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늘
[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하늘 ]
가끔은 말하지 않아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때가 있다. 그러나 당신도 이미 알고 있듯,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혹시 눈만 마주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주는 친구가 있다면, 오늘 그 친구한테 밥 한 끼라도 대접하길 바란다. 자신도 스스로를 온전히 모르는 세상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찰떡같이 알아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일까? 이런 우리가 이상한 걸까?
관계의 중요성
우선,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보자. 돈, 명예 같은 물질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관계’가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교해 관계주의 성향이 강하다. 한국인들은 식당 주인을 ‘이모’ 혹은 '언니', 부모님의 친구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안면이 전혀 없는 사람을,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사람을 가족처럼 부르는 것이다. 또한, 최근 유명한 것들에 'K-'가 붙는 K-방역, K-웹툰을 생각해봐도 한국인이 얼마나 한데 묶이는 것을 선호하는지 알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었는데, 한국인은 특히 사람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다.
'개인주의'라는 변화
관계주의 대한민국에 '개인주의'라는 변화가 나타났다.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는 갑자기 나의 행복, 나의 삶이 중요한 시대에 놓였다. 관계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 고독이 주어진 것이다. 끊임없는 경쟁 속에 살아오느라 사랑을 받고 싶은 상태인데, 우리에게 주어진 변화가 겨우 고독, 독립이라니.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충족되지 않은 관계에 대한 욕구를 갈망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오히려 나를 알아 달라고, 나에게 관심을 둬 주길 바라는 마음이 관계를 향한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우리는 관계를 통해 행복을 얻으니까, 행복하기 위해 상대에게 바라는 점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말하고,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주기
문득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다른 사람이 나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나는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주려고 매 순간 노력했는가? 이 질문에 필자는 '그렇다'라고 확신할 수 없다.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동시에 다른 사람을 완벽히 챙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하다. '나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말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자 노력하는 것.' 이야기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만,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과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바로 내가 상대방에게 가지는 관심 정도의 차이다.
우리는 관계주의이면서 개인주의인 복잡미묘한 한국인이 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행복한 내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바라는 점을 계속 나열하기 보다,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내 생각을 조심스레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시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쉬워 보이지만 시작은 언제나 어렵기에 '노력'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행복한 우리를 위해 오늘부터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 상대방에게 관심법을 바라는 것보다 훨씬 좋을 것이다.
[참고 문헌]
김아리 (2019). 올어바웃해피니스(1판). 서울: 김영사.
정태연 (2020.10.19). 관계와 소통이 어려운 진짜 이유1. 내 삶의 심리학 mind. Retrieved from http://www.min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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