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하영 ]

                                                        출처: 네이버 영화 '소울'

정식 교사의 삶, 그리고 갑작스러운 죽음

영화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는 뉴욕에서 밴드부 임시 교사로 일하는 흑인 청년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조’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은 재즈 밴드 피아니스트이다. 조 가드너는 여느 때와 같이 중학생들과 함께 밴드 연습을 진행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정식 교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그날 오후 어릴 때 자신에게 재즈 드럼을 배운 제자에게 자신의 재즈 밴드에 피아노 자리가 비게 되었다며 함께 연주하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조는 연락을 받자마자 오디션을 보러 재즈 클럽으로 향하고, 그 결과는 합격으로 돌아왔다. 너무 기쁜 나머지 친구와 함께 전화하다가 마침 공사 중이던 맨홀을 보지 못하고 빠져 죽게 된다.

조 가드너와 영혼 22의 만남

숨을 거두게 된 조는 영혼이 되어 또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계단에 오르게 되지만 자기 죽음을 인정하지 못했던 조는 그곳에서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탈출한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는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그들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해 주는데, 조는 이 사실을 듣고 유일하게 지구에 가는 것을 거부하는 ‘영혼 22’의 멘토가 되어 영혼 22의 지구 통행증으로 지구에 가겠노라 다짐한다.

지구에서의 영혼 22와 조 가드너

영혼 22는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조를 위해 육체와 정신 사이의 세상에 있는 문윈드 선장을 소개해 주지만, 성급하게 돌아가려다가 조는 고양이의 몸으로 들어가게 되고, 영혼 22가 도리어 조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다. 조가 자신의 몸이 밴드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열심히 여러 일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 속에서 영혼 22는 지구에서의 삶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지구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은 늘 따분한 삶 속에서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조는 자신과는 달리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하는 영혼 22의 모습을 보며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임을 알아간다.

출처: 네이버 영화 '소울'

영화 속 실존주의

죽음을 생각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실존주의는 인간의 기본적 문제를 불안, 절망, 죽음, 무의미성, 고독, 고립 등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미국에서 실존주의적 심리치료를 가장 왕성하게 수행하고 보급하는 얄롬은 죽음은 불안의 가장 기본적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소울'에서 조는 자신이 이루고 싶어 했던 꿈이 아닌 음악 선생님의 삶은 무의미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경험을 통해 그가 생활했던 삶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를 알아가게 된다. 실존주의에서는 인간이 실존적 존재로서 갖는 관심사에 대한 자각은 불안을 야기한다고 본다. 이러한 불안은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서 친근하고 안전한 생활 방식을 새로운 것으로 바꿈으로써 성장의 강력한 동기가 된다. 조의 경우에도 의미 없고 재미없는 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이 꿈이었던 재즈 밴드 피아니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자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며 삶 속에서 의미를 재창조했다. 실존주의에서는 삶이 시간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시간성은 우리가 더 진지한 태도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다. 조도 마찬가지이다. 죽음이라는 경험을 함으로써 다시 깨어났을 때 가능한 한 최대로 자신의 삶을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살고자 노력한다.

영화 소울에서 죽음의 경험을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은 조 가드너와 같이 우리도 죽음이라는 유한한 시간성을 생각해 보며 긍정적이고 진실한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유한한 삶의 시간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질 테니 말이다. 

출처

노안영. 상담심리학의 이론과 실제. 학지사.

최정우. 심리잡학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기한 심리학). 비즈토크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