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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달라진 반응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당신, 비정상이 아닙니다. 정상입니다.
  • 기사등록 2021-08-13 09: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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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간은 무조건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 태어날 때는 ‘부모’라는 인간 밑에서 태어나며 그들의 양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태어날 때부터 ‘나’는 인간과 관계를 맺게 된다. 그 후, 가족과의 인간관계에서 더 나아가, 사회의 교육, 문화, 유흥, 직업 등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을 하면서 또 다른 타인과 관계를 맺게 된다. 이렇듯,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간 세상 속에서 살기 위해 다른 인간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나와는 다른 타인에게 동질감도 느끼지만, 이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갈등을 겪기도 한다.

  2. 이러한 인간관계에서 가장 힘들 때가 바로 달라진 상대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나를 싫어한다고 느껴질 때이다. 인간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반응에 무덤덤하거나 ‘그럴 수 있지’하고 넘기며 본인의 일에 쉽게 열중한다. 그렇다면 달라진 상대방의 반응과 느낌에 불안해하는 ‘나’가 잘못된 것일까?

  3. 답은 ‘아니다’이다. 인간은 동물보다 한 차원 높은 사고를 하므로 흔히들 ‘이성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훨씬 감정적이다. 이는 바로 인간의 뇌의 선천적 특성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위험을 피하고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서 두려움과 무서움 등의 감정회로가 잘 발달되어 있다. 이 감정회로는 뇌의 편도체와 전방대상피질에 집중되어 있으며, 일반적인 나무 사진보다 총이나 무기 사진과 같이 생명에 위협이 될 모든 것들에 대해서 잘 반응하도록 설계되었다.

  4. 이를 뒷받침하는 스위스의 연구가 있다. 연구자들은 피험자에게 화난 목소리와 침착한 목소리를 녹음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들려주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두 목소리를 왼쪽 귀와 동시에 들려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양쪽 귀 중 한쪽에만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어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든, 편도체는 화난 목소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감정에 대한, 특히 부정적 정서에 대한 반응은 편도체에서 자동으로 일어나며 이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5. 위의 스위스 연구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부정적 느낌, 정서에 대한 반응은 우리가 조절하기 어렵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의 부정적 느낌이 감지되면, 편도체는 자동으로 두려움과 무서움에 대한 감정을 유발하고, 우리는 이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가 상대의 달라진 반응, 이전과는 다른 말투 등에 대해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즉, 당신이 상대의 반응에 민감하다면, 이는 선천적이고도 당연한 인간의 본성이며, 오히려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책을 세우려는 몸의 발 빠른 대처라고도 볼 수 있다.

  6. 물론 상대의 달라진 반응에 대해서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한결 편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며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상대의 달라진 반응을 위협으로 생각하는 것은, 상대와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오가면 보통은 손실을 많이 보기 때문이다. 그것이 거래처 사장님과의 불화로 인한 재정 손실이라든지, 평생 친구라고 믿었던 친구와의 절교로 인한 심적 손실이라든지, 부하직원의 퇴사로 인한 인재적 손실이라든지, 무엇이 됐든 간에 손실의 원인은 주로 인간관계에서의 불화이다. 그렇기에 당신이 인간관계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이를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관계에서의 불안을 훨씬 줄여줄 수 있다. 또한 당신이 ‘너무 과도하게 예민한 것인가?’, 혹은 ‘나만 너무 유별난 것인가’ 하는 혼란스러운 마음에서 당신을 구해줄 것이다.

  7. 필자 또한 인간관계에 있어서 아주 많은 걱정을 했다. 친구가 조금이라도 말투가 어색하거나, 단답형이거나, 부정적이면 ‘혹시 내가 이 친구를 기분 나쁘게 했나? 그래서 나에게 이렇게 초반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인가?’라고 생각했다. 또, 나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만남을 거부하거나 답장이 늦는 경우, ‘내가 싫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여전히 한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물질적으로 나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임을 인정했고, ‘당연한 감정’으로 인식함으로써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님을 늘 되새긴다. 이렇게 ‘나는 잘못된 사람이 아니구나’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마음의 안식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인간관계를 잘 성립시키는 방법은 우선 ‘나’를 단단히 다지는 것이다. 나는 옳은 사람임을 잊지 말고 나를 믿는 것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편해지는 법이다. 독자들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나’를 먼저 인정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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