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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양다연 ]


어린왕자와 장미꽃(출처: https://blog.naver.com/62artsoul/222278182015)

 지구에 핀 5,000 송이의 장미꽃을 보고 그의 행성에 있는 한 송이의 장미꽃이 사실은 유일한 장미꽃이 아니었음에 충격을 받은 어린 왕자에게 여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요.". 프랑스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가 1943년 발표한 소설 <어린 왕자(Le Petit Prince)>의 한 구절이다. 여우는 어린 왕자가 살던 행성에 있는 한 송이의 장미꽃이 소중한 이유는 어린 왕자가 그것을 위해 소비한 시간 때문이라고 말한다. 비록 장미꽃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데에 쓰인 시간은 보이지 않지만, 똑같이 생긴 5,001 송이의 장미를 5,000 송이와 1송이로 구분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엇인가를 소중한 존재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 '우리의 진심이 담긴 마음'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정신도 장미꽃과 비슷한 처지일 수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정신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아서 우리는 '나의' 정신이 '그들의' 정신과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 각자의 정신이 소중한 이유는 우리가 그것의 행복과 안녕을 바라기 때문이다. 마치 어린 왕자의 행성에 있는 장미꽃이 그의 진심으로 인해 여느 장미꽃과는 다른 특별한 장미꽃이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정신을 위해 시간을 들일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곧 우리의 정신은 사랑을 받지 못한 장미꽃처럼 서서히 시들어갈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어린 왕자가 그의 장미꽃을 위해 정성스러운 시간을 쏟았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정신을 가꾸고,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들어가는 대한민국의 장미꽃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은 어떠한 상태일까?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을 얼마나 사랑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는 지난 8일 '정신 건강 체계를 위한 새 기준: 정신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의 해결' 보고서를 통해 38개 주요국의 코로나 19 이후 우울증 확산도를 보여주었다. 한국의 경우, 10명 중 약 4명이 우울증 또는 우울감을 겪었다고 응답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한 신경과 학회는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지난해 36.8%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지만, 우울증 치료의 접근성은 외국의 20분의 1로 세계 최저라고 말했다. 우울증은 다양한 정신 질환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증상일 뿐이기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의 정신이 고통을 받고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누군가 양을 갖고 싶어 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증거다"

 -나만의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기-


 

 어린 왕자는 사막에서 만난 비행기 조종사 레옹 베르트에게 양을 한 마리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나중에 어린 왕자와 헤어진 레옹 베르트는 그의 부탁을 상기하며 어린 왕자의 존재는 양을 그린 그림을 갖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통해 증명된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그의 '양 그림에 대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만의 의지, 목표, 꿈을 갖는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실존함’, ‘존재함’ 등의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이가영 외(2016)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목표를 세움으로써 활동에 대한 동기를 증진시킬 수 있다. 목표가 정해지면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고, 이렇게 세워진 계획은 환자가 목표를 달성하도록 부단히 움직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증 환자는 즉각적인 부정적 감정을 피하기 위해 회피 등의 행동을 자주 보이는데, 목표와 계획 설정은 환자가 동기를 유지한 채로 일관되게 행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준다. 우울증 환자를 비롯한 다수의 정신 질환자들이 깊은 우울감에 빠질수록 삶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잃어간다는 점에서 원하는 목표를 세우는 것은 정신을 건강하게 지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사막은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거야"

 -내면의 자아 존중감을 기르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기-



 어린 왕자와 레옹 베르트는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먹을 음식과 마실 물도 가지지 않은 채로 지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왕자는 보이지는 않지만 어디엔가 샘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막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도 우리 내면에 나만의 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아 존중감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샘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더 나아가 직접적인 취미나 특기가 되어 삶을 알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다. 

 이에 더해 노진섭 의학전문기자에 의하면 신체 증상을 살피는 것도 자신의 감정을 알고, 다스리는 것만큼 중요하다. 정신 질환의 치료나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면 시야가 트인 실외에서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한번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는 무리가 있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지인과 소식을 주고받으며 활발한 인간관계를 유지해 나가야한다. 특히 오늘날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 정신 질환에 맞는 정보 공유 커뮤니티나 집단상담치료, 예술치료 등과 같은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나의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여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




하지만, 우울감, 권태로움 등의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보고, 전문의를 통한 상담치료나 항우울제 등을 사용한 약물치료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미약하던 증상들이 만성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자살의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3개월 내에 치료를 받아 우울증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언젠가 내가 나의 마음을 돌보는 것을 잊어버린 순간, 그런 우리에게 어린 왕자가 만났던 여우가 어떠한 말을 할지 생각해보자.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던 여우는 어린 왕자와의 이별의 순간 그를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그걸 잊어서는 안돼요. 당신이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영원히 당신이 책임져야 하는 거예요. 당신의 장미꽃에 대해서도 당신은 책임이 있어요.”

 




출처 표기


노진섭. 「'마음의 감기' 우울증 치료 핵심은 타이밍」. 『시사저널』. 2021. 06. 26.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055

성진규. 「한국, OECD 국가 중 우울증 발생률 1위」. 『하이닥』. 2021. 06. 20.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610421

이가영 외 3. 2016. 「우울증을 위한 행동활성화 치료의 적용가능성: 사례연구」.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16(3): 299-322. http://www.earticle.net.ssl.oca.korea.ac.kr/Article/A285152 

최미나, 이에스더. 2017. 「만성조현병 환자의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한 플라워 중심의 예술치료 프로그램 개발 - 3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국융합예술치료교육학회』. 3(1): 83-100. http://www.dbpia.co.kr.ssl.oca.korea.ac.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7524672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제 2020-110호). 2020년 11월 13일 시행

[네이버 지식백과] 정신 질환(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85224&cid=40942&categoryId=3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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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08 11: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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