 시작된 변화의 순간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의문의 인물은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합니다.

48화부터는 과거의 진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모든 캐릭터의 서사가 겹쳐질 예정이에요.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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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7-24 1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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