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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워너비’, ‘최준’… ‘부캐’의 시대가 열렸다
  • 기사등록 2021-06-25 16:31:12
  • 기사수정 2021-06-25 17: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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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하영 ]


 ‘SG워너비’와 또 다른 ‘MSG 워너비’, 개그맨 ‘김해준’과 ‘최준’. SNS 상에서 유명한 이 이름들은 예능프로그램 또는 유튜브 등을 통해 한 번쯤은 접해본 이름들일 것이다. ‘MSG워너비’는 언뜻 보면 3인조 남성 보컬 그룹인 SG워너비와 비슷한 이름 같지만, 실제로는 가수, 배우 등 여러 직업의 사람들로 구성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 기획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어? 예쁘다”의 대사로 인터넷에서 유명한 카페 사장 ‘최준’은 개그맨 김해준의 또 다른 ‘부캐릭터’이다. ‘부캐릭터’란 온라인 게임에서 메인 캐릭터나 계정을 뜻하는 ‘본캐릭터(本+Character)’ 외에 특정한 필요에 따라 새로 만든 캐릭터 및 계정을 이르는 개념이다. 


 페르소나와 함께 ‘부캐릭터’를 이해하면 그 개념이 좀 더 알기 쉬워진다. 페르소나는 그리스시대에 연극배우가 자신이 맡은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서 쓰던 가면을 의미하는 것으로, 외부 세계와 관계를 맺는 데 사용하는 개인적인 인격이다. 즉, 한 사람이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역할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을 숨기기 위해서 페르소나를 사용한다. 하나는 본래의 것을 감추고, 다른 하나는 외부와 소통을 하기 위해서 형상화된 인물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페르소나와 ‘부캐릭터’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개그맨 김해준의 '부캐릭터'를 예로 들어 보자면, 김해준은 한 명의 고정출연자인 자신의 ‘본캐릭터’를 감추고 ‘동대문에서 옷 장사를 하는 사람, 쿨제이’, ‘카페 사장, 최준’ 등 ‘부캐릭터’로 자신을 드러낸다.


 '부캐릭터'는 곧 ‘멀티페르소나’로 연결되는데, ‘멀티페르소나’는 다양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즉, 한 개인이 환경과 상황에 맞게끔 가면을 쓰면서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청자는 출연자가 ‘본캐릭터’로는 거의 할 수 없었던 솔직하고 거침없는 경험을 ‘부캐릭터’를 통해 할 수 있고, 출연자는 ‘부캐릭터’라는 생계와는 거리가 있는 역할을 두어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 앞서 언급했던 8인조 남성 보컬 그룹인 ‘MSG워너비’가 ‘멀티페르소나’의 대표적인 예이다. 가수, 래퍼, 배우 등 각기 다른 ‘본캐릭터’의 직업을 가진 8명이 새롭게 활동명을 짓고 ‘MSG워너비’의 멤버로 활동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2000년대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또한, 각자마다 경력이 다 다르고, 본업 또한 다르지만 새로운 역할을 도전하는 모습은 현대인들에게 뭐든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다. 지난달 멀티미디어학회논문지에 '예능프로그램의 부캐릭터 전략 연구' 논문을 게재한 이의정, 이종훈 교수는 시청자들은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점차 성장해 나아가는 ‘부캐릭터’의 성장을 함께 바라보게 되는데, 이를 통해 본인을 동일시하고 프로그램에 몰입하고 호응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다른 사람과 어울릴 때 나의 모습과 꾸며진 것 없이 날 것의 나의 모습, 혹은 또 다른 나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페르소나를 사용한다. 여러 매체 속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캐릭터’. 나만의 진실된 자아를 찾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부캐릭터’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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