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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을 삶의 원동력으로 -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가 증명하는 태도의 힘
  • 기사등록 2021-07-19 16: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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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성민 ]


죽음의 수용소에서 알라딘 제공

  1.   인생을 살다보면 크고 작은 무수한 시련을 겪게 되며, 오로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삶의 원동력이 되어 꾸역꾸역 살아가는 시기를 맞이할 수 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나치의 강제수용소 안에서도 희망과 삶의 의미를 잃지 않은 프랭클 박사의 자서전적인 체험 수기로, 위의 시기를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 나타나는 그의 삶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자.

  2.  
  3.  미래에 대한 기대의 필요성



  4.   ‘Want to be happier? Stay in the moment’ 건강사회학자 Killingsworth의 말이다. 이 말을 듣고 누군가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없애고, 현재에 집중하려고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없애기 위해서 현재에 집중해야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미래에 대한 기대 없이 현실을 살아갈 수는 없다고 말하며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믿음의 상실은 죽음을 부른다고 한다. 수용소의 한 남성은 저자에게 그 달 30일에 고통이 끝날 것이라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은 꿈에 대해 말하며 그 꿈을 굳게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약속의 날이 다가왔을 때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어보이자 갑자기 그는 아프기 시작했고 결국 약속의 날인 30일에 사망했다고 한다. 직접적인 원인은 발진 티푸스였으나 결정적인 원인은 희망의 상실로 인한 저항력 감소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일화를 통해 우리는 미래에 대한 ‘적절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 희망의 깨짐으로 절망을 주기도 하지만 더 생산적인 현실, 그리고 그에 따른 더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그 절망이라는 감정은 바꿀 수 없는 자극일지라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없애는 태도로 대처할 것이냐, 삶의 의미로 만들 것이냐 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따라서 우리는 책임질 수 있는 절망과 생산성 있는 현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뤄 현명한 희망을 가져야 한다.

  5. 플라시보 효과


    •   이러한 미래에 대한 태도가 지닌 힘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로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가 있다. 플라시보 효과란 심리적 요인에 의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가짜 약을 투여하면서 ‘효과있는 약’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면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효과의 뇌 과학적 원리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 노스웨스턴 의과대학의 마르완 발리키 박사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만성 통증을 겪고 있는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 대상자 중 일부는 진통제를, 나머지는 설탕으로 만든 가짜 약을 투여한 후 기능성 자기 공명 영상을 통해 각 그룹의 뇌의 반응을 관찰하였다. 그러자 가짜 약을 투여한 이들의 뇌에서 전전두엽에 속하는 우측 중전두회가 활성화 되고 실제로 고통을 적게 느끼는 것을 관찰하였다. 우측 중전두회는 우리 감정과 이성이 만나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이다. 이 실험은 플라시보 효과가 생물학적으로 나타나는 심리현상임을 증명하고 있다.

    •   
  6.  노시보 효과


  7.   노시보효과란 플라시보 효과와 반대로 심리적 요인에 의해 병세가 악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효과를 잘 보여주는 실험을 소개한다. 1988년 위스콘신대 의대는 8년 동안 성인 3만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와 사망 위험률의 연구를 진행하며 연구 대상자들에게 다음 두가지 질문을 하였다. “지난 해에 당신은 스트레스를 얼마나 경험하셨습니까?”, “당신은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으시나요?” 8년뒤 2006년, 연구결과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았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사망 위험률이 43% 증가했지만 이 결과는 오로지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사실이다. 많은 스트레스를 느꼈지만 스트레스를 해롭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은 사망과 관련이 적었다. 오히려 그 사람들은 이 연구에서 사망 확률이 가장 낮은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망 위험률을 높였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또한 노시보 효과가 건강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뇌의 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 역시 플라시보 효과와 마찬가지로 노시보 효과가 단순 심리적인 현상이 아닌 생물학적인 심리현상임을 증명해준다. 이와 같이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는 인간의 태도가 얼마나 큰 힘을 지니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8.  
  •  불확실성을 삶의 원동력으로



  • 우리는 끝없는 시련 속에서 다음과 같은 걱정을 할 수 있다. “내가 내일 죽으면 어떡하지?” “내일 드러난 내 모습이 싫어져 소중한 사람들이 떠나면 어떡하지?” “현재의 나의 장점이 내일의 나의 장점이 될 수 있을까?” 이제 저자의 삶에 대한 태도를 모방해보자. 죽을 확률이 있기에 살 확률도 있다. 소중한 사람들이 떠날 확률이 있기에 내 모습을 사랑해 줄 확률도 있다. 나의 장점을 잃을 확률이 있기에 내일 발전할 확률도 있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바꿀 수 없는 현실이지만 적어도 우리가 삶을 택했다면, 희망을 가진 삶이 절망을 가진 삶보다 더욱 생산적이고 행복한 삶일 것이라는 사실은 위에서 다루었다.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현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불확실성을 두려움이 아닌, 미래에 대한 기대로서 나타나는 행복한 삶의 원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언제든지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   바꿀 수 없는 환경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되, 인간의 태도가 발휘하는 강력한 힘의 존재를 잊지 말자. 그렇다면 삶의 원동력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불확실성 그 자체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더 많은 이야기가 책에 담겨있다. 존재에 대한 불안이나 시련 속에서 절망에 빠진 누군가에게 추천한다.



*출처표기

빅터 플랭클, (2005), 빅터플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청아 출판사

캘리 맥고니걸 (2015), 스트레스의 힘, vermilion

사이언스타임즈 (2016), 플라시보 효과, 뇌과학이 증명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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