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성민 ]
영화 쇼생크 탈출 포스터
영화 쇼생크 탈출은 잔혹한 교도소에 억울하게 들어갔지만 교도소의 세계에 물들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는 앤디 듀프레인의 이야기이다. 자칫하면 맞아 죽을 수 있는 교도소에서 그는 난폭한 교도관과 맥주거래를 맺기도 하고 모든 수감자들이 들을 수 있도록 감옥의 스피커에서 ‘피가로의 결혼’이란 오페라 음악이 나오게 하여 독방에 끌려가기도 하는 등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간다. 희망을 얻고 감동을 받을 수도 있지만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듀프레인이 살아있으니 ‘용기’라고 하는 거지 만약 죽었다면 무모한 행위라고 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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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길이와 굵기
인간에게는 누구나 인생을 굵게 만들고 싶은 욕구, 즉 ‘성장 동기’가 있다. 하지만 너무 굵게 만드는 순간 끊어질 위험이 찾아올 수 있다. 영화에서는 길고 굵은 인생을 비교적 쉽게 만들어내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길이가 위협 받지 않는 최선의 굵기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길이는 인간이 조절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지표지만, 굵기는 기준도, 선택도 인간 각자의 것이기에 상대적인 지표라는 것이다. 즉, 굵기는 ‘스스로가’ 판단해야 한다. 길이를 위협받더라도 지켜야만 하는 옳음, 그 신념을 지켜낼 때 비로소 인생은 굵어지는 거다. 그때부터 우리는 단순히 '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상당히 위험한 도전들이었던 듀프레인의 행동들도 삶보다 가치 있는 신념들을 지켜냈기에 최선의 굵기로 인생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길이와 상관없이, 듀프레인의 행동은 듀프레인의 신념 기준 상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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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굵기의 기준을 위해서, 아이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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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정신의 세 단계의 변화를 낙타, 사자, 아이로 나타내었다. 첫 단계인 낙타는 전통적 가치들을 잔뜩 짊어지고 오로지 의무감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무겁고 가장 강인한 정신이다. 두 번째 단계인 사자는 무거움에서 벗어나 자유를 갈구하며 의무의 모순을 찾아내며 낡은 가치와 의무를 당당히 거절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는 못한다. 세 번째 단계인 아이는 의무의 모순 속에서 자신의 의지를 찾아내며 과거의 세상을 등지고 새롭게 태어나 자신만의 가치를 생성한다. 이처럼 아이가 되어 스스로가 가치를 생성하고 그 가치대로 살아갈 때, 최선의 굵기로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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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원래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다? - 유기체 가치화 과정
실제로 유아의 경우 자신이 하는 각각의 경험을 자기 자신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평가할 수 있다. 이를 유기체 가치화 과정이라고 한다. 그들은 굳이 보호자가 좋은 경험이라고 가르쳐주지 않아도 유기체를 강화하는 경험과 그렇지 않은 경험을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며 선입견 없이 모든 경험을 흥미롭고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즉, 자신이 만든 내부의 안내서로 성장하는 경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가치조건은 아이들이 갈등을 느끼게 만든다. 이때 가치의 조건이 지배적이고 유기체 가치화 과정이 무력해질 때 자아에 대한 인식은 약해지고 타인의 피드백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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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규칙이 나쁜 거냐고?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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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옳음에 대한 기준을 세워야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에 따르면 사람은 자아실현의 욕구 이전에 사회적 욕구와 존경의 욕구가 존재하기에 그러한 욕구는 세상이 만든 사회의 규칙을 받아들이게 하고 안정된 사회를 만들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사회가 말하는 선을 인식하고 자신의 욕구를 채웠다면 가장 윗단계 자아실현으로 올라갈 필요가, 즉, 원래의 아기의 상태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욕구와 존경의 욕구가 채워줄 때 느껴지는 외부가 만드는 좋음으로 사회의 규칙을 알아간 후 자신이 매기는 내부의 순수한 좋음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인생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습관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낡은 가치관의 모순을 찾아내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평생 낙타로 살기에는 짐이 너무 무겁지 않은가? 낡은 가치관을 스스로의 순수한 좋음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만들어낼 때 비로소 그 가치관은 자신의 것이 되고,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이제 우리 모두 아이의 마음을 가진 커다랗지만 가벼운 몸으로 세상과 함께 춤을 추자.
*출처
[1] 프리드리히 니체, (2007), 니체 인생론 에세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2] 하혜숙 (2020), 상담자가 하는 말, 에피스테메
*니체의 정신의 세 단계 변화는 니체의 저서에 대한 필자의 주관적 해석임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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