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영
[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하영 ]
많은 사람이 힘든 상황을 보거나,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겪을 때 “아, PTSD 올 것 같아”, “우울증 걸릴 것 같아”와 같은 말을 인터넷 상에서, 혹은 실제로 대수롭지 않게 쓰곤 한다. PTSD 올 것 같다는 말과 우울증이 걸릴 것 같다는 말들이 만연한 지금, 과연 가볍게 듣고 넘겨도 될 문제일까?
출처: Pixabay
불안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적절한 요소로 작용한다.
적절한 불안의 경우 우리가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몸을 각성시키고 위험에 반응하도록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불안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슬픔은 사회적 판단의 향상과 더불어 인내심을 증가시키고, 기억의 정확도를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PTSD’의 경우 일반적인 불안과 슬픔과는 확연히 다른 차이를 보인다.
PTSD는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의 약자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뜻한다.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 정보에 따르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경험하고 나서 발생하는 심리적 반응이라고 정의한다. 보통 PTSD는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인 DSM-5의 진단 기준을 통해 진단을 내린다.
앞서 언급했던 “아, PTSD 올 것 같아”라는 말에는 다음과 같은 PTSD 증상을 모두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른 의미이기에 가볍게 써서는 안 된다. 증상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반복해서 떠오르는 기억, 생각, 악몽 등에 의해 피폐해지고, 마음속에서 사건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재경험하여, 마치 사건이 실제로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한, 외상과 연관된 생각, 느낌, 대화를 피하려고 하며, 한때 좋아했던 활동에 대한 관심을 잃거나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지나치게 경계하고, 쉽게 놀라며, 자신만 외상 사건에서 살아남았을 경우, 지나친 죄책감을 가질 수도 있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위험에 반응하도록 준비시키는 ‘불안’과는 다르게, 위험한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불안과 우울 증상이 계속되는 것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이다.
‘우울증’의 경우, 우리는 흔히 불행하다고 느낄 때 슬픈 사건, 피로 또는 불행한 생각에 단순히 반응하는 ‘우울’의 의미를 담아 ‘우울하다’고 묘사하곤 한다. 적절한 단어 사용은 괜찮지만, ‘우울’의 무분별한 사용은 임상적인 우울증과 정상적인 기분의 경험을 혼동하게 만든다.
우울증, 즉 우울장애는 서울대학교병원 의학 정보에 따르면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한다.
우울장애의 진단은 DSM-5의 진단기준에 따라 내리며, 우울장애는 주로 단극성 우울증이 특징인 장애군으로, 심각하고 지속적인 심리적 고통을 야기하고 그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심해질 수도 있는 질환이다. 이러한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가장 단순한 일상사를 꾸려가고자 하는 의지를 잃게 될 수도 있는데, 일부는 살려는 의지까지 잃기도 한다. 슬픔과 우울의 다른 점은 우울은 에너지 부족, 낮은 자기가치감, 죄책감과 관련된 증상이 특징인 침체된 상태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PTSD와 우울증에 대한 각 DSM-5의 진단기준이 있고, 이들은 불안과 슬픔과는 다른 명백한 기준이 있다. 이렇듯 가볍게 여길 만한 것이 아니기에 단순히 힘든 상황을 보거나,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겪을 때 “PTSD 올 것 같다”, “우울증 걸릴 것 같다”는 말은 쉽게 해서는 안 된다. 말로 하기 전, 먼저 PTSD와 우울증을 앓는 환자들이 겪는 질환의 무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이전보다 더 진중한 태도로 “아, PTSD 올 것 같아”, “우울증 걸릴 것 같아”와는 다른 “그 상황을 떠올리니 힘들다”, “표현 방법으로 삶 속에서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우울증' 정의
네이버지식백과,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PTSD' 정의
오경자, 정경미 외. 이상심리학, 시그마프레스, 2017, 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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