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지
[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송원지 ]
정신질환에 대한 가장 흔한 사회적 편견은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16년 발표된 정신질환자에 대한 범죄 인식과 실제 통계자료를 비교한 한 논문에 따르면 범죄 인식과 실제 통계 수치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였다. 연구에서는 363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8개의 범죄 유형(살인, 강간, 방화, 폭행, 강도, 절도, 사기, 묻지마식 범죄)에 대해 한 해 동안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 가운데 정신질환자의 비율을 추정하도록 하였다. 이후 실제 공식 통계 수치와 사람들의 인식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한 해 동안 범죄자들 가운데 정신 질환자의 비율이 26.04%로, 4분의 1에 달하리라 추정하고 있었다. 실제 공식 통계상 정신질환 범죄자가 전체 0.4%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약 60배 높은 수치였다. 특히 묻지마식 범죄와 살인, 강간을 비롯한 강력범죄에 대해 정신질환자가 범죄자일 것이라고 높게 추정하였다. (박지선, 2016)
경찰청의 통계 연보 자료에 따르면 살인, 강도, 방화 등의 강력범죄에서 정신장애 범죄자가 저지른 범죄 비율은 3%가 되지 않는다. 전체범죄 역시 정신장애 범죄자가 저지른 총 범죄 비율은 2017년 기준 0.5%로, 최근 10년간 범죄 비율이 1%가 되지 않았다.
“잇따르는 조현병 환자 범죄… (2018년 8월 1일 국민일보 기사 ‘잇따르는 조현병 환자 범죄…”귀신에 씌었다”며 노모 살해한 50대 남성 검거’ 중 발췌)에서 볼 수 있듯이 다수의 언론에서는 범죄 가해자의 정신질환을 부각하며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범죄 사실과 별개로 정신질환을 범죄 원인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편파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강화하며 대중에게 정신질환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을 증가시킬 위험이 크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연구한 한 논문에 따르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정신질환의 예방과 조기 치료에 장해요소로 작용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치료의 기피와 지연을 만들며 이로 인해 증상이 악화하여 입원 치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또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남들이 자신을 거부하고 배척할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인식은 대인관계의 위축, 삶의 만족도 저하 등으로 이어지며 결국 사회구성원으로 지위를 상실하는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차원에도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손실로 나타나기도 한다. (박종익, 전미나, 2016)
따라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예컨대 여러 흉악 범죄 사건으로 인해 잘 알려진 조현병의 경우, 평생 유병률이 1%로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높은 유병률에 비해 ‘조현병은 불치병이며 조현병 환자들은 위험하다.’ 등과 같은 많은 오해와 편견이 존재한다.
출처: pixabay
실제로 조현병은 항정신병약과 같은 약물치료나 개인 정신 치료, 가족 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통해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재발의 위험성이 높아 꾸준히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하나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제공한 MIND 1호 지에 따르면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정신병적 증상이 덜했고, 사회적, 직업적 기능이 좋았다고 한다. 즉,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보다 효과적이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회복하여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발표한 국가 정신건강 현황보고서 2019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25.4%, 즉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다고 한다. 반면 평생 정신 건강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22.2%에 그쳤다. 국가별 정신 건강서비스 이용률과 비교했을 때 캐나다가 46.5%, 미국이 43.1% 등으로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및 편견으로 인해 치료 개입, 정신질환자들의 사회적 적응문제 등의 난항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올바른 지식을 체득, 정부 및 사회적 차원에서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재정적 지원 등의 수행 필요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출처: 범죄와 정신질환의 관계, 사회적 편견은 어느 정도인가? (2017)-최기홍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2016)-박종익, 전미나
공식 통계와 비교해 본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인식(2016)-박지선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MIND 1호 조현병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 정신건강 현황보고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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